자동차의 모든 스피커 여섯 개를 바꾸다 - 노스 밴쿠버 오토몰
자동차의 모든 스피커 여섯 개를 바꾸다 - 노스 밴쿠버 오토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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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로 들어온 2016년형 쉐비 스파크(Chevrolet Spark)를 되팔기 위하여 인스펙션을 했습니다. 차 한대 인스팩션 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일단 체크 시트만 봐도 체크리스트에 체크 포인트가 2백 개가 넘습니다. 체크 포인트 하나 당 평균 1분을 준다면 줄잡아 2백분입니다. 3시간이 넘나요? BMW 테크니션에게는 중고차가 아니라 새 차 인스팩션을 하는데도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준다고 들었습니다.
지엠에서는 새 차 인스팩션은 30분 정도 줍니다. 중고차 인스팩션은 2시간을 줍니다. 차에는 하나만 있는 부품도 있지만, 2개 혹은 4개가 있는 부품이 많습니다. 바퀴가 네 개 달려있고, 문짝이 네 개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브레이크도 4개입니다. 패드는 8개입니다. 뒤쪽이 드럼 브레이크인 경우는 드럼을 들어내야 안쪽 슈(shoe)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데, 타이어 떼어내고 드럼을 빼낼 때 이게 잘 빠지지 않으면 시간을 많이 잡아먹습니다.
도어 네 개도 어디 잘못된 것이 없나, 락(lock)은 잘되고 윈도는 잘 움직이나, 도어에 달린 스피커에서는 소리가 잘 나오나? 자동차에 수십 개 있는 모듈에 코드가 잡혀있는 것은 없나, 엔진룸 상태는 괜찮나? 어디 새거나 부러져 나간 것은 없는가? 미스 파이어는 없는가? 에어필터는 깨끗한가? 와이퍼는 이상없이 작동하는가? 히터와 에어컨은 정상 작동하는가? 모든 전기전자 장치의 버튼과 스위치들은 정상 작동하는가? 시트히터와 시트벨트들은 전부 괜찮은가? 등등 여러분 같으면 중고차 한 대 빠짐없이 꼼꼼히 점검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습니까?
인스팩션이라는 것이 평생 정비만 한 테크니션에게도 참 스트레스 걸리는 일입니다. 테크니션이 모든 문제를 먼저 다 잡아내야지, 테크니션이 잡아내지 못한 문제를 세일즈 쪽이나 손님이 발견한다든지, 손봐서 내보낸 중고차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결함이 있어서 손님이 컴플레인을 하면 망신도 망신이지만, 딜러가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라는 말이 잘 통하지 않습니다. 일단 원망과 함께 쪽팔림까지 감수해야 합니다. 공짜로 해준 일도 잘못하면 욕먹는 게 세상사인데, 돈 받고 한 짓이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새차 인스팩션은 한국에 주둔한 미군처럼 거저 벌어먹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고, 중고차 인스팩션은 테크니션에게 돈 되는 일거리라기보다는 스트레스 걸리는 일감입니다.
그런데 이 중고차 인스팩션 일감이 다른 테크니션들 놔두고 거의 전부 제 앞에 떨어집니다. 원죄 때문입니다. 전에는 중고차 인스팩션을 여러 테크니션들이 놔두어서 했는데, 중고차를 팔고 난 다음에 컴플레인 들어오는 데이터를 뽑아보았더니 제가 인스팩션한 중고차에서는 리턴하는 고객의 수치가 압도적으로 적다는, 거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중고차를 맡아 웍오더(work order)를 발행하는 고참 서비스 어드바이저가 중고차 인스팩션을 저에게만 몰아주기 시작했고, 서비스 매니저도 그걸 허용하고 좋아한다는 겁니다. 그런 원죄를 제가 만들었고, 그 죄값을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잘난 척, 공치사 그만하고(하지만 팩트만 말했음), 그 2016년형 스파크, 인스펙션 하다보니, 오디오 소리가 이상합니다. 조수석 도어의 스피커에서만 소리가 나옵니다. 혹시 오디오 밸런스가 그쪽으로 몰려있나 확인해보니, 아니고, 그냥 다른 스피커 다 죽고 하나만 살아있는 상태입니다. 이거,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진단하려면 어디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다짜고짜 라디오를 확인해야 하나요? 라디오 뜯어낸 다음에 뭐 어쩌려고? 라디오 회로를 알아?
진단을 했고, 도어마다 하나씩 있는 스피커 총 4개와 양쪽 에이필러(A-Pillar)에 있는 트위터(Tweeter) 2개 하여 총 6개의 새 스피커가 필요한 것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부품이 있나 알아보니, 모두 캐나다에는 없고, 미국에 있습니다.
그런 일이 일주일 전에 있었고, 오늘 스피커들이 도착하여 스피커 교체 작업을 했습니다. 진단을 그렇게 했지만, 정말로 새 스피커로 교체하면 소리가 정상으로 돌아올까? 그렇게 해서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또 뭘 해보지? 진단해놓고도 의심하는 꼴이라니? 의사들도 암환자 치료하고나서 과연 치유될까 하고 의심하고 확신을 가지지 못합니까? 또 무례하게 감히 의사의 고귀한 직업에 비유하여 죄송합니다.
스피커를 모두 교체하고 시동을 걸고 음악을 트니, 4개의 스피커와 트위터에서 방방 신나게 음악이 터져나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또 천사의 손길을 빌려 차 한 대를 무사히 고쳤습니다.
일주일 전에 진단을 한 방법은 이렇습니다. 일단 운전석 도어와 조수석 도어 판넬을 뜯고 스피커를 떼낸 다음에 스피커로 연결되는 터미널에 걸리는 볼티지(voltage)를 체크했습니다. 소리가 나오고 있는 조수석과 소리나 나오고 있지 않은 운전석 쪽의 볼티지가 같게 나옵니다. 조수석의 스피커를 운전석 도어에 끼워보니, 소리가 나옵니다. 하나만 더 확인해보려고, 조수석 뒤쪽 도어 판넬과 스피커를 떼어내고 거기에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를 끼워넣어 보니 소리가 나옵니다. 볼티지를 체크해보니 도어 세 군데의 볼티지 크기가 동일합니다.
도어에 볼티지가 똑같이 걸리고 있는데, 스피커에서는 왜 소리가 나오지 않지? 스피커의 터미널 핀을 보니 모두 표면에 퍼렇게 녹이 슬어 있습니다. 스피커로 걸리는 전압이 5볼트 정도의 작은 전압이라 저항이 조금만 커져도 스피커를 진동시킬만한 충분한 에너지가 전달이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핀의 크기가 너무 작고 얇아 녹을 제거하면 핀의 원래 살도 깍여나가 터미털 텐션이 줄어 별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몽땅 새 스피커로 교체하자고 제안을 한 것입니다.
진단한 방법이 너무나 직관적이고 증거가 확실한 방법이어서 제 자신은 사실 긴가민가 하는 한 편, 고물 중고차에 정말 스피커 전체를 바꿔 팔겠나 싶은 생각도 있었는데, 정말로 믿고 스피커 모두를 미국에 오더한 것입니다.
정말 아찔한 경험이었습니다. 다행이 수리가 되어서 다행이지, 새 스피커로 교체했어도 비리비리 소리가 나지 않았으면 어떻할 뻔 했어? 생각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일입니다.
일단 수리는 되었지만 핀에 녹이 끼었으면 맞은 편 터미널에도 녹이 있을텐데, 그 부분에 대해 찝찝함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새 스피커를 끼울 때, 전기용 그리스를 바르고 조립을 했는데, 그 정도로 치료가 된 것이 천만 다행입니다. 나중에 만약 같은 문제가 생기면 그 때는 스피커 커넥터를 포함한 피그테일(pigtail) 하니스(harness)나 아니면 도어 와이어 하니스를 통쨰로 교체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품들이 디스커티뉴(discontinued), 즉 더 이상 생산도 되지 않고, 물류 창고에 재고가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도 많습니다.
수리를 마치고 차를 빼낸 다음, 다른 차를 시작하고 있는데 샵포맨(shop foreman)이 와서 스피커 고쳐졌냐고 묻습니다. 고럼! 굿잡! 오디오 고장인데, 라디오를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와이어링을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스피커를 몽땅 바꾸는 케이스는 어느 테크니션이든 쉽사리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아주 진귀한 일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미흡한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신 성의와 시간 내어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밴쿠버의 시원한 바람처럼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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