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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마을 바나나 가게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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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마을 바나나 가게 아줌마 산으로 둘러싸인 조그만 시골 마을, 조그만 가게에서 바나나를 파는 아담한 체구의 미소가 예쁜 마음씨 좋은 아줌마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이 눈부신 초여름 월요일 아침, 아직 젖냄새 가시지 않은듯 어려보이는 꼬맹이에게 그 작은 어깨보다도 더 큰 책가방을 걸쳐주고, 도시락을 챙겨 학교로 보냅니다.  삐꺽거리는 문을 열고 아침 햇살이 들기시작하는 텃밭으로 나가 자식 키우듯 정성스럽게 가꾸는 채소들에게 물을 줍니다. 서둘러 설거지를 마치고 집을 나섭니다. 쓰러지지 않고 서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허름한 가게 문을 열고, 바나나 가게 아줌마가 장사를 시작합니다. 우선 몽키들이 사먹을 바나나를 진열대에 예쁘고 정갈하게 진열을 합니다. 어제 아이가 아프다고 전화를 해오는 바람에 가게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허겁지겁 퇴근을 하느라고 진열대 위의 바나나들이 너저분하게 널부러져 있습니다. 하나, 둘 낱개로 떨어져 있는 바나나들을 정리하고 제대로 붙어있는 바나나 덩어리들을 내놓고 정리합니다. 낱개로 떨어져나간 바나나들은 껍질이 금방 꺼멓게 변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걸 몽키들이 잘 사가지 않습니다. 바나나 한 덩어리를 통째로 사가는 몽키들은 참 고마운 몽키들입니다. 어떤 고약한 하얀 할머니 몽키는 가끔씩 가게에 들려 바나나 진열대로 가서는 덩어리 바나나를 하나하나 낱개로 뜯어버립니다. 다 뜯어서 몇 개 사가는 것도 아니고 죄다 뜯어놓기만 하고, 겨우 달랑 바나나 한 개만 사갑니다. 그렇게 뜯어놓으면 다른 사람이 그 뜯어놓은 바나나는 잘 사가지 않습니다. 바나나 가게 아줌마 장사를 막 망쳐놓는 행동입니다.  그래도 착한 바나나 가게 아줌마는 아무런 원망도 하지 않고 뜯겨 널부러진 바나나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껍질이 거멓게 색깔이 변해버린 바나나는 따로 모아 치웁니다. 그 바나나는 거두어 눈이 잘 보이지 않고 거동이 어려운 이웃 할머니에게 먹으라고 가져다 줍니다. 껍질이 살짝 거멓게 변한 바나나는 껍질을 까보면 속은 아직 썩지 않고 제...

코스트코에서 망해가는 지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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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에서 망해가는 지구를 보았다 20년 전 밴쿠버에 와서 코스트코에 가면 매장 안이 한산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코스트코 매장 안에서 중국 사람은 거의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당시 중국에서 밴쿠버로 온 사람들은 돈이 많지 않고 쫀쫀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당시 아는 중국 사람이 하는 말인 즉슨, 코스트코는 너무 큰 덩어리를 팔아 쓸데없이 돈을 쓰게 한다며 코스트코에 가는 것을 꺼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도 너무 바뀌었습니다. 밴쿠버에 있는 어느 코스트코에 가든지, 중국 사람들이 바글바글 합니다. 언제부턴가 돈 많은 중국 사람들이 들어온 모양입니다. 그 놈들이 돈을 싸들고 와서 집을 수 채 혹은 십 수채 사대는 바람에 밴쿠버 뿐만 아니라 캐나다 전체의 집값을 올려 버렸습니다. 사실 제가 코스트코에 가는 이유는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좋은 물건을 코스트코 만큼 싸게 파는 곳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지금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합니다. 코스트코가 예전같지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코스트코의 물건의 품질이 옛날 같지 않은 것입니다. 뭐 공산품이야 품질이 뭐 달라질 게 근본적으로 없지만, 먹는 것을 보면 참으로 달라진 것이 많습니다.  먼저 고기값이 장난 아니게 올랐습니다. 서민이 소고기 사먹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옛날 가난한 시절의 한국같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과일을 대표하는 오렌지, 20여년 전에는 코스트코의 오렌지가 최고였습니다. 그 맛있는 캘리포니아 오렌지를 한 박스에 5불 정도에 산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지금은 박스도 작아지고 가격은 10불을 넘습니다. 체감적으로 물가가 5배 정도 오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요즘 코스트코에 가면 제일 먼저 겪게 되는 어려움은 주차입니다.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카트를 밀고 나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엄청나게 부대끼며 와글와글합니다. 예전에는 카트를 끌고 물건을 둘러보면서 매장을 돌아도 내 주변에 사람이 그...

바나나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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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도둑 월마트에서 바나나를 사면서 노랗게 되기 전의 초록색 바나나 한 뭉치와 노란색으로 변한 바나나 한 뭉치, 해서 두 뭉치를 들고 셀프 계산대로 갔습니다. 무게를 감지한 무인 계산대 화면에 비친 가격이 차이가 좀 납니다. 비슷한 크기의 뭉치인데 왜 차이가 좀 나지? 그런 일이 있고 난 다음, 코스트코에서 바나나를 샀습니다. 집에 와서 초록색 바나나 한 뭉치의 무게를 저울에 재봤습니다. 1,460g(그램). 그 바나나를 먹지 않고 거실에 두었다가 다음 날 무게를 다시 재봤습니다. 1,430그램. 30그램 무게가 줄었습니다. 몇 퍼센트 줄어든 것인가요? 하룻밤새 한 뭉치 바나나의 무게가 2% 줄었습니다. 바나나 색깔은 조금 변했습니다. 그 바나나를 먹지 않고, 거실의 같은 장소에 놔둔 다음, 다음 날 다시 그 바나나 무게를 재봤습니다. 1,407그램. 무게가 다시 23그램 더 줄었습니다. 처음 사온 날 무게에서 3.6% 무게가 줄었습니다.  전혀 먹지도 않은 바나나, 이틀 사이 53그램을 도둑 맞았습니다. 누가 훔쳐간 것일까? 바나나 무게가 줄어든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바나나를 사오면 그게 그냥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 더 익어갑니다. Ripening 과정이라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녹말이 설탕으로 더 달게 변하면서 무게가 가벼워집니다. 또 다른 요인은 바나나가 품고 있는 수분이 증발하는 것입니다. 도둑은 바나나 내부에 있었습니다. 구글 AI에게 물어보니 하루에 1~2% 무게가 줄어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기존 정보와 저의 측정 데이터가 일치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저울이 같은 정도의 정밀도를 가지고 있다는 가정하에. 코스트코에서 덩어리 단위로 매겨진 뭉치 바나나를 살 때는 무게보다는 덩어리로 샀다고 생각하면 무게 손실을 그냥 더 익어서 더 맛있는 바나나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손해보는 요소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무게를 재어 파는 초록색 바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