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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차 고치려면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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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차 고치려면 어디로? *This blog post is written in Korean. To view it in English, you can use a translation app or select your web browser's translation option to view it in English. 아침에 마린 드라이버를 따라 출근하다 보면 정비 업소들이 몇 보입니다. 칼 타이어(KAL Tire)가 있고, 딜러도 몇 보입니다. 마이다스(MIDAS)도 보였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마이다스는 아래 그림에서 A로 표시한 부분, 길목 좋은데 자리잡고 있어서 늘 장사가 잘 되던 곳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게 없어졌습니다. 망했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나중에 보니, B로 표시된 곳으로 옮겼습니다. C는 노스 밴쿠버의 오토몰입니다. 오토몰 안에는 GM, 현대, 토요타, 렉서스, BMW, Ford, 혼다, 아쿠라, 마쯔다 등 여러 딜러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오토몰 주변으로 바디샵과 정비샵들이 여럿 산재해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번호판이 달리지 않은 차를 한 대 받았습니다. 보니 GM차인데 기아 딜러에서 보낸 차입니다. 캐나다에서 정비를 맡길 수 있는 곳은 타이어샵, 개인정비샵, 마이다스 같은 체인점, 그리고 딜러샵등이 있습니다. 당연히 보수가 제일 좋은 곳은 딜러샵이고, 그래서 아무래도 실력이 더 좋은 테크니션들이 딜러에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기아도 딜러인데, 기아차가 아니라고 자기들이 고치지 못하고 GM차라고 GM딜러로 차를 고쳐달라고 보냈습니다. 이런 걸 보아도 기아 딜러샵에 갔으면 기아차를 사고, GM 딜러에 갔으면 GM차를 사는 게 현명한 일입니다. 그리고 기아차 딜러에서 GM차를 샀는데, 문제가 있으면 기아에서 샀다고 기아로 갈 것이 아니라, 정비는 GM으로 다녀야 합니다. 그럴 이유가 있습니다. 전쟁도 현대전은 전자전이라고 했습니다. 정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쟁은 아니지만, 차 고치는 미...

미캐닉의 소중한 시간 죽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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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캐닉의 소중한 시간 죽이는 사람들 *This blog post is written in Korean. To view it in English, you can use a translation app or select your web browser's translation option to view it in English. 자동차 연구소에서 오랜 기간 일한 경험 때문에 자동차에 대하여 두드러기 내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잘 만든 양산차를 변형하는 짓들입니다. 신모델을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차의 각 부분들이 잘 어울리고 공학적으로도 잘 매칭이 되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고생하는 줄 알기에 잘 만든 차를 가지고 제멋대로 떼고 갖다 붙이고, 올리고 낮추고, 심지어는 페인트칠까지 바꾸는 행위들을 보면서 치를 떨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모릅니다. 타이어를 장착하는 휠을 바꾸는 행위도 제일 못난 짓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자동차를 변형하는 일은 차의 성능과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오늘도 그런 일을 당하면서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문제가 되어 온 차는 2024년형 고급 대형 SUV 트럭입니다. 요즘은 차에 레이더 장치가 달려 운전자에게 크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주차를 위하여 후진을 할 때, 뒤쪽과 옆쪽의 장애물과 거리가 가까워지면 경고음이 울립니다. 그게 범퍼에 장착된 레이더가 작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요즘은 햅틱(haptic) 바이브레이션 장치까지 드라이버 시트에 장착이 되어 후진을 하려는데 갑자기 사람이 뒤쪽으로 지나가면 시트가 ‘부르르’ 떨면서 운전자에게 경고를 합니다. 오늘 온 차는 햅틱 기능이 정상 작동을 하는데도 IP(instrument panel)에 관련 시스템이 unavailable하다는 메시지가 나옵니다. 세팅 메뉴에 가서 관련 시큐리티 세팅들이 모두 on 되어있는지 확인하고 다시 체크해보...

똥차 바보에게 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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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차 바보에게 팔리다 *This blog post is written in Korean. To view it in English, you can use a translation app or select your web browser's translation option to view it in English. 한 작업을 마무리하고 웍벤치(work bench) 위의 노트북 웍스테이션 화면으로 다음 작업을 확인해보니, 매니저 호출이 있습니다. 매니저 조(Joe)에게 가보니, 키를 주면서 작업을 부탁합니다. 2021년형 레인지로버, 지엠 딜러에 들어온 랜드로버의 중고차입니다. 영국의 자랑스런 자동차 브랜드 중에 하나였는데, 영국차들이 죄다 이리저리 팔려나가더만 랜드로버 주인은 지금 누구인가요? 그거 알고 싶지도 않고, 똥차! 이 중고 똥차를 좋다고 누군가 사려고 테스트 드라이빙을 했는데, 드라이버 라이센스(신용카드와 크기와 모양이 똑같음)를 컵홀더 커버 위에 올려놓고 운전을 하다가 급브레이크를 잡을 때 그것이 매끈한 컵홀더 커버 위에서 앞으로 ‘슉’ 미끄러지면서 앞쪽으로 신용카드 한 장 겨우 들어갈만한 그 틈을 통해 안쪽으로 빨려들어가 버렸다는 것입니다. 차 앞쪽으로 빨려들어간 바보같은 놈의 운전면허증을 꺼내달라는 것이 미션입니다. 딱 보니 센터콘솔을 들어내야 할 것 같은데, 앞쪽 대쉬보드 위에서부터 겹겹이 덮은 것(trim)들이 많습니다. 캐딜락보다 더 복잡해보입니다. 캐딜락도 앞쪽의 라디오 콘트롤 스크린을 들어내려면 앞, 좌우 트림들을 참 많이 들어내야 하는데, 그래도 매뉴얼 훑어보고 차근차근 하면 그리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고물은 트림이 더 타이트하고 빡빡하게 물여있는 것 같은데, 더 큰 문제는 다른 메이커 차라 매뉴얼도 없고 순전히 하나하나 건드려보면서 순서를 눈썰미로 파악해가며 뜯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잘못하면 트림을 와자작 부셔먹을 수도 있습니다. ‘라면땅도 아니고! 이건 뭐?’ 앞쪽 터치 스크린 밑쪽에 카드가 떨어져 있을 것 같...

세상에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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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있나 *This blog post is written in Korean. To view it in English, you can use a translation app or select your web browser's translation option to view it in English. 2022년형 타호(Tahoe)가 체크엔진 경고등이 들어오는 문제로 지엠 딜러 정비샵에 수리 받으러 왔습니다. 스캐너로 코드를 읽어보니 여러 개의 BCM(바디 컨트롤 모듈) 코드들이 뜹니다. B1AA3, U3018, U3505, 등등. ‘헐! 이게 뭐지?’ BCM에 여러 개의 통신 관련 코드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들어와있는 상태, 대략 난감. 작업 벤치 위에 있는 노트북에서 지엠 SI(서비스 인포메이션) 시스템을 열고, 해당 차종을 선택한 다음에 키워드 찾기로 코드 중의 하나인 “B1AA3”를 입력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 코드 관련 TSB(Technical Service Bulletin)가 하나 뜹니다. 신기하게도 스캐너로 읽어낸 코드들이 모두 보입니다. TSB에 나온 내용대로 센터 콘솔(center console)의 뒤쪽 트림 판넬을 뜯어내보니, 끊어진 선이 보입니다. 센터콘솔 램프로 가는 선이 끊어진 것입니다. 이 가는 선이 끊어지면서 안쪽 구리 선들이 맞닿아 퓨즈가 번트(burnt)되어 끊어진 것입니다. 번트된 20A 퓨즈가 센터콘솔 램프 하나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퓨즈의 영향을 받는 쪽의 코드들이 뜬 것입니다. 끊어진 선이 센터콘솔 커버 힌지(hinge) 쪽에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서 와이어를 수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냥 램프와 와이어가 달린 램프 키트를 교체하는 것이 깔끔한 수리 방법입니다. 그 부품이 어디 있나 체크해보니, 미국에 있습니다. 임시 조치로 끊어진 선을 제거하고 끊어진 20A 퓨즈를 교체해주니, 센터콘솔 램프 불만 들어오지 않을 뿐이고, 다른 문제들...

고물이 되어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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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이 되어가는 세상 자동차 값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이 미친 괴물이 광란의 칼춤을 멈추지 않는 한 미국 사람들이 월마트에서 살 수 있는 생필품이 바닥나고, 자동차도 도저히 살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얼마나 튈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이런 정도면 그냥 폐차장 보내고, 새 차를 사서 샤방샤방하게 운전하고 다니는 것이 훨 나을 것 같은 고물차를 버리지 못하고 고쳐 타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느낌적인 느낌 때문일까? 실제로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요즘 고물차를 고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고물차들을 정비하게 될 때는 미캐닉에게 추가되는 고통이 있습니다. 우선 차 밑에 줄줄 흘러내려 묻어있는 검은 기름을 정비복에는 물론 손과 손목, 얼굴이나 머리에 묻혀야 됩니다. 그리고 녹슨 부품들이 잘 풀리지 않아 정비 시간이 곱배기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차를 올리고 밑에서 작업하다보면 눈으로 먼지나 흙, 혹은 녹슨 철 부스러기들이 눈으로 들어가 고통을 겪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엊그제 손 본 고물 중에 1995년형 아스트로밴, 30년 된 차인가요? 차에서 배기통 빵구난 것같은 소리가 나고, 브레이크 밟을 때, 차가 떨린다고 하며 차를 고치러 왔습니다. 이런 고물에 어디 문제가 그것뿐이겠습니까? 이런 고물차를 고칠 때는 다른 문제가 보여도 아는 체 할 필요없이 그냥 요구 사항에 대해서만 손봐주면 됩니다. 브레이크 문제는 앞쪽 브레이크 패드와 로터를 교체하는 것으로 고쳐주었고, 배기음 큰 소리는 머플러 파이프와 레조네이터(resonator)를 교체하여 해결해주었습니다. 브레이크 인스팩션 하는 동안 왼쪽 뒷차축의 실(seal)이 새는 것이 보여 그 예기를 해주었더니 그것도 교체해달라고 하여 뒷차축 실(seal)도 교체해주었습니다. 그것을 교체하려고 하면 왼쪽 차축을 빼내어야 합니다. 다소 성가신 작업입니다.  그리고...

톰과 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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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과 제리 정비 작업 중에 생긴 포장재와 쓰레기들을 정리하고 들어오는데 보니 어제 작업하고 내놓은 폐로터들이 하룻밤 사이에 심히 녹이 슬어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씨에 철이 더 빨리 녹이 스는 이유는 뭘까요? 비가 내리면서 공기를 머금어 쇠에 더 많은 공기를 부딪치게 하기 때문일까요? 그것 보다는 공기 중에 포함된 산성 물질을 철에 붓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철의 표면에 녹이 스는 것은 철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효과인데, 철의 전자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면서 산화반응이 일어나는데, 비가 오면서 철의 표면에 생긴 유막이 전해질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가 오지 않는 날보다 더 빨리 부식이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틀 동안 두 대의 차에서 브레이크 로터(rotor)를 떼어냈습니다. 하나는 SUV의 앞쪽 브레이크 작업을 했고, 다른 한 대는 픽업 트럭에서 앞과 뒤 모두의 브레이크 작업을 했습니다. 특히 뒤쪽의 패드는 완전히 닳아서 패드와 로터가 메탈 투 메탈(metal to metal) 접촉을 하면서 쇠끼리 긁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차 관리를 그 따위로 하고 돌아다니고 있으면서…’ 아닌 밤 중에 홍두깨,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이 트럭 주인 때문에 서비스 어드바이저가 화가 잔뜩 나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앞뒤 모두 브레이크 작업을 했고, 브레이크 플러시(flush: 브레이크 오일을 교체해주는 작업)를 리커멘드(recommend)했습니다.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걸 하겠다는 전화를 서비스 어드바이저가 받았다고 합니다.  플러쉬를 하려면 브레이크 캘리퍼의 브리드 밸브를 열고 오래된 브레이크 액들을 빼내면서 새 브레이크 액을 넣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뒤쪽 캘리퍼의 브리드 밸브는 열리는데, 앞쪽 캘리퍼의 브리드 밸브는 너무 녹슬고 삭아서 브리드 밸브의 볼트 머리가 뭉개져 있고, 녹슬고 쩔어붙어 있어서 열 수가 없습니다. 앞쪽 플러쉬를 하려면 캘리퍼를 교체해주어야 합니다.  서비스 어드바이저로부터 이미 이 트럭...

정비는 내 솜씨가 아닌 천사의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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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는 내 솜씨가 아닌 천사의 도움 아침에 출근하니 전기문제부터 시작을 합니다. 전기문제는 때로는 골치 아프게 하는 작업이긴 하지만, 기름 묻는 작업보다는 다소 편하게(?)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면이 있기는 합니다. 가끔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 정신도 힘들게 만드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첫번째 캠페인 작업으로 모듈을 리프로그래밍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모듈 프로그래밍을 하고 마지막으로 시리얼 데이터 어센티케이션 컨피그레이션(Serial Data Authentication Configuration)이라는 마무리 확인 작업을 하는데 이게 마무리되지를 않습니다. 뜨는 코드는 K73 관련 에러코드가 뜹니다. K73 모듈은 Telematic Control Module입니다. 온스타 스위치를 보니 아무 불도 들어오지 않고 스위치를 눌러도 먹통입니다. K73 모듈과 관련된 에러가 있는 것입니다. 이 놈 때문에 워런티로 다른 모듈 업데이트 하는 프로그래밍 작업이 장애를 받은 것입니다. 이건 뭐 워런티 관련된 작업이라 제가 즉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샵포맨에게 리포팅하니, 매니저와 둘이 이야기합니다. 아마도 GM본사의 허가를 받고 추후 관련 액션을 취하겠지요. 그 놈의 트럭으로 시간을 좀 쓸데없이 낭비하고, 다음 작업으로 받은 트럭도 전기 관련 문제를 달고 왔습니다. 2023년형 지엠씨 씨에라 트럭입니다. 이 트럭에는 110볼트 전기를 쓸 수 있는 콘센트(리셉터클)가 센터콘솔과 베드 쪽에 하나씩 있는데 이것들에 전기가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확인을 해보니 센터콘솔에는 오고 베드쪽에는 오지 않습니다.  12볼트 전기를 컨버팅하여 이 110볼트 리셉터클(receptacle)에 110볼트 전기를 보내주는 T1 DC/AC Converter Control Module은 트럭 뒷자리 시트백 뒤쪽에 있습니다. 이 문제 진단을 위해 T1 모듈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뒤쪽 시트백을 뜯어내야 합니다. 그게 잔 손이 많이 가는 좀 번거로운 작업입니다. 몇번 해보고 노...

시동이 걸리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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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이 걸리지 않아요 웍오더(work order) 화면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가 뜹니다. 이그니션 키를 돌려보니, 스타터에서 ‘틱’하는 소리조차 나지 않습니다. 차를 밀고 들어와 베이에 올린 다음, 스타터를 두드려가며 시동키를 돌려봐도 기별이 없습니다. 차는 2014년형 트랙스입니다. 스타터 모터를 다시 확인해보았습니다. 스타터에 연결된 선들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스타터 메인 와이어에 12V도 잘 걸리고 있습니다. 다만 스타터 솔레노이드에는 시동키를 돌려도 전압이 오질 않습니다. 관련 퓨즈와 릴레이를 확인해도 이상이 없습니다. 스캐너를 연결하니 코드가 많이 뜨는데, 모듈마다 ECM(Engine Control Module: 엔진을 컨트롤 하는 전자 모듈)과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다는 에러 메시지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캐너가 다른 모듈과는 대화(communication)를 하는데, ECM하고만 대화를 하지 않습니다. 모듈간의 통신을 담당하고 있는 서킷은 2500(아래 그림의 핑크 라인)과 2501(아래 그림의 블루 라인)입니다.  스캐너가 다른 모듈과는 이상없이 통신을 하는 걸로 봐서는 이 2500과 2501 서킷 자체에는 결함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마지막 확인 사살을 위하여 DLC(Data Link Connector)에서 ECM까지의 2500과 2501 서킷을 다시 한번 더 확인했습니다.  스캐너는 자동차에 있는 모듈의 데이터를 읽는 고가의 전자장비이고, 모듈의 데이터를 읽기 위하여(통신, 대화하기 위하여) 스캐너를 연결하는 커넥터를 DLC라고 합니다. 즉, 스캐너를 자동차의 DLC에 꼽으면 각 모듈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이 자동차 운전석 앞쪽 밑에 있는 DLC의 모습입니다. 여기서 6번 터미널이 2500번 서킷에 연결되고, 14번 터미널이 2501번 서킷에 연결됩니다. DLC에서부터 ECM에 연결되는 커넥터 사이의 두 하이스피드 GMLAN 서킷 2500과 2501에는 문제가 ...

아침 일상: 헛똑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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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상: 헛똑똑이들 GM딜러에 출근하여 아침 일을 시작했습니다. 베이에 제가 작업할 차 2대가 있습니다. 까만 트럭은 2018년형 지엠씨 트럭이고, 하얀 SUV는 2021년형 볼보입니다.  먼저 지엠씨 트럭, 어제 이 트럭이 견인되어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차 주인은 젊은 백인 남자였습니다. 저 트럭이 누구에게 떨어질까 했는데, 제게 낙찰(?) 되었습니다. 웍오더(work order)를 보니, 최근에 배터리를 교체했는데, 계기판에 배터리 워닝 라이트(warning light)가 뜬다고 코멘트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에 세워둔 트럭을 시동을 거니, 계기판에 배터리 경고등이 들어와 있습니다. 트럭을 베이로 들인 다음 시동을 끄지 않고 충전 전압을 먼저 측정해보려고 했습니다. 후드를 열고 배터리 전압을 측정하려다 말고 바로 시동을 껐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발전기(alternator)를 돌려주는 벨트(serpentine belt)가 보이지 않고 발전기의 풀리(pulley)도 없어진 것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니, 배터리를 교체했다면서 이걸 보지 못했다는 거야?’ 정말 허당입니다. 알터네이터(발전기)와 벨트를 교체하고 충전전압을 재어보니 13.8볼트가 나옵니다. 당연히 배터리 워닝 라이트(warning light)도 더 이상 계기판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다음은 볼보, 지엠 딜러에 들어온 이 차를 인스팩션 하다가 엔진룸에 거슬리는 것이 눈에 딱 들어왔습니다. 오른쪽 위쪽 엔진 마운팅 러버 부싱에 큰 크랙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 마운팅을 교체해주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이게 전후 움직임만을 잡는 것이라서 힘을 크게 받지 않을 것 같은데 얼마 되지도 않은 연식의 엔진 마운팅에 이렇게 큰 크랙이 가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입니다. 볼보, 거의 망해가는 회사 아닙니까? 볼보를 안전한 차라고 비싼 돈 주고 사는 사람들은 바보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엔진 마운팅 브라켓에 둥근 댐퍼가...

좋은 차 모는 바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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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차 모는 바보들 2020년형이면 4년 밖에 되지 않은 신삥입니다. 이것에 문제가 있어 딜러에 왔습니다. 차는 멋진 지엠씨 트럭입니다. 차는 크고 멋있는데, 엔진은 2.7리터 밖에 되지 않는 터보엔진입니다. 이렇게 큰 픽업 트럭의 엔진은 통상 5리터가 넘는데, 트럭 가격을 좀 낮춰보려고 그런 작은 엔진에 터보를 달아 라인에 끼워넣었습니다. 트럭은 갖고 싶은데,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서 가격을 조금 낮춰보려고 그런 라인업을 만든 것입니다. 문제가 있으면 그냥 딜러에 맡기면 되는데, 이 트럭주인은 코드를 찍어보고는 엔진 오일압력쪽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차를 맡겼습니다. 코드를 직접 찍어봤으면 직접 고쳐보시든지, 자기가 직접 손볼 것도 아니면서 그 비싼 코드리더는 뭣하러 가지고 있는 거지? 딜러를 믿지 못하고 영 엄한 소리할까봐 속지 않으려고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한 것인가? 이런 류의 인간들도 영 재수없는 스타일입니다. 딜러 스캐너로 코드를 찍어보니, 엔진오일 압력쪽에 문제가 있는 코드가 떴습니다. 차를 들여올 때, 엔진소리가 영 거슬리고, 악셀페달을 조금 밟아주면 거친 쇠소리가 크게 납니다. 엔진 오일을 체크해보니, 딥스틱(dipstick)에 오일이 찍히질 않습니다. 엔진오일을 탑업(top up)하니 2.5리터나 들어갑니다. 엔진 오일을 채워넣었더니, 소리가 사라졌습니다. 오일이 부족하니 엔진오일 압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코드가 뜨고, 타이밍 체인에 윤활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그리 큰 소리가 났던 것입니다. 차주인이 겉멋만 들어가지고, 코드리더는 가지고 다니면서 가장 기본적인 체크는 해보지도 않는, 헛똑똑였습니다. 이렇게 멍청하게 차 관리해 가지고는 언젠가는 엔진 하나 말아먹고 큰 돈을 써야 할 운명입니다. 뒤이어 받은 차는연식이 좀 된, 2009년형 아바란치 트럭입니다. 이 차는 주인이 스파크 플러그를 교체해달라는 요청이 있습니다. 스파크 플러그를 하나 뽑아보니, 심히 낡아있습니다. 새 스파크플러그와...

미캐닉의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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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캐닉의 신발 이 신발이 도대체 몇번째냐? 이 신발을 신고 평양 침투 특수훈련을 받은 것도 아니고, 심마니같이 산삼 찾아 두메산골을 헤맨 것도 아니고, 온몸을 녹이는 뙤약볕 아래 데스밸리 돌밭길 트레일을 헤맨 것도 아닌데 이 신발은 왜 이리도 빵꾸가 자주 나는 것일까? 모세는 어떤 길을 걸었길래 40년 동안의 광야길을 신발 한 켤레로 견딜 수 있었을까? [신29:5] 주께서 사십 년 동안 너희를 광야에서 인도하셨거니와 너희 몸의 옷이 낡아지지 아니하였고 너희 발의 신이 해어지지 아니하였으며 [Dt 29:5, NIV] Yet the LORD says, "During the forty years that I led you through the wilderness, your clothes did not wear out, nor did the sandals on your feet. 손님들의 차를 손보면서 얼굴도 모르는 그 차주인을 향하여 축복 기도를 했으면 주님께서 감동하셔서 제 신발이 닳지 않는 은혜를 제게도 베풀어주셨을까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를 나와 광야를 헤매는 40년 내내 주님을 향한 일편단심 마음이 단단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주님이 행하시는 수많은 기적을 보았고 베풀어 주시는 은혜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민족은 어리석은 뻘짓을 시리즈로 벌였습니다. 그런 못난 사람람들 한테도 생명줄을 연장하는 은혜뿐만 아니라, 옷과 신발이 닳지 않는 선물을 주셨으니, 저도 참 못난 사람이긴 하지만 바라지 못할 것은 없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신발이 닳아 없어지지 않는 기적을 경험한 일은 없습니다. 정비할 때 신는 신발은 앞에 무거운 것이 떨어져도 발가락이 다치지 않도록 신발 안쪽에 쇠커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 운동화보다 비쌉니다. 이런 단단한 신발이 몇달 신으면 너덜너덜 해집니다. 몸이 신발과 같이 너덜너덜 같이 몇달만에 닳아 없어지지 않는 것은 은혜입니다.  구멍 뚫린 신...

자동차가 일곱살이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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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일곱살이 되면  자동차 한 대를 가장 오래 사용해 본 것은 지금 사용하고 있는 2017년형 코롤라를 7년 써본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에서 20년 캐나다에서 20년 자동차쪽 일을 했으니, 차 하나 가지고 잘 손보면서 오래 쓸만한데 그러지 못하고 새 차가 좋아 사오년 타다가는 차를 바꾸고 하다보니, 정작 남들 오래 쓴 차 정비는 해주면서도 내 차를 오래 써본 것은 지금 7년이 처음입니다. 새 차를 7년 정도 타고나니, 7년된 차에 뭔가 손봐줘야 할 것이 몇가지 생깁니다. 그동안 꾸준히 관리한 것은 5천 km마다 교체해준 엔진오일과 오일 필터입니다. 그래서 엔진 상태는 아주 좋습니다. 그것 빼면은 다른 것은 별로 손본 것이 없습니다. 엔진 오일 외에는 에어필터와 캐빈 에어 필터를 두어번 교체해준 정도입니다.  7년차에 들어 교체해준 것은, 스파크 플러그, 와이퍼 블레이드, 배터리입니다. 윈터 타이어도 이번 겨울에 코스트코에서 새로 장착을 했습니다. 내년 여름에는 올시즌 타이어도 개비를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앞쪽 브레이크 패드를 교체해주었습니다. 앞쪽 브레이크 패드가 3mm 남은 상태에서 교체해주었습니다. 딜러에서는 손님차 브레이크 패드 교체할 때는 로터를 머시닝하거나 새것으로 교체하는데, 오늘 저는 제 차를 위해서는 그냥 패드만 교체했습니다. 11월 중순으로 들어 샵이 한가해지면서 제 차를 손볼 짬이 생겼습니다. 점심께 매니저가 오더만 지금 하는 차 끝나면 바쁘지 않으니 집에 가도 좋다고 하여, 일을 마무리 한 다음에, 제 차의 엔진 오일도 바꾸고, 타이어 로테이션도 하고, 앞쪽 브레이크 패드도 교체를 했습니다. 앞으로 제가 먼저 죽을지, 이 차가 먼저 숨을 거둘지 어느쪽이 먼저 이승을 하직할지 모르겠습니다.  차는 만든 사람이 고치지는 않지만, 만든 사람이 만든 메뉴얼 보고 테크니션이 고쳐주고 메인트넌스합니다. 차가 차를 고쳐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사람이 메인트넌스 해줍니다. 치과 ...

배터리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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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블루스 아침에 나갔던 아내가 다시 돌아와서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가서 확인해보니 배터리가 완전히 죽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전혀 힘없는 기색없이 빵빵하게 시동이 걸리던 배터리가 왜 한밤 자고나서는 그렇게 픽 완전히 맛이 갔는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배터리, 이 배터리 7년 쓴 배터리입니다. 2017년형 코롤라 새 차를 사서 11만 km 정도를 주행을 했고, 이제 2024년 11월이니, 배터리 나이가 일곱살이 된 것입니다. 현재의 직업이 미캐닉인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으로 12V 자동차 배터리의 수명은 5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배터리는 제가 생각하는 배터리 수명을 2년이나 더 지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터리를 이제나 저제나 언제나 바꾸나 생각하고 있던 중이었고, 시동을 걸 때 배터리가 힘이 떨어져 조금 털털거리기 시작하면 바로 배터리를 바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프로세스 없이 이 배터리는 그냥 어느 날 아침 갑자기 꼴까닥한 것입니다. 여름보다 겨울에 배터리가 힘을 더 못쓰는데, 초겨울 아침에 사망하신 것입니다. 지난 여름에 그냥 배터리를 바꿀까 생각을 했는데, 그때 그냥 마구 바꾸어 놓았으면 오늘 아침 같은 황당한 일을 겪지 않았을텐데 후회가 되는 일입니다. 배터리를 하루라도 더 쓰려고 아까워 했다가 망했습니다.  이 차를 저만 운전하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아내가 혼자 운전할 일이 자주 있는지라 아내가 혼자 운전하다가 차 때문에 곤경을 당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BCAA(미국에서는 AAA, 캐나다에서는 CAA, BC주에서는 BCAA)에 멤버십 가입을 해둔 것이 있습니다. 오늘이 그 멤버십을 제대로 사용할 날입니다.  BCAA에 전화를 걸어 배터리 부스팅을 부탁했습니다. 새 배터리 가격을 물어보니, 260불 정도를 말합니다. 그래서 그냥 부스팅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 시간 뒤에 BCAA 트럭이 와서 배터리를 체크하고 배터리가 사망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

18650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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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50 배터리 자동차 정비를 하는 미케닉에게는 수많은 종류의 툴이 필요합니다. 풀고 조이고 측정하는 툴 외에 부수적인 것으로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손에 잡는 중요한 툴이 하나 있습니다. 후레쉬입니다. 손전등. 하루종일 켜놓고 작업해도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는 손전등은 매캐닉의 드림입니다. 그런데 이런 후레쉬를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통상 두 개 이상의 후레쉬를 확보하여 재충전하며 서로 번갈아 사용합니다. 미캐닉이 사용하는 손전등에 많이 들어가는 배터리는 18650이라는 3.7V 출력의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 이 배터리의 크기는 통상 사용하는 후레쉬의 굵기에 맞게 AA 알카라인 배터리보다 크고 굵습니다. 그런데 희한한 18650 배터리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통상 배터리를 재충전할 때, 충전기를 사용하는데, 이 배터리는 배터리 자체에 USB-C 잭을 바로 꽂아 충전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입니다. 제 블로그 홈페이지를 열면 블로그의 모든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vancouver-story.blogspot.com   https://www.youtube.com/@vancouver-story

D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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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 제 왼쪽 옆에서 일하는 친구는 에릭입니다. 엄청난 덩치와 괴력을 가지고 있는 백인 젊은이입니다. 저는 트럭 앞쪽 액슬을 두 손으로도 낑낑대며 드는데, 이 친구는 그걸 한손을 번쩍번쩍 듭니다. 그런 엄청난 덩치가 트럭 엔진룸에 틀어박혀 있습니다. 뭐 하는 거지요? 쥐 잡나요? DEF, Diesel Exhaust Fluid를 일컫는 말입니다. 디젤차에서 배기가스로 배출되는 NOx를 정화하기 위하여 고온 상태의 배기가스에 DEF를 분사하여 정화시킵니다. 가솔린 차에는 연료 주입구가 휘발유 채워넣는 구멍 하나뿐인데, 디젤차는 연료인 디젤 외에 이 DEF를 채워넣는 주입구가 하나 더 있습니다.  DEF 채워넣는 주입구가 엔진쪽에 따로 있는 경우에는 디젤 주입구에 DEF를 채워넣는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적은데 반해, 디젤 주입구와 DEF 주입구가 나란히 있는 경우, DEF를 디젤 주입구에 채워넣는 사고가 종종 발생합니다. 종종이라기 보다는 꽤 자주 발생하는 것을 봅니다. 아래 그림에서 파란색 캡이 DEF를 넣은 주입구입니다.  DEF를 디젤 주입구에 채워넣을 경우, 백프로 트럭이 퍼져 견인되어 옵니다. 디젤엔진은 높은 압력으로 디젤 연료를 엔진으로 보내는데, 고압이면서도 연료공급 루트와 인젝터는 연료가 지나는 길이 아주 미세하고 협소합니다. 여기에 DEF가 들어가 버리면 연료탱크에서부터 연료펌프와 인젝터 모두 DEF 결정체에 의하여 막혀 버립니다. 아래 그림은 에릭이 끄집어내어 밖으로 패대기친 인젝터 라인입니다. 이런 사고가 벌어지면 연료탱크에서부터 인젝터까지 모든 연료라인을 교체해주어야 합니다. 디젤 트럭의 엔진룸을 들여다보면 숨이 턱 막힙니다. 디젤 엔진에서는 디젤을 태우기 위하여 엄청난 양의 공기가 필요합니다. 가솔린 엔진은 점화플러그로 연료를 점화시키지만, 디젤 엔진은 공기를 많이 빨아들여 그걸 압축할 때 발생하는 열로 디젤에 불을 붙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 많은 공기를 엔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