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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리프와 페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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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리프와 페도라 비가 오락가락 하다가 해가 나오고 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가 그친 오후, 바람 쐬러 가까운 바닷가 놔두고 웨스트 밴쿠버 뒷산에 올라갔습니다. 동네 뒷산에 천미터가 넘는 봉우리들이 즐비하지만 고도 3백미터 정도만 올라가도 온 밴쿠버가 모두 내려다 보이고, 미국까지도 멀리 좍 펼쳐져 보입니다. 밴쿠버가 좋다는 소문 때문에 사람은 끊임없이 유입되고, 집 지을 땅은 모자라고, 할 수 없이 새로운 집들이 산 위로, 산 위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산 위에 집을 지으면서도 숲을 잘 보존하고, 도로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산책할 수 있는 길도 집 짓기 전에 먼저 애써 조성하면서 산 위에 마을을 만들고 있습니다. 새로 만들어 놓은 산책로 주변에 피어나는 꽃들이 정말 예쁩니다. 뒷산 이름들 중에 대표적인 산 이름이 사이프러스(Cypress)일 정도로 레드세다와 더글러스퍼같은 하늘 높이 솟은 침엽수들이 많은 데 그 중에 큰 잎을 가진 활엽수도 꽤 많이 보입니다. 활엽수도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큰 잎을 보니 어릴 때 그걸 뜯어 우산으로 가지고 놀던 생각이 납니다. 그걸 보고 있으면서 뜨거워지는 햇볕을 견디려면 이번 여름에 늘 쓰고 다닐 모자 하나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 이 활엽수의 이파리를 보면 뭐 생각나는 거 하나 있습니다. 캐나다 국기 가운데 박혀있는 메이플 이파리. 이 나무의 이름이 Bigleaf Maple입니다.  산을 한번 휘둘러보고 타운으로 내려와 몰에 들렸습니다. 런던드러그에 갔습니다. London Drugs, 이 가게를 미국에서는 본 적이 없습니다. 캐나다에만 있는 가게일 겁니다. 이 가게, 잡화점입니다. 카메라, 컴퓨터, 프린터, TV, 화장품, 부엌용품, 약품, 과자, 학용품, 그러니까 과일, 야채, 고기 빼고 대충 없는 것 빼고 죄다 파는 그런 잡화점입니다. 그럼 이런 곳에서 모자를 팔아? 모자를 팔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