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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고사리 농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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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고사리 농사 시작 4월이 되니 꽃들이 만개하고, 땅 낮은 곳에는 온갖 풀들이 솟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연일 동네 주변에서 참나물을 따와 나물을 무치고 있는데, 맛이 기가 막힙니다. 보통 풀들은 삶으면 풀의 초록색이 사라지는데, 참나물은 삶아도 짙은 초록색을 유지합니다. 그래서 참나물인가 봅니다. 고사리는 삶으면 초록색이 갈색으로 변해 버립니다. 작년 4월에는 바쁜 일이 있어서 고사리 농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고사리 농사 한번 다시 제대로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드디어 고사리 원정에 나섰습니다. 동네 뒷산으로. 이곳은 고사리 농사를 사월에 시작해서 8월까지도 가능합니다. 계절이 산을 따라 올라가고, 그 계절에 맞춰 고사리도 따라 올라가기 때문에 같이 올라가면서 그리 오래 고사리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고사리가 사라질 때쯤이면 산에 야생 블루베리가 엄청 열리기 시작합니다. 등산을 하면서 마운틴 블루베리를 입안이 시퍼렇게 되도록 따먹을 수 있습니다. 자연 비타민 덩어리. 그리고 여름의 가장 뜨거운 햇볕이 작렬할 즈음이면 허클베리도 수확을 해야 합니다. 허클베리는 짧은 기간 확 피고 가기 때문에 수확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수시로 체크해보아야 합니다.   첫 고사리 원정을 떠나는 길에 아내가 수시로 쪼그리고 앉아 뭔가를 훑어냅니다. 보니, 엉겅퀴 잎을 따고 있습니다. 엉겅퀴는 왜? 그게 꽤 좋은 약효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사리라는 말은 성경에 전혀 나오지 않지만, 엉겅퀴는 성경에 네 군데에나 나옵니다. 네 군데 모두 나쁜 일을 묘사하는 용도로만 쓰이는 풀입니다. 그런데 그게 약이 되는 풀이라니, 대반전입니다. 믿음 좋은 한국인이 나물로 해먹으면서 그렇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뭐든지 푹푹 삶고 끓여 버리는 대한민국 최강 슈퍼 파워 아줌마들, 푹푹 끓이고 삶아버리면 독초가 나물이 되어 버립니다. 끓이는 동안 독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영양도 많이 파괴되겠지만, 왕창 푹푹 삶아 국밥 한그릇 만들어 먹으면 많은 사람 손쉽게 배불리 ...

개울가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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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가 추억 어릴적 꼬맹이 개구장이 시절이 생각나는 하루입니다. 인간이 원래 낙원에서 놀고 먹게끔 설계된 종이라 노는데는 일가견이 있습니다. 노는 걸 좋아하지 일하는 걸 좋아하는 인간은 없습니다. 빌게이츠나 앨런머스크는 노는 것보다 일하는 걸 좋아할까요? 걔네들도 결국은 거나하게 놀기 위하여 돈을 버는 것은 아닐까요? 아무리 벌어봐야 죽을 때는 한푼도 가져갈 수 없고, 가는 마당에 가진 것이 모두 헛것이기 때문에 사는 동안 퍼질게 놀기 위하여 죽어라 버는 것 아닐까요? 제가 어린 시절에는 TV도 없었고, 게임기도 없었고, 인터넷도 없었고, 스마트폰도 없었습니다. 노는 게 정말 아무 것도 없이 맨몸으로 제대로 노는 게 노는 거였습니다. 놀기 제일 좋은 곳은 역시 뭐니뭐니 해도 개울가입니다. 산골 조그만 개울에서는 돌을 들어올리며 가재를 잡았고, 머루와 산딸기를 따먹었습니다. 그리고 좀 큰 개천으로 나가면 모래무지와 피래미를 잡고 놀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논둑 고랑에서는 미꾸라지와 물방개를 잡아올리고, 벼메뚜기를 잡아 구워먹으며 놀 수 있었습니다. 산등성이에 올라가서는 종달새 둥지를 찾아 날 저무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  그런 유전자가 몸에 베어있어서인지, 나이들어 캐나다에 와서도 수렵채취에 대한 본능이 죽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늘어지게 자고 밥먹고 배낭 메고 집을 나섰습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집앞 개천으로 나가면 뭔가 있습니다.  개울가에 무진장으로 펼쳐져 있는 참나물 밭에 쪼그리고 앉아 우선 참나물을 한 가방 가득 수집했습니다. 다음은 또 고사리, 이게 집 가까이는 없고, 뒷산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산길 트레일을 따라 떨레떨레 다니며 새로운 대형 고사리 밭을 두어군데 새로 발견했습니다. 이건 고사리가 아니라 고사리 나무라고 할 수 있을만큼 굵은 고사리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