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이 Ambleside인 게시물 표시

밀물과 썰물 사이, 앰블사이드

이미지
밀물과 썰물 사이, 앰블사이드 *This blog post is written in Korean. To view it in English, you can use a translation app or select your web browser's translation option to view it in English. 아침에 집을 나서 차를 출발 시키려고 하는데 유리창에 뭔가 보입니다. 부드러운 이끼 덩어리입니다. 만져보니 예상한 것보다 더 부드럽습니다. 새가 둥지 만들면서 쓰려고 입에 물고 날아가다가 떨어뜨린 모양입니다. 캐나디언 구스는 이미 새끼들을 끌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제서야 둥지를 짓고 있는 지각쟁이 새들도 많이 보입니다. 다들 자기들 때가 있는 것이겠지요? 오전에 요란하게 일을 보고, 점심 때를 지나 뒤늦게 웨스트 밴쿠버 앰블사이드 비치 부근, 마린 드라이브 선상에 있는 월남국수집에 들렸습니다. 잘 되는 식당입니다. 늦은 점심 때지만, 우리같이 늦게 점심을 먹는 사람들이 여럿 보입니다. 식당 유리창 밖으로 마린 드라이브의 정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 집 국수 잘 합니다. 뒷맛이 느끼하고 않고 깨끗합니다.  배터지게 먹고 앰블사이드 비치로 나갔습니다. 시에서 열심히 가꾸는 해변 가든에 핀 루핀(lupine)의 모습이 경이롭습니다. 헐! 물가로 나가니 극강의 썰물 상태입니다. 타이드 차트(tidal chart)를 보니, 밀물(high tide)에서 7미터 이상 빠진 상태입니다. 모래 밭 앞쪽의 자갈밭을 지나 다시 아래쪽 모래밭이 나오는 곳까지 물이 빠진 상태입니다. 루나(lunar) 앱을 보니 현재 초승달 상태입니다. 태양과 달이 지구 맞은 편에서 서로 용을 쓰며 바닷물을 당기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 힘에 물이 죽 빠져나가 있는 것입니다. 밀물이면 세 길 넘는 물속일텐데 그런 물속을...

봄과 여름 사이 그 어디쯤, 앰블사이드

이미지
봄과 여름 사이 그 어디쯤, 앰블사이드 *This blog post is written in Korean. To view it in English, you can use a translation app or select your web browser's translation option to view it in English. 드넓은 하늘 아래 넓은 바다와 높은 산이 펼쳐진 웨스트 밴쿠버에서는 자연의 순환 과정을 매일 리얼하게 볼 수 있습니다. 햇볕이 쨍쨍하고 날이 좋으면 높은 산들에서 수증기가 증발하여 구름이 형성되는 과정을 리얼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 구름들이 하루 모아 지면 그 다음 날 여지없이 흐리고 비가 내립니다. 그러고 나면 다시 하늘이 맑아지고 쨍쨍해지고 그리고 또 구름이 만들어지고 비가 오고. 요즘 계속 하루 걸러 그러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흐리고 비가 내리면 기온이 떨어져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외투를 하나씩 걸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비가 오고 나서 하늘이 맑아져 햇볕이 작렬하기 시작하면 다들 훌러덩 벗고 비치 모래밭을 뒹굽니다. 이번 주 수요일은 비가 오고 난 다음에 햇볕이 쨍쨍해진 날이었습니다. 오후에 앰블 사이드 비치에 나가니, 모습이 한 여름 분위기입니다. 사람들이 햇볕을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 보입니다. 어디 멀리 놀러갈 필요가 없이 동네 앞마당이 이런 평화스러운 고급 유원지 모습이니, 일년 내내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기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 홈페이지를 열면 블로그의 모든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노트북이나 PC에서 보실 경우, 글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해당 글이 열립니다. https://vancouver-story.blogspot.com   https://www.youtube.com/@vancouver-story

Remembrance Day

이미지
Remembrance Day 85년전, 1939년 미친놈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 세계 2차 대전입니다. 초반에 프랑스와 영국이 고전을 했지만 미국과 캐나다는 그 전쟁에 개입을 하지 않다가, 뒤늦게 그 전쟁에 발을 담갔고, 또다른 미친 민족 일본이 대서양쪽으로만 눈돌리고 있던 미국의 뒤통수를 치면서 지구촌이 그야말로 한바퀴 뺑돌아 전지구적인 전쟁터가 되고 말았습니다. 리멤버런스 데이, 그 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의 헌신을 기리고 기념하기 위한 공휴일이 리멤버런스 데이입니다. 그때 스무살에 전쟁에 나갔다면 지금 나이가 105세가 되는 셈입니다. 그러니 사실상 2차 대전 참전 용사 중에 아직도 살아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오늘날 이 기념일을 지키는 것은 그 당시를 살다간 사람들의 넋을 기리는 날이 된 셈입니다. 이 기념일에 군복을 입고 기념 행사에 참가하는 노인네들은 사실 그 전쟁과는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사람들인데, 괜히 폼만 잡고 있는 것입니다.  그 전쟁에 참전한 사람들의 넋을 기리고 그 용감함을 되새기는 기념일이지만, 사실은 그 전쟁에 참전하여 팔이 잘리고 다리가 잘리고, 목숨을 잃은 청년들은 사실은 그냥 개죽음을 당한 것입니다. 그 개인들 자신이 원한 전쟁도 아니고, 그냥 국가체제하에서 보이지 않는 거대한 권력의 힘에 의하여 피할 수 없이, 도망갈 수 없이 전쟁터에 끌려나갔다가 의미없이 죽은 것입니다. 의미는 남이 억지로 만든 것이지, 그들 개인에게 그 전쟁이, 그 죽음이 뭔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게 이원론적인 흑백논리이고 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습니다. 군인정신이 투철한, 스스로 군인의 길을 택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논리로 그 죽음이 의미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전쟁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의견과 반전주의자들의 의견은 영원한 평생선 상에 있습니다. 서로 절충된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저도 젊은 시절엔 군인의 길을 선택한 적이 있을 정도로 군인, 국가, 그런 것들을 멋있게 ...

Thierry

이미지
Thierry 티에리, 축구 좋아하는 한국인이면 거의 다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는 프랑스 축구스타 티에리 앙리, 지단과 같이 활약하며 월드컵도 들어올린 프랑스의 축구 영웅입니다. 그 티에리 앙리와 같은 이름을 가진 티에리(Thierry)라는 카페가 밴쿠버에 있습니다. 밴쿠버에 세군데 있습니다. 그리고 밴쿠버에만 있습니다. 세 번째 가게가 얼마 전에 웨스트 밴쿠버 앰블사이드 파크 바닷가에 오픈했습니다. 그 가게 앞으로 지날 때 보면 늘 사람들로 만원입니다. 밴쿠버에서 대박을 친 카페 맞는 것 같습니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프랑스와 관련있는 쉐프가 이 카페를 창업한 모양입니다. 메뉴도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빵인 크롸상을 베이스로 한 베이커리가 주 상품입니다. 오래 전, 프랑스 지중해 연안에 있는 몽펠리에라는 도시로 출장을 갔을 때 묵던 호텔에서 매일 아침 식사로 크롸상과 오렌지 주스를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크롸상에 버터 조각을 올려 한 입씩 베어먹는 걸 좋아합니다. 어제는 일을 하는 도중에 파트(part)쪽에 갔다가 티에리 상자가 있는 게 보였습니다. 세일즈쪽의 아줌마 직원이 티에리빵을 사와 테크니션들 먹으라고 거기에 놔둔 것입니다. 테크니션들이 일하면서 파트쪽을 뻔찔나게 드나드니 거기에 빵 상자를 놔둔 것입니다. 제가 집어들어 하나 먹은 것은 아래 그림에 보이는 살구빵(apricot danish)입니다. 빵 하나에 커피 하나 놓고 그 가게에 앉아 즐기는 비용이 팁까지 고려하면 1인당 20불 정도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둘이 같이면 40불. 빵값들이 대충 5불에서 8불 사이고, 샌드위치는 10불이 넘는 가격입니다. 빵맛이 감동적이냐? 어제 먹었던 apricot danish는 어땠나? 먹을 때는 그저그랬고, 먹고 나서는 뒷맛이 니글니글 했습니다. 별롭니다. 맥도널드나 팀호튼즈보다 훨 낫다고 할 것이 없습니다. 맥도널드는 모바일 오더를 하면 갓 튀겨낸, 고소함의 극치를 보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