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이 한글인 게시물 표시

한글 바보

이미지
한글 바보 *This blog post is written in Korean. To view it in English, you can use a translation app or select your web browser's translation option to view it in English. 한국 사회에서는 박정희에 대한 평가가 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대구 경북 지역에서는 박정희는 거의 신격화되어 있어서 그의 동상도 만들어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에서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그를 나쁘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박정희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장기간에 걸친 독재정치 때문입니다. 독재정치를 행하면서 수많은 정적들을 잡아 가두고 쥐도 새도 모르게 처단했습니다. 그 외에도 월남 파병으로 벌어들인 돈과 대기업들로부터 받아낸 막대한 돈을 해외로 빼돌려 비자금을 마련하는 등 독재 정권을 휘두르면서 국민들 모르게 저지른 악행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런데 문화적으로도 정말 나쁜 짓을 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1970년대 한자 교육에 철퇴를 가한 것입니다. 명분은 한자로 인한 문맹율을 낮춘다는 것이었지만, 한글 교육으로도 문맹율을 낮출 수 있는데 왜 한자를 완전히 사장시킬 생각을 했는지 모를 일입니다.  제가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필수 과목이었던 한자가 선택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러니 그 시절 애들이 고등학교 입시 준비로 그렇지 않아도 공부해야 할 과목이 많은데 한자 과목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으니, 그 누가 갈 길 바쁜데 외우기 버거운 한자 과목을 선택하겠습니까? 대부분의 애들이 한자를 포기하면서 대한민국에 한자를 모르는 세대가 탄생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자, 그거 없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지만, 한자 교육이 사라진 후에도 한참 동안 신문에는 한자가 쓰였는데, 신문을 보면서 한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자를 국가 정책적으로 없앴으면 한자를 읽지 못하는 것이 쪽팔림이 ...

내일 또 봐요

내일 또 봐요 옆에서 일하는 백인 청년 에릭이 “See you tomorrow”를 한국어로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봅니다. 그에 대한 답으로 “내일 또 봐요”라고 하니, 몇번 따라해보다가 종이에 적어 달라고 합니다. ‘헐! 이걸 어떻게 적어주지?’ “Neil TTo Vayo”라고 적어주면서 Neil은 tomorrow이고, TTo는 again이고, Vayo는 see라고 주석을 달아주었습니다. 그런데 “또” 발음을 하는데 난항을 겪습니다. 된소리가 나오지 못하고 자꾸 바람 새는 소리 “토”만 나옵니다. 이상하다 싶어 tt를 dd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제야 그 버터 바른 입에서 “또” 소리가 나옵니다. ‘내가 잘못했네!’ 버터 바른 입에서는 한글의 된 소리가 절대 나오지 못하는 건 줄 알았는데. “Vayo”는 “봐요”라고 말할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고, 그렇게 적어주면 “바요” 정도 말할 수 있을 거로 기대를 했고, 그렇게 이야기 해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봐요”라고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입니다. 깜짝 놀라 “맞아! 봐요”라고 제가 말하자마자 에릭이 이상한 표정을 지으면서 “응? 바요?”라고 하는 겁니다. “아니, 봐요.” 에릭이 피곤한 표정으로 “V야? B야?”라고 묻습니다.  제가 어떻게 다른가 묻자, 에릭이 “V는 봐, B는 바”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제가 계속 “바”라고 했다는 겁니다. 봐를 영어하는 애보다 더 못하면서 봐를 소리내보라고 한 것입니다. 입을 옆으로 더 크게 열면서 봐라고 소리를 내보랍니다. ‘내가 또 잘못했네!’ 죄인된 기분으로 그럼 Neil에 있는 e대신에 a를 넣으면 넌 어떻게 소리낼래 하고 물어보니 에릭이 a라면 입을 옆으로 더 늘리면서 “애~” 하면서 한국인의 귀에 익숙하지 않은 소리를 냅니다. 그냥 neil이 한국어 내일에 가까운 소리가 납니다. 이거 하나 처음으로 잘 했네. 내가 한글이나 영어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아는 게 없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인생 헛 산 기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