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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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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의 제왕 오늘 또 웨스트밴쿠버를 출발하여 씨투스카이를 타고 스쿼미쉬로 향했습니다. 엘리스 레이크에 차를 세우고 트레일로 들어서니 비 온 뒤라 버섯이 대폭발을 했습니다. 트레일을 돌면서 각종 버섯 사진만 수백장을 찍었습니다. 찍은 버섯 사진들이 너무 예뻐서 버섯 사진전이라도 한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후 내내 숲속을 어기적거리며 숲의 향기에 녹아들었습니다. 버섯이 만개한 숲은 양질의 식량 창고입니다. 이 놈은 안됩니다. 땅콩 부스러기를 뒤집어 쓴 섹시한 모습이지만, 독버섯입니다. 벌목된 나무 둥지 위에 소인국 버섯 시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예쁩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Xbox 게임기에서 전쟁게임하는 것이 유행입니다. 그 유행이 숲의 버섯놈들에게도 퍼진 모양입니다. 한 놈은 스나이퍼(저격수)처럼 은밀한데 숨어서 트레일을 지나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습니다. 숲에서는 조심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 버섯이 쏘는 독화살이 날아올지 모릅니다. 사는 게 뭐 그리 힘든 일인지 버섯도 사람만큼이나 삶이 역경인가 봅니다. 90분 풀타임 뛴 축구선수처럼 땀으로 범벅되어 힘들어 하는 녀석도 보입니다.  뒷골목 개구장이처럼 전쟁놀이하는 꼬맹이들도 보입니다. 지들이 무슨 개선장군이나 되는 듯, 개선문에 올라 으스대는 놈들이 보입니다. 오늘의 대박, 랍스터 버섯을 발견했습니다. 지난 몇년간 가끔 이 트레일을 돌았지만, 랍스터 버섯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십여년 전, 이곳에 랍스터 버섯이 몇 났었는데, 어떤 무식한 한국 할머니가 싹쓸이, 씨를 말려 버린 이후로 사라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밴쿠버를 떠난지 오랜 세월 후에 고맙게도 이 숲에 다시 나타난 것입니다. 낙엽들 사이로 붉은 무엇인가가 살짝 보여서 위쪽을 살살 걷어내보니 “심봤다!” 랍스터 버섯입니다. 조심스럽게 버섯 주변을 ...

고사리 그리고 참나물에 미나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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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그리고 참나물에 미나리까지 오늘은 뭐하지? 섬(밴쿠버 아일랜드) 하루 당일치기, 그 다음날 사이프러스 마운틴 고사리 채취, 그리고 오늘은 또 뭐하지? 오늘은 아웃도어 캐피탈, 스쿼미쉬로 가보자!  하늘은 맑고 푸르고 햇볕은 따뜻하고 더 없이 끝내주는 날씨, 굴곡진 해안선을 따라 바다와 물결, 산을 보며 씨투스카이 바다에서 하늘로 드라이빙을 시작했습니다. 정말 이런 곳에 사는 인생 행운이.. 먼저 스쿼미쉬 고사리밭들을 탐사했습니다. 역시나 고사리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어제 웨스트 밴쿠버에서보다 더 많은 고사리를 채취했습니다. 다음은 미나리, 스쿼미쉬 하이랜드 아랫동네 트레일을 따라 흐르는 작은 개울, 그 낮은 물 위로 미나리가 수북히 깔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참나물, 스쿼미쉬 살 때, 트레일 어귀 여기저기에 심어 퍼뜨린 참나물들이 깨끗하고 무성하게 잘 피어올라 있습니다. 참나물을 따고 있는데, 백인 할머니 둘이 지나가며 그게 뭐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 먹는 거냐고 레시피를 묻습니다. 설명을 해주니 잘 듣고 나서는 자기네들이 다 따먹을거라 다음에 오면 아무 것도 없을 거라고 개그를 칩니다. 룰루랄라 집에 돌아와 고사리를 삶아 말릴 준비를 하고, 참나물과 미나리로 전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하루가 또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참새 스쿼미쉬 방앗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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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스쿼미쉬 방앗간에 가다 스쿼미쉬에 살러 간 것은 2011년 여름입니다. 거기에서 2년을 살았습니다. 스쿼미쉬는 밴쿠버에서 차로 한시간 밖에 떨어져있지 않지만 시골입니다. 시골이라고 했지만 시골이 아닌 것같은 모습도 있고, 역시나 시골이기도 한 그런 곳입니다. 월마트나 홈디파 같은 큰 미국계 기업이 있고, 자동차 딜러도 3곳이나 있는데 시골이라고 치부하기엔 좀 민망한 면이 있습니다. 한국의 시골이라면 그런 수준의 가게들을 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반면에 시골스러운 모습은 우선 풍경입니다. 백두산 높이만한 산이 바로 눈 앞에 압도적으로 서있고, 주변이 온통 산과 강으로 둘러싸여 있으니 시골 중에서도 상시골풍경입니다. 그런 것들이 장점일 수 있습니다. 캐나다 사람들이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대도시에서 가깝고 주변이 온통 아웃도어 액티비티 천국이니 그게 좋아 스쿼미쉬에 들어와 사는 사람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시골인데 월마트 있고, 세이브온 푸드같은 그로서리 마켓도 몇 개 있고 캐나디언 타이어같은 잡화점도 있으니 시골 생활을 즐길 수 있으면서도 다양한 상점도 제대로 구비되어 있으니 편리함까지 완벽하게 갖춘 셈입니다.  스쿼미쉬에 2년 산 것은 캐나다에 와서 제대로 캐나다 사람답게 살게 해준 선물같은 세월이었습니다. 밴쿠버에서 휘슬러까지 가는 것은 좀 무리가 되는 거리인데, 스쿼미쉬에서 휘슬러는 꽤 갈만한 거리입니다. 그래서 여름이면 주말마다 휘슬러에 올라가 2천미터 산 위를 누빈 추억이 있습니다. 스쿼미쉬에서 휘슬러 사이에 곳곳에 숨어있는 이름난 트레일들을 모두 섭렵한 것은 인생 최고의 아웃도어 엑티비티 버킷리스트를 완성한 폼입니다. 한국 사람이 캐나다에 와서 스쿼미쉬와 휘슬러의 뒷골목까지 모두 누볐다? 정말 엄청난 행운을 누린 것입니다. 그러다 10여년 전, 웨스트 밴쿠버로 나와 살면서는 웨스트 밴쿠버의 산들을 누비기 시작했습니다. 웨스트 밴쿠버에도 곳곳에 좋은 산악 트레일들이 많습니다. 앰블 사이드 피어에서는 낚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