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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와이어를 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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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와이어를 뺐을까? 2015년형 실베라도 트럭이 엔진체크등이 들어온다고 딜러에 왔습니다. 주차장에 세워진 트럭의 시동을 걸어보니 ‘이런!’ 미스파이어가 심합니다. 차가 이렇게 흔들거리는데 이제야 체크엔진등이 들어왔다면서 온다고? 뭔 일이 있나 싶어 일단 후드를 열어놓고, 스캐너를 가져올 생각을 하는데, 후드를 열면서 바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큰 트럭인데 엔진은 8기통이 아니라 6기통입니다. 엔진 왼쪽 파이어 월(firewall)쪽 스파크플러그 와이어가 빠져있는 것이 보입니다. 스캐너를 연결하고 엔진 데이터를 보니, 5번 실린더에 미스 파이어 정보가 뜹니다. 스캐너의 미스파이어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5번 실린더에서 미스파이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확실히 확인이 됩니다. 덜렁거리는 5번 실린더 스파크 플러그 와이어를 3번 와이어와 비교해보니, 녹이 슬어있고, 모양도 비틀어져 있습니다. 5번 실린더의 스파크 플러그 상태가 뭐 굉장히 나쁜 것은 아닙니다. 파트에 확인해보니, 다행히도 스파크 플러그 와이어 재고가 있습니다. 새 와이어를 장착하고, 코드를 지우고, 엔진 시동을 거니, 심하던 엔진 진동도 없어지고 미스파이어도 없어졌습니다. 스캐너에도 미스파이어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고쳐졌습니다. 혹시나 차 주인이 내친 김에 스파크 플러그를 모두 교체해달라는 요청이 있을까 했습니다만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냥 와이어 하나 교체하고, 싸게 고치고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그 와이어는 왜 빠져있었을까요? 녹이 슬어서 빠진 걸까요? 누가 뭘 보면서 건드려 뺀 걸까요? 가끔 차주인의 이상함을 의심케 하는 차들을 가끔 대합니다. 때로는 음흉한 의도를 가지고 딜러를 찾는 사람들도 가끔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 왜 그런 사람이 없겠습니까? 테크니션은 꼼꼼하고 정직하게 작업에 임하면서 그런 사람들이 쳐놓은 덫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기도...

트럭 한 대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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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한 대로 하루 오늘은 트럭 한 대로 하루종일 작업을 했습니다. 타이어 로테이션하고, 배터리 체크하고, 일상점검하고, 오른쪽 백업 라이트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언뜻 보면 별 거 아닌 소소한 작업들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운전석 뒤쪽 도어가 닫았는데도 열려있다는 워닝(ajar warning)이 뜨고, 유리창이 어떤 때는 작동을 했다가 어떤 때는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먼저 운전석 뒤쪽 유리창 문제를 먼저 시작을 했습니다. 정말로 운전석 뒤쪽 유리창이 먹통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도어를 반쯤 열고 스위치를 작동하니 ‘어라?’ 윈도가 작동을 합니다. 이건 바로 의심이 가는 부분이 생각나는 증상입니다. 도어쪽으로 들어가는 전기 와이어링이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펴지고 굽혀지는 움직임이 일어나는데, 이것 때문에 선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 있습니다. 숟가락을 접었다 폈다 하면 단단한 금속이지만 결국 부러지는 것과 같이 전선인 구리선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체와 도어 사이의 와이어링은 두꺼운 자바라 모양의 고무 커버로 싸여있기 때문에 이 내부를 보려면 도어 트림을 들어내고 전선을 끄집어 내야 합니다. 예상대로 4개의 선이 크게 손상을 당했습니다. 이건 와이어를 수리하는 것보다는 새 와이어 세트로 교체하는 것이 확실한 수리 방법입니다. 와이어가 부러진 부분이 커넥터와 너무 가까워 수리를 할 수가 없기도 합니다.  다음은 오른쪽 백업 램프가 작동하지 않는 문제, 벌브를 새 것으로 교체해도 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램프를 들어내고 벌브 소켓에 걸리는 전압을 재어보니, 6V 밖에 오지 않습니다. ‘어라? 왼쪽은 들어오고 있는데?’ 전기회로도를 보니, 정선블록(junction block)에서 나오는 커넥터가 왼쪽과 오른쪽이 다릅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정션블록과 오른쪽 백업램프 사이에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고, 서킷의 어느 부분에 저항이 많이 걸리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를 찾을 수 있는...

정비는 내 솜씨가 아닌 천사의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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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는 내 솜씨가 아닌 천사의 도움 아침에 출근하니 전기문제부터 시작을 합니다. 전기문제는 때로는 골치 아프게 하는 작업이긴 하지만, 기름 묻는 작업보다는 다소 편하게(?)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면이 있기는 합니다. 가끔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 정신도 힘들게 만드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첫번째 캠페인 작업으로 모듈을 리프로그래밍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모듈 프로그래밍을 하고 마지막으로 시리얼 데이터 어센티케이션 컨피그레이션(Serial Data Authentication Configuration)이라는 마무리 확인 작업을 하는데 이게 마무리되지를 않습니다. 뜨는 코드는 K73 관련 에러코드가 뜹니다. K73 모듈은 Telematic Control Module입니다. 온스타 스위치를 보니 아무 불도 들어오지 않고 스위치를 눌러도 먹통입니다. K73 모듈과 관련된 에러가 있는 것입니다. 이 놈 때문에 워런티로 다른 모듈 업데이트 하는 프로그래밍 작업이 장애를 받은 것입니다. 이건 뭐 워런티 관련된 작업이라 제가 즉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샵포맨에게 리포팅하니, 매니저와 둘이 이야기합니다. 아마도 GM본사의 허가를 받고 추후 관련 액션을 취하겠지요. 그 놈의 트럭으로 시간을 좀 쓸데없이 낭비하고, 다음 작업으로 받은 트럭도 전기 관련 문제를 달고 왔습니다. 2023년형 지엠씨 씨에라 트럭입니다. 이 트럭에는 110볼트 전기를 쓸 수 있는 콘센트(리셉터클)가 센터콘솔과 베드 쪽에 하나씩 있는데 이것들에 전기가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확인을 해보니 센터콘솔에는 오고 베드쪽에는 오지 않습니다.  12볼트 전기를 컨버팅하여 이 110볼트 리셉터클(receptacle)에 110볼트 전기를 보내주는 T1 DC/AC Converter Control Module은 트럭 뒷자리 시트백 뒤쪽에 있습니다. 이 문제 진단을 위해 T1 모듈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뒤쪽 시트백을 뜯어내야 합니다. 그게 잔 손이 많이 가는 좀 번거로운 작업입니다. 몇번 해보고 노...

Getting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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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ing Better 지엠(GM) 딜러 작업 벤치 위 노트북, 출근하여 컴퓨터를 켜고 작업 화면을 열면 작업할 내용이 보입니다. F-150을 작업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포드의 효자 트럭 F-150, 포드를 먹여살리는 트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키를 찾아들고 나가 트럭에 올라타니, 테슬라 차의 중앙에 달려 있는 화면만큼 큰 화면이 있습니다. 전기차 분위기가 확 납니다. 이제 트럭도 전기차가 나오는 시대입니다. 테슬라에서도 트럭이라고 하면서 제품을 내놓았는데, 장갑차같은 모양의 좀 무식하게 생긴 차를 내놓고 그걸 트럭이라고 했습니다. 그걸 트럭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건 그렇고, 기존에 픽업 트럭을 내놓던 아메리칸 기업들, 즉 지엠과 포드에서도 전통적인 픽업 트럭에 전기차 라인업을 세웠습니다. 포드 픽업 F-150 전기차의 앞쪽 후드를 열어보니, 정말로 엔진이 없습니다.  차밑을 보면, 트랜스미션도 없고, 픽업 트럭의 상징과도 같은 프러펠러 샤프트도 보이지 않습니다. 차 앞에서부터 뒤까지 밑에는 배터리만 가득 차 있습니다. 새로 나온 전기차인데, 앞쪽 액슬 샤프트 실(seal)이 새는 것이 보입니다. 포드의 품질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 “질질이” 어딘가 새는 곳이 많은 것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기존 픽업 트럭에서는 보통 샐 수 있는 곳에서는 다 새는 것이 포드 트럭입니다. 엔진에서 새고, 트랜스미션에서 새고, 파워스티어링에서 새고, 액슬에서 새고, 냉각수가 새고, 전기차에 엔진도 없고, 트랜스미션도 없으니, 이제는 액슬 부분에서 새는 것이 보입니다. 뒤쪽 액슬 디퍼랜셜 엑츄에이터에서 새는 것이 보입니다. 샌 오일이 시커멓게 뒤쪽 액슬을 뒤덮었습니다. 뒤덮인 오일을 씻어낸 모습에서 오일이 얼마나 많이 샌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새는 부분을 정비해서 되팔아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엠 딜러에서 새로 나온 전기차의 부품을 어디서 구해야 ...

좋은 차 모는 바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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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차 모는 바보들 2020년형이면 4년 밖에 되지 않은 신삥입니다. 이것에 문제가 있어 딜러에 왔습니다. 차는 멋진 지엠씨 트럭입니다. 차는 크고 멋있는데, 엔진은 2.7리터 밖에 되지 않는 터보엔진입니다. 이렇게 큰 픽업 트럭의 엔진은 통상 5리터가 넘는데, 트럭 가격을 좀 낮춰보려고 그런 작은 엔진에 터보를 달아 라인에 끼워넣었습니다. 트럭은 갖고 싶은데,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서 가격을 조금 낮춰보려고 그런 라인업을 만든 것입니다. 문제가 있으면 그냥 딜러에 맡기면 되는데, 이 트럭주인은 코드를 찍어보고는 엔진 오일압력쪽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차를 맡겼습니다. 코드를 직접 찍어봤으면 직접 고쳐보시든지, 자기가 직접 손볼 것도 아니면서 그 비싼 코드리더는 뭣하러 가지고 있는 거지? 딜러를 믿지 못하고 영 엄한 소리할까봐 속지 않으려고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한 것인가? 이런 류의 인간들도 영 재수없는 스타일입니다. 딜러 스캐너로 코드를 찍어보니, 엔진오일 압력쪽에 문제가 있는 코드가 떴습니다. 차를 들여올 때, 엔진소리가 영 거슬리고, 악셀페달을 조금 밟아주면 거친 쇠소리가 크게 납니다. 엔진 오일을 체크해보니, 딥스틱(dipstick)에 오일이 찍히질 않습니다. 엔진오일을 탑업(top up)하니 2.5리터나 들어갑니다. 엔진 오일을 채워넣었더니, 소리가 사라졌습니다. 오일이 부족하니 엔진오일 압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코드가 뜨고, 타이밍 체인에 윤활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그리 큰 소리가 났던 것입니다. 차주인이 겉멋만 들어가지고, 코드리더는 가지고 다니면서 가장 기본적인 체크는 해보지도 않는, 헛똑똑였습니다. 이렇게 멍청하게 차 관리해 가지고는 언젠가는 엔진 하나 말아먹고 큰 돈을 써야 할 운명입니다. 뒤이어 받은 차는연식이 좀 된, 2009년형 아바란치 트럭입니다. 이 차는 주인이 스파크 플러그를 교체해달라는 요청이 있습니다. 스파크 플러그를 하나 뽑아보니, 심히 낡아있습니다. 새 스파크플러그와...

2015 캐딜락 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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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캐딜락 ATS 입고된 2015년형 캐딜락 ATS 중고차를 재판매하기 위한 인스팩션을 했습니다. 손봐야 할 부분을 찾아 리포팅하고 차를 빼내려는데, 조수석 윈도가 올라가질 않습니다. 작동하던 것이 인스팩션 하고 나니까 갑자기 왜 움직이질 않아? 샵포맨에게 리포팅하고 문제점을 찾기 위해 조수석 도어 트림판넬을 떼어냈습니다. 윈도 모터를 인스팩션하기 위한 것입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찾아보려면 윈도모터, 스위치, 서킷 와이어링등을 조사해봐야 합니다. 경험에 의하여 무작정 작업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요즘 차량들은 연도별, 모델별로 설계 디자인이 차이가 있어서 SI(Service Information)을 따라가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길입니다. SI를 열어보니, Test 3를 실시해보라는 내용이 보입니다. SI를 따라 그라운드 서킷에 이상이 없는지 먼저 확인한 다음에 윈도 스위치의 터미널 8과 그라운드 터미널을 점퍼시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전기회로도를 보면 퓨즈를 통과한 12V 배터리 전압이 윈도 모터 서킷에 와서 늘 걸려 있는 상태입니다. 윈도 스위치를 작동하는 것은 전압을 그라운드로 연결하여 서킷을 완성시켜 주는 것입니다. 즉, 윈도 스위치를 올리는 쪽으로 작동시키면 모터가 윈도를 올리는 쪽으로 움직이도록 스위치가 전압-모터-그라운드로 연결되는 서킷을 완성시켜주어 윈도가 올라가는 것입니다. SI의 내용대로 윈도 스위치의 8번 터미널과 그라운드 터미널 사이를 점퍼시키니, 갑자기 윈도가 올라갑니다. 모든 게 정상이잖아? 그럼 왜 움직이다가 갑자기 안 움직였고, 지금은 왜 다시 또 움직이는 거야? 뭔 일이 있었던거야? 샵포맨에게 리포팅하면서 왜 그런거지 물어보니, 샵포맨 또한 낸들 알겠냐?  이런 일이 왕왕 있습니다. 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그냥 커넥터 한번 뺐다 껴주면 언제 뭔일 있었냐 싶게 멀쩡히 작동하는 경우 말입니다. 전기 저항치에 아주 민감하게 작동하는 에어...

캐딜락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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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매니아 Cadillac, 캐딜락 아십니까? 한국에 차가 귀하던 시절, 박정희 대통령의 의전차량이 캐릭락으로 알려지면서 오공시절을 산 아재들의 드림카였던 자동차 브랜드가 캐딜락이었습니다. 한국전쟁을 치르고 온나라에 거지들이 들끓던 시절에 미국은 자동차 붐이 일어나면서 자동차로 북미 대륙을 누비며 호텔에서 먹고 자고 하는 자동차 여행 열풍이 불었습니다. 그런 아재 중 하나인 제가 지금은 캐딜락을 거의 매일 만지고 있으니, 출세빵입니다. 당시 미국에서도 캐딜락이면 호사스런 자동차였습니다. 현재 캐딜락을 만드는 자동차 회사는 지엠(GM)입니다. 지엠이 현재 가지고 있는 브랜드는 뷰익, 쉐비, 캐딜락, 지엠씨입니다. 프라임 모기지 붕괴 사건 이후 어려움에 처하면서 자칫 망할뻔 했는데, 경쟁력이 떨어지는 몇몇 브랜드를 정리하면서 기사회생했습니다. 그때 정리된 브랜드는 폰티악, 새턴 등입니다. 휴머는 원래 지엠 브랜드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지엠이 사들였다가 망할뻔 했을 때, 없어지나 했는데, 없애지 않고, 쉐비 브랜드로 흡수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지엠 트럭 중에 휴머를 최초의 전기차 트럭으로 선보였습니다.  지엠의 대표적인 스포츠카는 콜벳인데, 그게 캐딜락 브랜드에 속하지 않고, 쉐비 브랜드에 속한 것은 조금 의외입니다. 지엠의 최고급 브랜드는 캐딜락입니다. 미국차 중에서 독일차에 견줄만한 고급차가 캐딜락입니다.  오늘 2014년형 캐딜락 ATS를 받아 정비를 했는데, 이 차주인 가만 보니 캐딜락 매니아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캐딜락 차에는 여기저기 캐딜락 로고가 많이 붙어있는데, 이 사람은 캐딜락 엑서서리를 엄청 사들여서 차를 캐딜락 엠블럼으로 도배를 했습니다. 자동차 타이어 공기압 넣은 공기 주입구 꼭지에도 캐딜락 엠블렘을 달았습니다. 목받침과 센터콘솔 커버에도 캐딜락 엠블럼이 보입니다. 스티어링 휠 커버에도 엠블럼을 추가했고, 센터콘솔 옆에 추가로 캐딜락 엠블럼이 있는...

배터리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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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블루스 아침에 나갔던 아내가 다시 돌아와서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가서 확인해보니 배터리가 완전히 죽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전혀 힘없는 기색없이 빵빵하게 시동이 걸리던 배터리가 왜 한밤 자고나서는 그렇게 픽 완전히 맛이 갔는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배터리, 이 배터리 7년 쓴 배터리입니다. 2017년형 코롤라 새 차를 사서 11만 km 정도를 주행을 했고, 이제 2024년 11월이니, 배터리 나이가 일곱살이 된 것입니다. 현재의 직업이 미캐닉인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으로 12V 자동차 배터리의 수명은 5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배터리는 제가 생각하는 배터리 수명을 2년이나 더 지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터리를 이제나 저제나 언제나 바꾸나 생각하고 있던 중이었고, 시동을 걸 때 배터리가 힘이 떨어져 조금 털털거리기 시작하면 바로 배터리를 바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프로세스 없이 이 배터리는 그냥 어느 날 아침 갑자기 꼴까닥한 것입니다. 여름보다 겨울에 배터리가 힘을 더 못쓰는데, 초겨울 아침에 사망하신 것입니다. 지난 여름에 그냥 배터리를 바꿀까 생각을 했는데, 그때 그냥 마구 바꾸어 놓았으면 오늘 아침 같은 황당한 일을 겪지 않았을텐데 후회가 되는 일입니다. 배터리를 하루라도 더 쓰려고 아까워 했다가 망했습니다.  이 차를 저만 운전하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아내가 혼자 운전할 일이 자주 있는지라 아내가 혼자 운전하다가 차 때문에 곤경을 당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BCAA(미국에서는 AAA, 캐나다에서는 CAA, BC주에서는 BCAA)에 멤버십 가입을 해둔 것이 있습니다. 오늘이 그 멤버십을 제대로 사용할 날입니다.  BCAA에 전화를 걸어 배터리 부스팅을 부탁했습니다. 새 배터리 가격을 물어보니, 260불 정도를 말합니다. 그래서 그냥 부스팅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 시간 뒤에 BCAA 트럭이 와서 배터리를 체크하고 배터리가 사망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

D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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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 제 왼쪽 옆에서 일하는 친구는 에릭입니다. 엄청난 덩치와 괴력을 가지고 있는 백인 젊은이입니다. 저는 트럭 앞쪽 액슬을 두 손으로도 낑낑대며 드는데, 이 친구는 그걸 한손을 번쩍번쩍 듭니다. 그런 엄청난 덩치가 트럭 엔진룸에 틀어박혀 있습니다. 뭐 하는 거지요? 쥐 잡나요? DEF, Diesel Exhaust Fluid를 일컫는 말입니다. 디젤차에서 배기가스로 배출되는 NOx를 정화하기 위하여 고온 상태의 배기가스에 DEF를 분사하여 정화시킵니다. 가솔린 차에는 연료 주입구가 휘발유 채워넣는 구멍 하나뿐인데, 디젤차는 연료인 디젤 외에 이 DEF를 채워넣는 주입구가 하나 더 있습니다.  DEF 채워넣는 주입구가 엔진쪽에 따로 있는 경우에는 디젤 주입구에 DEF를 채워넣는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적은데 반해, 디젤 주입구와 DEF 주입구가 나란히 있는 경우, DEF를 디젤 주입구에 채워넣는 사고가 종종 발생합니다. 종종이라기 보다는 꽤 자주 발생하는 것을 봅니다. 아래 그림에서 파란색 캡이 DEF를 넣은 주입구입니다.  DEF를 디젤 주입구에 채워넣을 경우, 백프로 트럭이 퍼져 견인되어 옵니다. 디젤엔진은 높은 압력으로 디젤 연료를 엔진으로 보내는데, 고압이면서도 연료공급 루트와 인젝터는 연료가 지나는 길이 아주 미세하고 협소합니다. 여기에 DEF가 들어가 버리면 연료탱크에서부터 연료펌프와 인젝터 모두 DEF 결정체에 의하여 막혀 버립니다. 아래 그림은 에릭이 끄집어내어 밖으로 패대기친 인젝터 라인입니다. 이런 사고가 벌어지면 연료탱크에서부터 인젝터까지 모든 연료라인을 교체해주어야 합니다. 디젤 트럭의 엔진룸을 들여다보면 숨이 턱 막힙니다. 디젤 엔진에서는 디젤을 태우기 위하여 엄청난 양의 공기가 필요합니다. 가솔린 엔진은 점화플러그로 연료를 점화시키지만, 디젤 엔진은 공기를 많이 빨아들여 그걸 압축할 때 발생하는 열로 디젤에 불을 붙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 많은 공기를 엔진으로...

OTA upd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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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A updates 2021년형 지엠 아카디아가 지엠 딜러에 정비받으러 왔습니다. 이 사람 차를 보니 원래 딜러에서 정비를 받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일 필터를 봐도 그렇고 브레이크 정비를 한 것을 보니, 일반 정비샵을 이용하는 사람인데 지엠 딜러로 온 것은 워런티를 받으로 온 것입니다.  지엠차에는 On Star라는 망이 연결됩니다. 이게 위성으로 연결되어 스마트폰이 터지지 않는 북미 오지 어디를 가나 연결되는 건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아니고, 스마트폰같이 로컬 스마트폰망을 이용하여 연결되는 온라인 서비스입니다. 따라서 온스타가 어디서나 연결되는 줄로 잘못 알고 온스타만 믿고 스마트폰 터지지 않는 오지에 함부로 막 들어가면 안됩니다. 이게 또 무료가 아니고 유료입니다. 어디서 차가 퍼지는 긴급 사태가 발생하면 SOS 버튼을 눌러 구조를 요청할 수 있고, 온스타 버튼을 눌러 지엠의 온스타 담당자와 연결하여 문제를 문의할 수도 있습니다. 이 차가 온 이유는 아래 그림과 같이 라디오 화면이 먹통이 되어서입니다. 잘 나오던 화면이 갑자기 어디가 망가져서 그리 된 것은 아니고, 지엠이 라디오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해준답시고, 온스타망으로 업데이트 파일을 전송하다가 실패를 하여 그리된 것입니다. 무선망을 통하여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주는 것을 OTA(over the air)라고 합니다. 딜러에서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때, 파일 전송 도중에 파일이 깨지고 업데이트에 실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무선으로 하지 말고, 노트북을 인터넷망에 유선으로 연결하여 업데이트를 하라고 강조하면서 지들은 OTA를 왜 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스캐너를 꼽아 스캐닝해보니, 먹통된 라디오 화면과 관련된 코드가 둘 발견됩니다. HMI(human machine interface) 콘트롤 모듈이 라디오와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다는 코드들입니다. 이 코드와 관련된 지엠 정비매뉴얼 문서를 읽어보면 서킷과 시스템 진단을 하라는 추천이 있지만, 매뉴얼 따라...

잔고민 해결 소품 삼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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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고민 해결 소품 삼인방 주말에  코스트코에 서 쇼핑하면서 후레쉬가 보여 한 팩을 구입했습니다. 듀라셀 브랜드인데, 그동안 나온 듀라셀의 후레쉬 제품은 알카라인 건전지를 넣는 제품들을 내놓았습니다. 재충전 배터리가 대세인 세상에 알카라인 배터리를 쓰는 후레쉬라니. 그런데 이번에 보이는 것은 재충전 배터리를 포함한 것입니다. 정비하면서는 한시라도 후레쉬를 놓을 수 없습니다. 정비하는 사람이 몸에 달고 다니는 것이 후레쉬입니다. 두 손을 써야 하니 머리에 끼는 것을 쓰기도 하고, 목에 거는 것을 쓰기도 하고, 아니면 마그네틱이 달려 있어 차에 붙이고 쓰는 형식의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비하다 보면 이걸 차에 놔두고 잃어 버리는 수도 있고, 배터리 소모 시간이 너무 짧은 문제도 있어, 이런 고민 없는 좋은 후레쉬를 확보하는 것이 정비하는 사람들의 작은 로망 중 하나입니다. 이 듀라셀 후레쉬 팩에는 세 개의 후레쉬가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아내가 달라고 해서 주고 두 개를 일하면서 써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에 스카치 테이프를 둘렀습니다. 스위치 커버를 충전잭 커버인줄 알고 열어보다가 연 것이 아니라 뜯어버려 망가뜨렸습니다. 찢어진 고무 커버 조각을 스위치 구멍에 대고 떨어지지 않게 스카치 테이프를 붙인 것입니다. 바보! 그런데 이 듀라셀 후레쉬, 썩 괜찮습니다. 한 손에 들고 써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퀵 인스팩션을 할 때 유용합니다. 그리고 사용시간도 꽤 되는 것같고,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기능이 단순한 것입니다. 요즘 나오는 후레쉬들은 기능이 너무 많습니다. 사용시간을 늘리려고 약한 불로 바꾸는 기능, 앰블런스 불빛처럼 번쩍거리게 하는 기능, 구조신호를 보내는 기능등을 집어넣어 토글할 때만다 다른 기능으로 넘어가게 하는데, 그런 후레쉬는 한번 껐다가 끄려면 스위치를 대여섯번 눌러야 합니다. 그게 좋은 게 아니라 얼마나 불편한지 모릅니다. 그에 반해 이 듀라셀 후레쉬는 한번 누르면 켜지고, 쓰다가 끄려면 다시 한번 더 스위치를 누르...

리노보 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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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보의 품질 나이가 드니 때로 집중력이나 주의력이 떨어지는 것을 자주 경험합니다. 뭐 젊어서도 머리가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일하다 샵포맨(shop foreman) 사무실로 향하는 중 칠판에 쓰여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거 언제 이런 게 적혀있었지? 8월 28일이 언제야? 오늘이 며칠이야?’ 마침 칠판 가까이 어플랜티스(apprentice)가 있어 그의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오늘이 며칠이야? 오늘이 28일이야? 오늘 아침에 샵미팅이 있었어? 나 지각하느라고 그 시간에 없었는데? 미팅했어? 미팅 목적이 뭐야?” 물어보니, 젊은 놈 둘이 배실배실 웃으며, “아침에 미팅 했어. 매일 늦지 말고, 일찍 와서 8시부터 정확하게 일하라는 거야. 그런데, 넌 스페셜 해서 괜찮아.” ‘헐!’ 정신이 없어도 그렇게? 미팅 공지를 보지도 못했고, 늘 하던 것처럼 지각도 아낌없이(?) 또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개의치 않고, 심지어는 매니저도 아무런 표정이 없습니다. 은퇴한 놈이 계속 일하고 있으니, 아주 열외로 제껴 놓았습니다. 그냥 노트북에 뜨는 일 하나하나 잘 처리하면서 고장난 차 내보내면 뭐라 와서 들여다보거나 간섭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투명인간? 그런데 이런 상황이 너무나 자유롭고 편할 수가 없습니다. 한국에서 대기업 다닐 때는 지각 한번 하면 그날 무서운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과장님 앞에 불려가 잔소리 듣고, 시말서 쓰고, 진급 누락되는 빌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시절에 비하면 이건 직장 환경이 천국입니다. 10만불짜리 미국산 스포츠카, 북미인들의 로망 픽업 트럭, 그런 장난감 같은 쇳덩이와 씨름하며 하루를 보내는 일이 노쇠한 몸이 계속 견디고 있기에는 버겁지 않은 일이 아니긴 하지만, 좌우지간 아직도 이 정신 가지고 헤롱헤롱 버티고 있는 게 감사하고 신기할 뿐입니다. 지엠 딜러샵은 오래전부터 테크니션들이 1인 1노트북으로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노트북에 뜨는 작업 화면이 도스베이스였는데, 이게 최근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