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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큰 바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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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큰 바위 얼굴 아침에 청소하고 빨래하고 몇가지 잡동사니들 정리하고나니 오전이 다 갔습니다. 김밥 말아 집을 나섰고, 시투스카이(Sea to Sky) 하이웨이를 탔습니다. 바닷길을 따라 드라이브 하며 멀리 높은 산에 쌓여있는 눈을 보면 눈도 맑아지고 마음도 시원해지고 영혼이 정화되는 기분을 느낍니다. 오늘은 동네 뒷산 사이프러스가 아니고, 스쿼미시(Squamish)로 향했습니다. 곧바로 엘리스 레이크로 향했습니다. 트럼프 때문에 지금 육이오때 난리는 난리도 아닌데, 앨리스 레이크 주차장에는 미국번호판이 달린 차들이 많이 보입니다. 밴쿠버가 놀기 좋은 곳이라 날만 좋으면 미국차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곳이지만, 오늘은 유난히 많이 보입니다. 국경 바로 넘어, 워싱턴 주에서 온 차들이 많이 보이고, 워싱턴 주와 캘리포니아 주 사이에 있는 오레곤 주 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도 보이고, 심지어는 알래스카 번호판도 보입니다. 앨리스 레이크에는 벌써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앨리스 레이크 주변 산으로 자전거 트레일이 많아 산악 자전거도 많이 보이고, 스쿼미쉬 동네 꼬맹이들이 낚싯대들고 자전거 끌고 앨리스 레이크로 낚시하러 오는 모습도 보입니다. 캐나다, 참 제너러스한 나라입니다. 꼬맹이들은 라이센스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런 공기 좋은 곳에 나와 먹는 라면은 몸에 해롭지 않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오늘 햇볕이 정말 좋은 날입니다. 한 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날이 좋습니다. 앨리스 레이크에서 나와 고사리 밭을 찾아 보았는데, 스쿼미시 고사리는 웨스트 밴쿠버 고사리만큼 실하지가 않습니다. 고사리 원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숲속으로 난 트레일을 좀 걷다가 나왔습니다. 이 숲에는 쿠거, 코요테, 곰들이 출몰합니다.  숲을 나와 스쿼미시 월마트에 들렸습니다. 월마트에서만 살 수 있는 싸고 좋은 것들이 있습니다. 거길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아프레 스노슈잉(Après-Snowsho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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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레 스노슈잉(Après-Snowshoeing) 아프레 스키(Après-Ski), 친구들끼리 어울려 높은 산 위에 올라가 하루종일 스키를 즐긴 다음에 빌리지에 내려와 펍(pub)에 들려 먹고 마시고 떠들면서 즐거웠던 하루의 회포를 푸는 것을 아프레 스키라고 합니다. 아프레는 불어로 영어의 after 의미입니다. 애프터 미팅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것입니다. 칼라한 밸리의 올림픽 파크에서 거나하게 스노슈잉을 즐긴 다음에 밴쿠버로 돌아오는 길, 밴쿠버와 휘슬러의 중간에 있는 스쿼미시에 들려 아프레스노슈잉을 즐겼습니다. 장소는 스쿼미시 강의 쉼없는 급류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강둑 위에 있는 워터쉐드그릴(The Watershed Grill)이라는 레스토랑입니다. 강둑에 있는 허름한 레스토랑이지만, 음식은 꽤나 수준급으로 잘 합니다. 그래서 점심과 저녁 시간에는 사람들이 제법 북적거릴 정도로 붐비고, 이름값도 하는 식당입니다. 그에 걸맞게 음식값도 시골이라고 싸지 않고, 대도시의 여늬 식당 음식값 수준입니다. 넷이서 하나씩 요리를 주문하니, 먹을 때는 분위기 좋은 곳에서 낄낄거리며 서로 맛있는 것을 쉐어해가며 배불리 먹었지만, 음식값을 결재를 할 때보니, 식비가 백불이 훨 넘어버립니다. 넷이 식사하고 백불이 넘는 것은 바가지는 아닙니다. 그저 평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팁입니다. 팁은 좋은 것입니까? 없어져야 할 것입니까? 필요악입니까? 일반 레스토랑들은 맥도날드같이 왜 팁을 없애지 못하는 것일까요? 맥도날드는 음식을 테이블로 날라주는 사람이 없어서 팁을 받지 않는 것인가요? 그러면 서서 주문하고, 음식이나 음료 받아가는 스타벅스에서는 왜 팁을 받는 것인가요? 식당에서 서빙하는 사람보다 육체적으로 훨씬 힘들게 일하는 노가다 미캐닉에게는 왜 팁을 주지 않는 것인가요? 음식을 서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가요? 음식보다 훨씬 더 비싼, 현대 생활에 없어서는 생활이 되지 않을 무지 비싼 자동차를 손봐주는데요?  제 개인...

Squamish Valley Golf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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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mish Valley Golf Club 스쿼미시, 밴쿠버에 사는 한국 사람인데, 스쿼미쉬가 어딘지 모르는 사람을 본 일이 있습니다. 스쿼미쉬는 웨스트 밴쿠버에서 휘슬러 가는 길, 딱 중간에 있습니다. 밴쿠버에 살면서 휘슬러로 놀러가는 사람은 있어도 일부러 스쿼미쉬로 놀러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휘슬러 가는 길에 그냥 휙 지나가는 조그만 산골 마을입니다. 스쿼미쉬쯤 가도 가서 스쿼미쉬에 있는 곤돌라를 타거나, 쉐논폴(Shannon falls) 보는 걸로 볼 일 다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일입니다.  오늘, 스쿼미쉬로 올라갔습니다. 웨스트 밴쿠버에서 40분 정도의 거리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팀호튼즈에 들려 밥(?)을 먼저 먹었습니다. 밴쿠버에 와서도 김치와 찌개 없으면 밥 못먹는 사람들이 많지만, 저는 이런 밥도 참 맛있습니다. 커피는 블랙으로 시키는 것이 맞습니다. 설탕이나 밀크를 섞으면 커피 샷을 줄이는지, 커피맛이 거의 나지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블랙으로 마셔야 진한 커피의 맛을 제대로 즐기면서 샌드위치의 맛과도 잘 어울리는 것을 입안 가득 느낄 수 있습니다. 많은 밴쿠버 사람들이 스쿼미쉬를 잘 모르지만 저는 스쿼미쉬에 가면 놀고볼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스쿼미쉬에 3년 살면서 쌓인 노하우가 있고, 놀던 나와바리가 곳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골프장으로 갔습니다. 골프를 치러 간 것은 아닙니다. 겨울철에는 골프장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골프장에서 사람이 있는 곳은 골프장 레스토랑입니다. 거기는 사람들이 모여 음악도 연주를 하고 행사를 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골프장에 차를 세우고 골프장 옆을 흐르고 있는 멈퀌(Mumquam) 리버로 나갔습니다. 엄청난 양의 맑은 물이 흐르고 있는, 첨(chum)과 코호(Coho) 연어가 올라오는 강입니다. 상류쪽의 거친 물살을 즐기는 화이트 카약커들이 가끔 보이기도 하는 명품강입니다. 돌많은 강가에서 멀리 보이는 가리발디 산이 멋집니다. 골프장으로 간 ...

낚시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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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의 추억 한국에서 민물 낚시 좋아하는 사람들이 제일 쳐주는 고기는 단연 붕어입니다. 그런데 내륙의 강에서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제일로 쳐주는 민물의 제왕은 쏘가리입니다. 그러면 캐나다에서는? 밴쿠버에 와서 한때 낚시의 재미에 빠졌던 때가 있는데, 그때 캐나다 낚시 레귤레이션(regulation)을 공부하면서 밴쿠버 강의 민물의 제왕은 스틸헤드라는 걸 알았습니다. 물론 밴쿠버에서 제일 큰 강인 프레이저 리버에서는 4~5미터 되는 철갑상어가 강물의 제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스쿼미시 강의 제왕은 스틸헤드입니다. 이것은 바다에서 자라 강으로 올라오는 연어와 사촌지간입니다. 연어와 다른 점은 연어는 잡아서 하루 2마리까지 잡아갈 수 있지만, 스틸헤드는 손맛만 느껴보고 바로 물로 돌려보내줘야 합니다. 그 법규를 어기면 한달 월급을 벌금으로 물 수도 있습니다. 스쿼미쉬강의 발원지는 멀리 휘슬러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거기서 스퀴미쉬까지 내려오는 동안 수많은 작은 지류들이 합쳐져 스쿼미쉬에 이르러서는 커다란 강이 됩니다. 스틸헤드를 잡기 위해서는 민물 라이센스를 구입해야 합니다. 스쿼미쉬에서 민물 낚시와 바다 낚시를 구분하는 선은 스쿼미쉬에서 썬샤인 코스트로 건너가는 고압선이 경계입니다. 그 선 하류로는 바다 낚시 라이센스로 낚시를 하고, 그 고압선 상류쪽에서 낚시를 던지려면 민물 낚시 라이센스를 소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고압선은 독수리 뷰포인트가 있는 스쿼미쉬 강둑에 올라 상류쪽을 보면 저멀리 고압선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고압선이 민물과 바다 낚시를 구분짓는 경계선입니다. 저는 스틸헤드를 낚아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민물 낚시 라이센스와 플라이낚시 채비를 마련했었지만, 스틸헤드 손맛은 보지 못했고, 레인보우 트라웃만 잡아본 경험이 있습니다. 스틸헤드는 다 큰 연어처럼 크고 힘도 세지만, 어른 팔뚝보다 조금 작은 레인보우는 플라이로 채는 순간의 짜릿한 손맛만 아주 짧게 있을 뿐입니다. 브레드 피트가 레인보우 트라웃 잡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가 있는데, 거기는 트...

휘슬러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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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러 단풍 “어디 가지?” 2024년 11월이 시작되는 날, 이번 주에는 썸머타임이 해제됩니다. “휘슬러, 어때?”  휘슬러, 밴쿠버 살고 있으면서도 살기 바빠 몇년 동안 휘슬러에 한번도 가보지 않는 사람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런 휘슬러를 거의 주말마다 들리며 휘슬러와 블랙콤 산을 누빈 시절이 있습니다. 캐나다에서의 저의 아웃도어 생활의 정점을 찍은 시절입니다. 밴쿠버에서 스쿼미쉬까지 대충 60km, 스쿼미쉬에서 휘슬러까지 다시 60km, 아무리 느그적거리며 느리게 가도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휘슬러를 매주 놀러갈 수 있었던 것은 스쿼미쉬에서 살던 3년간입니다. 웨스트밴쿠버로 내려와 살면서는 휘슬러에 그리 자주 가보지 못했습니다. 휘슬러까지의 거리가 스쿼미쉬에서는 만만했는데, 밴쿠버에서 가기는 약간 부담이 되는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막상 가보니, 가끔씩 가볼만한 거리입니다. 자주 다녀봐서 가는 길 풍경의 영상이 익숙하고 거리감이 잘 잡혀있기 때문입니다. 스쿼미쉬를 지나 좀 가면 휘슬러까지의 거리가 30km 남은 것이 스마트폰의 네비 화면에 나타납니다. 그때가 되면 휘슬러에 다 왔다는 생각이 들고 멀다는 부담감이 확 없어집니다.     휘슬러 빌리지를 한바퀴 둘러보고, 블랙콤쪽 오솔길까지 좀 걸어보려면 2시간 정도 파킹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휘슬러 경영권이 캐나다 회사에서 미국 회사로 넘어가면서 주차인심이 아주 빡빡해졌습니다. 전에는 빌리지 마켓플레이스 주차장은 2시간 무료주차였습니다. 그리고, 메인 주차장 제일 아래쪽에도 무료 주차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휘슬러 어디에도, 무료 주차장은 없습니다. 스마트폰앱을 열어 2시간 주차요금을 내니, 6불 정도입니다. 놀다가 주차시간이 더 필요하면 스마트폰으로 연장지불을 할 수 있습니다. 주말이 아니고 주중이라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눈이 오면 만사 제치고 스키를 타려는 사람들 때문에 평일에도 사람들이 붐빌 ...

버섯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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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의 제왕 오늘 또 웨스트밴쿠버를 출발하여 씨투스카이를 타고 스쿼미쉬로 향했습니다. 엘리스 레이크에 차를 세우고 트레일로 들어서니 비 온 뒤라 버섯이 대폭발을 했습니다. 트레일을 돌면서 각종 버섯 사진만 수백장을 찍었습니다. 찍은 버섯 사진들이 너무 예뻐서 버섯 사진전이라도 한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후 내내 숲속을 어기적거리며 숲의 향기에 녹아들었습니다. 버섯이 만개한 숲은 양질의 식량 창고입니다. 이 놈은 안됩니다. 땅콩 부스러기를 뒤집어 쓴 섹시한 모습이지만, 독버섯입니다. 벌목된 나무 둥지 위에 소인국 버섯 시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예쁩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Xbox 게임기에서 전쟁게임하는 것이 유행입니다. 그 유행이 숲의 버섯놈들에게도 퍼진 모양입니다. 한 놈은 스나이퍼(저격수)처럼 은밀한데 숨어서 트레일을 지나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습니다. 숲에서는 조심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 버섯이 쏘는 독화살이 날아올지 모릅니다. 사는 게 뭐 그리 힘든 일인지 버섯도 사람만큼이나 삶이 역경인가 봅니다. 90분 풀타임 뛴 축구선수처럼 땀으로 범벅되어 힘들어 하는 녀석도 보입니다.  뒷골목 개구장이처럼 전쟁놀이하는 꼬맹이들도 보입니다. 지들이 무슨 개선장군이나 되는 듯, 개선문에 올라 으스대는 놈들이 보입니다. 오늘의 대박, 랍스터 버섯을 발견했습니다. 지난 몇년간 가끔 이 트레일을 돌았지만, 랍스터 버섯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십여년 전, 이곳에 랍스터 버섯이 몇 났었는데, 어떤 무식한 한국 할머니가 싹쓸이, 씨를 말려 버린 이후로 사라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밴쿠버를 떠난지 오랜 세월 후에 고맙게도 이 숲에 다시 나타난 것입니다. 낙엽들 사이로 붉은 무엇인가가 살짝 보여서 위쪽을 살살 걷어내보니 “심봤다!” 랍스터 버섯입니다. 조심스럽게 버섯 주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