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한, 낭만과 여유 사이
망중한, 낭만과 여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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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시골, 매미 소리가 온 세상을 멜로디로 채우는 시간, 개들은 마루 밑에서 졸고 동네 어르신들은 동네 입구 큰 나무 밑 정자에 누워 여름 산들 바람에 오수를 즐기는 여유, 그게 망중한이지요.
자기 사는 동네에서 일 놓고 그렇게 망중한 여유를 보낼 수 있지만, 여행 가서는 그런 여유를 부리기 쉽지 않습니다. 일생에 두번 다시 이곳을 올 수 있을까 싶어 이름난 곳 하나도 빼먹지 않고 죄다 발도장 찍고, 증명 사진 찍고 발품 팔기 바빠 한 곳에 붙박이로 눌러 앉아 망중한, 여유, 낭만을 부릴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평생 그런 버릇이 유전자에 박혀 버려 밴쿠버에 살면서 로컬로 멀지 않은 곳을 여행하면서도 그런 발바닥 불나는 불꽃 여행을 그만 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이 휴가다라고 생각하고, 나흘 일 끝내고 사흘 노는 주말에 사는 동네 산책을 하면서는 제법 여유를 부리는 폼을 조금씩 부리고 있습니다. 나이 더 들어 몸이 움직이지 않아 할 수 없이 여유를 부릴 수 밖에 없을 때 여유를 부릴 일이 아니라 아직 몸이 빠리빠리 움직여 줄 때도 이젠 좀 걷다가 어디 느긋하게 앉아 시간이 흐르는 소리도 들어보고, 사람들 지나갈 때 흔들리는 공기의 흐름도 느껴보고, 바다의 소리도 들어보고, 사람들 표정도 한번씩 봐주고, 바다의 소리도 들어보고, 머리와 어깨로 떨어지고 있는 햇볕 세례의 온도도 느껴보고, 아무 생각 없이 생각에 빠져보는 망중한을 즐기는 인생의 그 마지막 절정, 쾌락과 희열에 빠져보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웨스트 밴쿠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아름답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를 찾아 이곳에 놀러온 지인들이 모두 좋다고 감탄하고 가는 곳입니다. 그런 곳을 여유를 부리며 어제도 또 오늘도 어슬렁 거리며 돌아다니다, 로컬에서 유명한 커피집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떨다가, 바다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 망중한을 보냈습니다. 다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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