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이 제철

수박이 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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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마치고 나오면서 아내에게 전화해보니, 바닷가 산책을 하고 있다고 답이 왔습니다. 그러면 아내는 걸어서 동쪽으로 오고, 저는 차로 아내가 있는 서쪽으로 가서 도킹할 수 있는 장소, 몰이 있는 어느 근방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주말에 산으로 들로 돌아다닐 때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걸어가도 둘이 있는 것 자체만으로 이벤트가 됩니다. 각자 취향대로 사진 찍고, 맑은 공기 흡입하고, 베리 따고 나물 캐고, 물놀이 하고, 싸간 과일 먹고, 라면 먹고, 그냥 그렇게 망중한. 

그럼 평일 일 끝나고 오후에 만나면? 그러면 “뭐 해보자”라는 게 하나 있어야 재미가 있습니다. 둘이 서로 입에서 나오는 것이 이벤트가 됩니다. 아내의 제안을 먼저 수용하여 홀푸드로 가서 수박을 하나 샀습니다. 때가 여름인 만큼 큰 수박 박스들이 가게 입구에 나와 있습니다. 종류가 세 가지인데, 가격이 중간 것으로 잘 생긴 놈을 하나 골랐습니다. 집에 와서 잘라보니, 정말 수박다운 수박을 잘 골랐습니다. 당도, 신선함, 식감이 기가막힙니다.


그리고 다음 들린 곳은 BC Liquor Store입니다. 오늘 미국 마켓 쉐어 1위 맥주인 Modelo 맥주를 사볼 참이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이 가게에 스탁(stock)이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는데 매점에서는 어디에 두었는지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직원에게 문의하면 알려줄텐데 뭐 그럴 필요까지는 없고, 가격이 제일 싼 맥주인 코로나 맥주를 집어들었습니다. 그걸 들고 나오는데, 어라, 모자가 보입니다. 빨간 모자, 파란 모자, 캐나다 술회사가 프로모션을 하고 있습니다. 술 한 박스를 사면 모자를 사은품으로 주는 것입니다. 아내가 제 머리에 파란 모자 한 번, 빨간 모자 한 번 올려 보더니만, 파란 색이 어울린다고 파란색 모자를 선택했습니다. 모자의 품질이 꽤 괜찮습니다. 한국의 양궁 선수들이 쓰는 모자를 닮은 디자인입니다.


아래 그림이 오늘 산 술입니다. 코로나 맥주는 한 병에 207cc인 아주 작은 미니병입니다. 알콜 도수는 4.6%입니다. 그리고 모자 때문에 산 술은 맥주도 아니고 소주도 아니고, 와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위스키도 아닙니다. 칵테일입니다. 이곳에서는 알콜 사이다라고도 합니다. Clamato라는 제품으로 캐나다 회사가 만든 알콜 음료입니다. 사용한 술은 보드카입니다. 보드카로 만든 사이다, 혹은 칵테일 음료인데 알콜 도수가 5.5%로 맥주보다 높습니다. 캔 하나의 사이즈는 341cc입니다. 

프로모션으로 받은 모자를 보면 Mott's Clamato Caesar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Mott는 술을 만드는 회사이름입니다. Clamato는 clam과 tomato의 합성어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둘을 섞어 만든 토마토 쥬스입니다. Caesar(시저)는 캐나다에서 유명한 칵테일 이름인데 바로 이 Clamato에 보드카를 섞어 만든 칵테일입니다. 캐나다 술집에 가서 시저 달라고 하면 Clamato Caesar를 서빙해줍니다.


코로나 맥주는 병이 투명하고, 라임을 넣어 마시는 것으로 잘 알려진 멕시코 맥주입니다. 늘 그냥 까자마자 입으로 가져가 마시기 바빴는데, 오늘은 알려진대로 라임을 잘라 조그만 조각을 하나 병에 넣어 마셔봤습니다. 넣자마자 마셔서 그런지, 라임을 많이 넣지 않아서 그런지, 뭐 맛의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촌놈! 라임을 칼로 자르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라임 크기가 워낙 작고, 껍질이 상당히 질기기 때문에 라임을 뭉개지 않고 조그만 조각으로 잘라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라임을 잡고 있는 손이 칼에 베이지 않도록 조심도 해야 합니다. 라임이 화학적 특성은 레몬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껍질은 조그만게 만만치가 않습니다.


안주로 곁들인 것은 수박 살 때 같이 산 옥수수와 미나리를 넣어 만든 부침개입니다. 옥수수는 덩치는 큰데, 정작 옥수수 알은 덩치에 비해 작고 부실합니다. 옥수수도 기후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오늘 저녁 미니 맥주 한 병으로 호사를 떨었습니다. 6병 중에 한 병 소비했고, 아직 5병이나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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