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사용해보니

우버 사용해보니

교회에서도 그렇고 요즘 주변에 우버를 하는 분들을 꽤 여러분 보았습니다. 그게 돈이 되는 것인지 물어보기도 그렇고, 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그래서 그게 정말 돈이 되는 것인지 한번 직접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충 감으로는 전혀 아닌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이것에 매달리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우버 드라이버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가입승인절차를 거친 다음,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있는 우버 드라이버 앱을 클릭하여 열고, 사인인(sign in)을 하면 우버앱이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잠시 후 스마트폰 위에서 비즈니스 시작을 알리는 뭔가가 시작이 됩니다. 스마트폰 화면에 오더 메시지가 뜨면서, 이걸 할래하고 물어봅니다. 아래 화면에 뜬 주문은 인도 레스토랑으로 주문이 들어왔는데, 이걸 배달할래 하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레스토랑에 들려 음식을 받아 배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9분, 약 13.2km 떨어진 곳으로 배달을 해주는 건입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배달하고 나면, 8불 63센트를 준다는 것입니다. 8불 받고 누군가의 배고픔을 위해 30분 가량 13km를 기꺼이 주행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까? 기름값은? 이 일은 시급으로 따지면 18불이 채 되지 않는 금액입니다. 기름값을 빼면 더 적은 금액입니다. 하기사 최저임금 받으면서 출근하려면 버스비는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좌우지간 경험해보고자 한 일이니, 스마트 폰 하단에 있는 match 버튼을 눌러 이 일을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웨스트 밴쿠버 마린 드라이브에 있는 인도 레스토랑으로 들어갔습니다. 동네에 있는 레스토랑이지만 그곳에 그런 레스토랑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그곳 음식이 괜찮은지, 서너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아 식사를 즐기고 있습니다. 인도 레스토랑인데도 예상과 달리 강한 향신료 냄새가 전혀 나지를 않습니다. 주문 내용을 보니 스무 아이템을 주문했습니다. 밥은 16인분. 그런데 가관인 것은 요리가 다 완성되어 배달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 요리가 완성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오븐이 아직 데워지지 않았다나? 그것 참! 인도 사람들 답네! 한 시간 정도 기다렸나? 좌우지간 지루할 정도로 한참을 기다린 끝에 음식이 든 큰 봉투를 받았습니다.

배달을 승인하고 나면, 인도 레스토랑에 도달하기까지는 우버 네비가 작동을 하여 레스토랑까지 안내를 합니다. 레스토랑안에 들어가면 스마트폰 화면에 네비화면은 사라지지고, 주문을 verify하라는 화면으로 바뀝니다. 이때 이 버튼을 서둘러 누를 필요가 없습니다. 우버 배달을 주문할 때 주의할 점은 긴장하여 버튼들을 마구 눌러대면 안됩니다. 그럼 아직 배달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배달이 종결되고 배달할 디테일 주소가 있는 지도가 앱에서 사라져 버려 낭패를 당하게 됩니다. 베리파이 버튼은 음식이 완성되어 배달포장에 담겨 나왔을 때 누르면 됩니다. 베리파이 버튼을 누르면 배달 포장에 붙은 QR코드를 스캔합니다. 베리파이를 하고나면 스마트화면 아래쪽에 있는 “픽업 완료” 버튼이 활성화됩니다. 그걸 누르면? 눌러도 다음 화면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 버튼은 클릭을 하는 것이 아니라 버튼의 왼쪽에 보이는 화살표를 홀드하고 오른쪽으로 스크롤하는 것입니다. 요렇게 단계단계마다 조그만 함정(?)들이 있어서 배달을 처음 해보는 초짜 기계치들은 여러 번 맨붕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렇게 배달 음식 픽업을 마치면 다음 단계로 스마트폰에 다시 네비 화면이 뜨고 음식을 배달할 장소로 안내를 시작합니다. 옛날 중국 사람들은 1원을 벌기 위하여 십리를 간다고 했는데, 그 당시 1원은 요즘 백만원이었나? 그러면 하지! 그런데 8불 벌려고 30분 주행하는 것은 가는 내내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비가 길을 안내하다가 마지막에 정확한 배달지 번지 주소를 띄워줍니다. 이 정확한 주소를 잃어버리면 배달을 할 수가 없습니다. 배달지에 도착을 하면 스마트폰에 주문자를 찾을 수 있냐고 묻는 화면이 뜨고, 음식을 무사히 배달을 하고 나면, 배달을 완료했다는 컨펌 버튼이 나타납니다.


배달 완료 버튼을 누르고 나면 배달비 8불 63센트가 우버 카드로 입금되었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그런데 이 인도 음식을 배달하면서 드는 생각은 가까운 인도 음식점에 시키면 되지 왜 이리 멀리 다른 동네에 있는 음식점에 배달을 시켰는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이 식당이 음식을 잘 해서 그런 건지? 도대체 어떤 사람이 주문을 한 건지도 궁금했습니다. 주문한 집에 도착하여 정문을 두드리니 동양 아줌마가 나옵니다. 이것 주문했냐고 하니, 아니고, 집 옆문으로 가라고 합니다. 집 옆으로 돌아서려는데, 집 모퉁이에서 걸어나오는 청년과 마주쳤습니다. 젊은 인도 청년입니다. 아마도 중국 사람집에 세들어 사는 모양입니다. 모퉁이 방에 세들어 사는데, 16인분 음식을 시켜? 도대체 뭔 사연인지 참 궁금합니다.


배달하면서 우버로 돈 벌 일은 아니다 싶은 생각이 확실히 드는데, 반면 또 묘한 생각도 듭니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결합된 게임 같은 것, 그리고 아까운 시간, 비싼 휘발유 쓰면서, 푼돈 버는 게임같은 것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게임에 빠지는 사람들이 자기의 소중한 시간 버리면서 게임에 빠져들듯이 이 우버도 사람들이 이런 재미로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배달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스마트폰에 또 “이거 한 번 할래” 하고 화면에 뜹니다. 이번에는 햄버거 배달입니다. 경험 한 번 더 해보자는 생각에 억셉트(accept) 버튼을 눌렀습니다. 다행히 햄버거 가게인 Five Guys가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있었습니다. 가게에 들어가니, 아까 인도 레스토랑과는 달리 이미 햄버거를 담은 봉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직원에게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니, 햄버거를 담은 봉지를 건네줍니다. 그런데 그 봉지에 부착된 영수증에는 QR코드가 인쇄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햄버거 봉지를 집어들고 나오니 스마트폰에 지도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버 네비게이션이 작동을 하지 않고 스마트폰 화면 상단에 딜리버리 할 곳 주소만 뜹니다. 그 주소를 구글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며 햄버거 받을 사람을 찾아갔습니다. 아파트 앞에 이르니, 아파트 호수가 나오고 1층 정문으로 들어갈 때 키패드 두드리는 번호까지 나타납니다. 햄버거를 주문한 사람은 8층에 살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일까? 8층에 내려서 그 집앞으로 가니 아파트 문이 빼꼼 열려있고 키 작은 할아버지가 잠옷 차림에 부시시한 머리를 하고 햄버거를 받아듭니다. 오늘 햄버거 생각이 무척 났었나 봅니다.


인도 음식을 배달한 거리는 16km, 걸린 시간은 레스토랑에서 음식 기다린 시간까지 합쳐, 1시간 12분, 우버로부터 받은 돈은 8불 63센트입니다.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를 배달하면서 소요된 시간은 30분, 이동한 거리는 7.74km, 받은 돈은 13불 62센트. 햄버거 배달이 가성비 만땅입니다. 이 데이터들을 가지고 우버 음식 배달을 하면 하루에 얼마를 벌 수 있을지 대략 나름대로의 계산이 되겠지만, 효과적인 배달을 잘 선택하는 것이 큰 변수이긴 할 것 같습니다. 레스토랑보다는 패스트푸드 음식 배달을 선택하고, 이동거리 짧고 돈 많이 주는 배달을 선택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스마트폰 위에 뜨는 배달 요청 메시지를 보고 그것을 짧은 시간에 빠르게 잘 판단하는 순발력이 필요한 게임(?)입니다.

그런데 들어온 돈이 처음에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난 금액보다 많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팁 때문에 그렇습니다. 햄버거를 시킨 노인네가 꽤 많은 팁을 기부(?)했습니다. 그에 반해 멀리서 엄청난 양의 요리를 주문한 인도놈은 팁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팁은 식당에 가서 쓸 일이 아니라 우버 배달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팁이 필요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 팁 없이는 우버 운전자들이 기름값도 뽑지 못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지, 팁이 없는 주문에 대해서는 우버가 인센티브를 붙여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팁(tip) 하나 더, 음식을 배달한 사람 집에 도착하면 스마트폰에 새로운 인포메이션이 뜹니다. 뭐 배달한 사람이 음식을 문 앞에 놓고 가기를 원할 수도 있고, 안에 사람이 있지만 배달온 사람을 보고 싶지 않을 경우도 있고, 잠깐 집을 비웠을 수도 있습니다. 배달 시킨 사람에게 직접 음식을 전달해 줄 수 없을 때는 음식 봉투를 문앞에 놓고 스마트폰 화면에 나오는 안내에 따라 배달된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배달을 마무리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면, 사진이 음식을 시킨 사람에게 전송되고 있는 것을 스마트폰 화면에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우버 서버에도 데이터가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이 일을 하루종일 하고 있으면 중간에 스마트폰 배터리가 다 소모될 겁니다. 스마트폰 충전용 보조 배터리를 챙겨야 할 것 같고, 차에 스마트폰 충전킷은 필수입니다. 차에 스마트폰 거치대도 필요합니다. 

결론, 그래서 할 거야? 아니요 직업으로 할 일은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뭐, 연금 받는 노인네들이 푼돈 벌고 소일거리 삼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직업으로 삼기에는 너무 챌린지가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처참한 처지의 소작농 되는 기분이랄까? 아직은 제가 시급 많이 주는 딜러에서 일하고 있으니, 여기서 일할 때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해 길어지면 날 아직 밝은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짬짬히 할만 하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 돈 벌어서 뭐하게? 서너달 짬짬이 우버하면 아직도 무지하게 예쁜, 무능한 이 남자 하나 바라보고 평생 따라오며 도와준 우리 마누라 AI 들어가 있는 최신 스마트폰 하나 개비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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