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의 삼요소

폭발의 삼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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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 딜러, 최근 십년 넘게 제가 일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동안 많은 애들이 들고났습니다. 제 옆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여럿 들고났습니다. 그 중에 존이라는 백인 늙은 이도 한 명 있었습니다. 그는 저보다 다섯 살 연식이 더 오래되었습니다. 테크니션 일을 그만 두고도 이 직장을 떠나지 않고 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대신 테크니션 일은 아니고 파트쪽에서 일을 거들고 있습니다. 은퇴 후에도 꽤 오래 일을 했는데, 캐나다에서 오래 산 사람이 왜 완전히 은퇴를 하지 않고 일을 놓지 않는지 그 사연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야 뭐 사돈 남말 할 일은 아니지만, 저보다는 캐나다에 훨씬 오래 살았으니 연금도 꽤 두둑히 받을 것 같은데 일을 놓지 않는 사연이 저의 것과는 뭔가 다른 것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가 몰고 다니는 고물차가 하나 있습니다. 옆에서 일을 하는 동안 틈이 생길 때마다 짬짬이 그 차를 손보곤 했고, 그럴 때마다 그 고물 처분하고 나머지 인생을 즐길만한 새 차를 하나 구입하라고 해도 그만한 차가 없다고 고집하며 지금까지도 몰고 다니고 있습니다. 

제 옆의 옆에 이란 출신 테크니션 키안이 일하고 있는데 그가 파란 HHR을 베이에 들이고 정비를 하고 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다름 아닌 존의 그 고물차입니다. 시동이 걸리지 않고 계속 털털거리고 있습니다. 연료를 체크해보니 연료가 나오고 있고, 스파크도 있고, 컴프레션 측정을 해보면 실린더 압력도 충분히 걸리고 있습니다. 


연소의 삼요소가 뭔가요? 연료, 온도, 산소인가요? 그런데 정비에서 말하는 폭발의 삼요소는 연료, 스파크, 압력입니다. 압력의 의미 안에 공기와 휘발유의 비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체크해보니, 이 삼요소에 모두 이상이 없는데, 폭발이 일어나지 않고,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틀째 그러고 있는데, 샵에서 제일 오래 일한 그리스 출신 디노와 이태리 출신 조까지 달라붙어 이틀째 끙끙대고 있는데 계속 같은 확인을 하고 또 하면서 털털거리고 있습니다. 이틀째 되는 날, 키안에게 차에서 뽑은 연료를 면봉에 묻혀서 불을 한 번 붙여보라고 귀띔을 해줬는데, 연료를 뽑기는 뽑아봤는데 불을 붙여보는 테스트는 해본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 바로 옆에서 일하는 덩치 큰 에릭이 차가 털털거리는 것을 보고는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그럴 것이라는 쉰 소리를 합니다. 그럼 베테랑들도 그걸 들여다 보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요? 연소실 압력 테스트를 해보니 압력이 충분히 걸리고, 타이밍 체인이 풀린 것같은 노이즈가 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그쪽은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설혹 타이밍이 한 이빨 정도 어긋나 있다고 해도 그것 가지고는 파이어링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털털거리기는 해도 시동이 걸려야 합니다.

그래도 해도해도 파이어링이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으니, 할 수 없이 타이밍 체인을 교체해보기로 한 모양입니다. 그 작업을 하고 있는 키안에게 타이밍 체인이 얼만큼 어긋나 있더냐고 물어보니, 한 이빨 어긋나 있고, 체인이 약간 느슨하다고 했습니다. 그럼 그게 원인이 아닐 수 있네, 타이밍 체인 교체 작업 마치고도 시동이 계속 걸리지 않을 수 있다, 모르는 일이다라고 하니 자기도 그렇게 생각한한다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타이밍 체인 교체 작업을 마치고도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다음 날이 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젠 뭘해볼거냐고 하니, 헤드 가스켓을 교체할 거라고 합니다. 왜? 헤드가스켓에서 심하게 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연료는 테스트 해봤냐고 하니, 차에서 추출한 연료의 색이 투명한 물색이라고 합니다. 보통 휘발유는 노란 색인데 흰색이라!?


그러면 헤드 가스켓 작업 하기 전에 연료통을 내려서 연료통 안쪽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고, 정상적인 휘발유를 채워서 시동이 걸리는지부터 확인하고 그 다음에 헤드 가스켓 작업을 하라고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지금의 연료 상태라면 헤드 가스켓 교체하고도 여전히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키안의 눈이 커지면서 그래야겠다고 합니다.

연소 혹은 폭발의 삼요소를 이야기했지만, 그 중의 핵심은 연료입니다. 간단하게 연료 한 가지를 이야기했지만, 좀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연료의 휘발성이 연소의 핵심입니다. 휘발류가 분사되는 상태로 연소실 내부에 투입되지만, 그에 더하여 연소를 일으키는 핵심은 휘발유의 휘발성 기체입니다. 연료가 오래되어 이 휘발성이 떨어지면 연소가 잘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가 여름 휘발유와 겨울 휘발유가 따로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여름에 주유한 이후에 차를 오래 세워두고 겨울에 되어 시동을 걸려고 하면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연료, 배터리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자동차는 항상 움직여 주어야지 오래 세워두지 말아야 할 물건입니다.

키안에게 한 가지 더 첨언해준 이야기는 존이 평소에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을 휘발유 통으로 가지고 와서 차에 집어 넣는 것을 몇 번 봤다 만약 그것이 에틸렌이라면 휘발유보다 증발이 더 빨리 되었을 것이고, 휘발성이 떨어져 전혀 폭발이 일어나지 않은 원인이 될 수 있다. 추출한 것의 물질이 투명한 물색이었고 그게 연소가 되지 않는 것이라면 헤드 가스켓 작업 하기 전에 연료통에 지금 있는 것 비우고, 정상적인 휘발유를 넣고 시동이 걸리는지 먼저 확인해봐라 그렇지 않으면 헤드 가스켓 바꾸고도 시동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확인을 해주었습니다.

인생은 꼼수로 살면 안됩니다. 꼼수 부리는 선무당이 사람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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