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age
Ou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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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을 뭐라하나요? 블랙아웃(blackout)이라고 하지 않나요? 그런데 이곳 밴쿠버에서는 아우티지(outage)라는 말을 씁니다.
주말 잘 보내고, 월요일 아침 출근해야 하는데, 새벽에 깨어보니 그냥 깜깜합니다. 디지털 탁상 시계의 LED 불빛조차 보이지 않는 암흑입니다. 베란다를 내다보니, 아파트 빌딩마다 자가 발전지 돌아가는 소리가 붕붕 들립니다. 동네가 전체가 정전입니다. 아파트 따뜻한 방에서 곤히 자느라고 전혀 몰랐는데, 베란다에 나서보니, 아직 남은 싸한 바람이 뺨을 슬쩍 긁으며 지나가는데, 지난 밤 기세가 어땠는지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지난 밤 대단한 비바람이 어디 큰 나무들을 넘어뜨리고 그것들이 전깃줄을 덮친 모양입니다.
불은 들어오지 않지만, 화장실 물도 내려가고 가스로 데운 뜨거운 샤워물도 나오지만, 깜깜한 욕실에서 그러고 있고 싶지 않아 대충 주워 입고 그냥 일찍 출근을 했습니다. 살고 있는 웨스트 밴쿠버를 벗어나 일하고 있는 노스밴쿠버로 들어서니 그곳은 불이 훤히 들어와 있습니다. 가는 길에 맥도널드에 들려 맥 블랙퍼스트를 사들고 그걸로 아침을 떼웠습니다. 보온병에 물도 채우고 나오지 못해, 아침에 맥에서 받은 종이컵에 든 미디엄 블랙커피로 찔끔거리며 일을 했습니다.
점심도 아침에 들린 그 맥에 가서 빅백밀로 점심을 대신했습니다. 퇴근할 때보니 운전석 옆 컵홀더에는 맥 커피가 담긴 종이컵과 점심 때 빅맥에 따라온 콜라컵이 보입니다.
그렇게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하루를 보내고 밖으로 나서는데, 4시반의 하늘은 벌써 석양입니다. 멋집니다.
다음 주 동지까지는 계속 더 일찍 깜깜해지겠지요? 크리스마스 지나고 새해가 오고 그렇게 뭉기적거리다 보면 다시 느닷없이 날이 또 길어지겠지요? 그런데 가만 보니, 올해 크리스마스와 새해는 정말 착합니다. 둘다 모두 목요일입니다. 나흘만 일하는 저는 그 덕분에 사흘만 일하면 됩니다. 두 주나. 아싸!
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착한 아내가 맞아주면서 저녁으로 카레를 해주고 야체도 듬뿍 준비해줍니다. 어릴 때는 집에 들어가면서 “엄마 밥”하면 엄마가 예뻐해주면서 얼른 밥상을 차려주셨는데, 그 일을 고맙게도 지금은 아내가 해주고 있습니다. 남자는 태어나서 여복을 정말 엄청나게 받고 삽니다. 세상 축복은 여자보다 남자들이 더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남자들은 평생 여자들에게 충성하고 고마운 줄 알고 살아야 합니다.
공치사.
엄마든, 아내든, 밥 해주고 반찬해주면서 내가 쌀을 잘 씼어서, 타지 않게 뜸도 잘 들이고, 정말 맛있게 했어. 상추도 잘 씻었고, 콩나물도 한 올 한 올 정성스럽게 잘 다듬었어, 그런 소리하는 것을 평생 한 번도 듣지 못했습니다. 여자들은 공치사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남자의 특기는 공치사입니다. 나이들수록 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공치사와 자기자랑은 치매 환자보다 더 심해집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남자가 여자보다 못해 보입니다. 윤석열이 같은 찌질이를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확실히 듭니다. 그런 놈들, 극우 놈들 정말 다 아웃(out) 시켜버려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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