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당한 AI

테러 당한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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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음악 행사를 위하여 제가 우쿨렐레 TAB 악보를 요즘 좀 많이 만들고 있는데, 뮤즈스코어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마우스를 조작해가며 다양한 종류의 음표와 쉼표를 악보에 한 땀 한 땀 찍어나가는 게 이게 뭐 뜨개질도 아니고 정말 진땀이 나는 작업입니다. 뜨개질이 진땀이 나는 작업이라 한 땀 한 땀이라는 말이 거기서 생긴 모양입니다. 

그런데 뭐 털 쉐터 하나 만들려면 수만 땀을 엮어야 하니 곡 하나 만드는 수고가 털쉐타 하나 만드는 작업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음표 하나를 찍어 넣는 작업은 뜨개질 한 땀 따는 것보다 시간이 훨 많이 걸리고 신경이 곤두서는 작업인 것은 맞습니다. 점 4분 음표 하나 화면의 오선에 찍어 넣으려면 음표 입력 시작한다는 N키를 누르고 4분 음표를 선택하고, 점 표시도 클릭한 다음에 오선 위치로 마우스 커서를 옮겨 정확한 위치에 놓고 마우스를 클릭해야 합니다. 삐끗 마우스가 움직여 F(파) 위치에 입력하지 못하고 G(솔) 자리에 찍어 버리면 N을 다시 눌러 음표 입력 모드를 해제하고 음표의 위치를 재조정 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니 뜨개질은 1초에 두 땀을 딸 수 있어도 음표 하나 입력하는데도 평균 수 초가 소요됩니다.

그러던 중에 이 음표 입력 작업 속도를 두 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을 것 같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스트림 덱을 활용해보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한 작업을 하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본 적은 없지만, 그 제품을 핫키와 매크로 기능을 이용하여 활용하는 것을 보고 그 기능을 이용하면 음표 입력을 위해 마우스 움직이는 동작을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가 마침 아마존 프라임데이 세일 기간이고, 눈찜 해둔 제품이 크게 할인이 되어 판매되고 있어 하나 장만하여 생각한 것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생각한 대로 핫키와 매크로 펑션을 이용하여 스트림덱 버튼에 음표들을 배정했습니다. 가장 흔히 쓰이는 4분 음표와 8분 음표, 그리고 점 4분 음표와 점 8분 음표, 또 2분 음표와 점 2분 음표, 그리고 N키를 스트림덱 버튼에 지정을 했습니다. N키까지 스트림덱에 배정한 이유는 왼손을 스트림덱에 올려놓고 키보드로 오는 동작을 없애기 위한 것입니다.


그렇게 하니, 왼손을 스트림덱에 턱 걸친 상태에서 손가락만 꼼지락 거리면서 음표를 선택하고, 오른 손으로 마우스를 쥐고 음표 위치에 커서를 놓고 클릭을 하니 음표가 척척 찍혀 나가는 것입니다. 쉼표가 가끔 나와도 쉼표를 건너 뛰고 쉼표 뒤의 위치에 음표를 입력하면 쉼표는 자동으로 생성이 되기 때문에 점쉼표가 나올 경우만 잠깐 수작업(?)을 해주면 됩니다.


그런데 어떤 곡 악보를 만들면서 뮤즈스코어에 디폴트로 나온 상태로 작업을 하다가 악보 한 줄에 일곱 마디인 것을 아홉 마디로 만들어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알고보니 간단한 작업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Ai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AI가 제게 장난을 치는 것입니다. 엄청 당황했습니다.


멍청한 건지, 사람 약 올리는 건지, 이 놈이 사람하고 농담 따먹기 하자는 것인지? 내가 네 놈 하고 농담 따먹기 할 군번이냐? 열 받쳐 욕을 한 사발 퍼부었더만 이 녀석이 정신 차리고 제대로 작업을 합니다. 조선 명태는 패야 제맛이라더니, AI도 그런가? 아니면 이 놈도 윤석열이 그 자식처럼 강한 놈 한테 약하고, 약한 놈한테 강한 비겁한 놈인가? AI하고 대화하면서 존댓말하고 고맙다고 하는 사람들 많은데 그거 바보같은 짓입니다. 반말로 말을 짧고 명확하게 해야 AI가 활동하는 데이터 센터의 전기값을 아끼고 열받는 컴퓨터 전기 회로 식히려고 쓰는 냉각수 물도 아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들고 있던 악보가 뭔 악보인지 알면 고개를 들지 못할 일입니다. 제가 만들고 있던 악보는 위는 오선지 악보고 그 밑에 우쿨렐레 TAB 악보가 붙어있는 악보였는데, 악보의 제목은 “O Holy Night”(오 거룩한 밤)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입에서 나온 건?

정말 소가 웃을 일이 아니라 기계가 웃을 일입니다.

AI가 허튼 소리 한 마디 했다가 조선 촌놈 곤조(일본말입니다)에 아주 혼쭐이 났는데, 뭐 기계가 감정이 있겠습니까? 괜치 저만 열받았지, AI는 아무 감정도 없었을 겁니다. 만약 어떤 영화에서처럼 AI가 핵폭탄을 자동제어하는 부분까지 장악했다면, 오늘 밴쿠버에 핵폭탄 서너발 떨어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저의 성질 하나 때문에 밴쿠버 사람들 몰살 당할 뻔 했습니다. 트럼프 때문에, 푸틴 때문에, Xi Jinping 때문에 생고생하는 인민(?)들이 지금 지구상에 한둘이 아닙니다. 오늘 제가 그 놈들보다 몇십 배 더 나쁜 놈 될뻔 했습니다. 물리적으로는 그렇지만 영적으로는 이미 나쁜 놈이지, 뭐. 아주 오래 전부터.

그런데 7마디를 9마디로 만드는 건 어찌 되었고? 잘 되었지요. AI 참 쓸만합니다. 좀 엉터리일 때도 자주 있지만, 그래도 계속 질문을 던지다보면 문제가 해결이 되어 꽤 쓸만합니다. 반 정도는 단번에 해결책을 주는 것같고, 반 정도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지만 잘 달래가면서(?) 지속적으로 질문을 이어가다 보면 AI가 주는 답변 중에 힌트가 있어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행착오를 겪는 중에 해결하는 경우가 반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계지만, 꽤 존중(?)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었는데, 오늘 개판 한 번 쳤다고 저한테 아주 개박살(?)이 났습니다.

인생, 그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넘어지고 깨어져도 그래도 또 털고 일어나 계속 가야 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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