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사히
오늘도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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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타임이 해제되고 시절이 12월로 치닫고 있다보니, 날이 금방 어두워집니다. 일을 마치고 나오면 저녁 하늘에 어둠이 일찍 드리워지고 금방 깜깜해집니다. 차를 대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조명등에 거미줄이 쳐진 것이 보입니다. 그걸 보니, 지난 여름에 아마존 배달 사고가 날뻔한 일이 생각납니다.
음악 작업 모니터용 헤드폰을 하나 구입했는데, 그게 오버나잇 딜리버리라고 하여 꼭두새벽에 배달이 되는 것입니다. 일찍 받아보아서 좋긴 한데, 그게 새벽에 잘 배달될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우려했던 일이 제대로 터졌습니다. 자다가 후다닥 놀라 잠에서 깨니 벌써 새벽이 지나고 출근 준비할 시간입니다. 그게 배달이 되었나 옷을 대충 주섬 입고는 밖으로 나가보니, 물건이 아무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에는 배달이 되었다고 나오고 배달된 사진도 보이는데, 어디 풀밭 같은 곳에 박스가 놓여있는 그림입니다.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아도 찾지 못하다가 포기하고 출근했습니다.
그게 정말 사진 속에 있는 그곳에 정직하게(?) 배달이 되었다면 아직도 그곳에 있던지 아니면 누군가 발견하여 박스에 적힌 주소지에 갖다놓았던지, 아니면 발견한 사람이 들고 갔을 수 있습니다. 퇴근하면서 기대를 가지고 집에 돌아왔지만, 역시나 그 박스가 집에 다시 배달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저녁 먹고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동네를 다시 한번 휘둘러 보았지만, 역시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실망하고, 포기하고, 아마존에 클레임을 걸어볼 생각을 가지고 돌아설려는 찰나 혹시나 하고 화단 저쪽 한 켠을 마지막으로 확인해보는데, ‘헐!’ 그곳에 박스가 있는 것입니다. 확인해보니, 박스에 제 이름이 있고, 우리집 주소가 있습니다. 하루종일 거기에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은 것도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그리고 한번은 조그만 뭔가를 주문했는데(그게 뭐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문앞에 배달된 봉투를 들어올리니, ‘어라!’ 봉투가 열려 있고, 안에 내용물이 없습니다. 노트북을 열고 아마존에 바로 클레임을 걸었더니, 전화가 바로 걸려왔고, 상황을 이야기해주자, 물건을 다시 바로 보내 주었습니다.
그렇게 두 번의 배달 해프닝이 있었고, 세 번째 아마존 배달 해프닝은 어제 일어났습니다. 퇴근 후 집에서 일하면서(놀면서) 스마트폰 화면을 열어 놓고 아마존앱의 배달 상황을 모니터하고 있었습니다. 당신 물건 배달이 1 stop 남았다고 하면 바깥 인기척에 귀를 쫑긋 세웁니다. 바깥에서 인기척이 느껴지고, 바로 다음에 스마트폰에 배달 사진이 나타났습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니, ‘어라?’ 문 앞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 ‘또 사고구나!’ 어떻게 해야 되지? 그런데 저쪽, 옆집으로 살짝 뭔가 보입니다. 옆집으로 가보니 그 집 문앞에 박스가 하나 있습니다. 확인해보니, 그 박스에 제 이름과 제 집 주소가 보입니다. 그 옆집 사람이 먼저 그 박스를 발견했다면 제게 돌려줬을까요? 먹어 치웠을까요? 주문한 물건은 블랙앤데커 진공청소기입니다. 블랙앤데커답지 않게 아주 세련된 디자인이고, 배터리도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 제가 쓰는 데스크 위에 잡동사니 물건이 많은데 데스크 위에 먼지도 같이 쌓여 그걸 수시로 청소하기 위하여 하나 장만한 것입니다. 그러면 배달 사고가 난 것입니까? 배달 사고를 막은 것입니까?
그 많은 물건들을 매일 수도 없이 배달을 하고 있자니, 사람이 하는 일인데, 그런 배달 실수를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매일 배달 사고로 인하여 혹은 남의 배달 물건을 훔치는 일로 인해 하루에 발생하는 배달 사고가 몇 건이나 될까요? 꽤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존 배달과 관련하여 교통사고도 많이 나고 사람도 많이 죽어서 배달 사고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배달차가 사고가 나서 운전자가 부상을 당하거나 죽으면 그 트럭의 물건들이 제대로 배송이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전쟁하듯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국힘당의 줄기나 낳은 대통령들과 트럼프는 나라고 국민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자신의 출세와 돈벌이만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냥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 가지고 잘 살아야지 아마존에 물건 막 주문할 일이 아닙니다. 꼭 주문해야 할 것이 있으면 주문 버튼 클릭한 이후에 열심히 기도해야 합니다. 모든 이들이, 모든 일들이 무사히 돌아가 주문한 물건이 무사히 도착하고 인류평화가 이루어지길 두 손 모아 기도해야 합니다. 오늘도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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