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블루베리 1차 원정
야생 블루베리 1차 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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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엄마아빠를 얼마만큼 좋아하냐고 물었을 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크기를 최대로 표현하는 방법은 “하늘만큼 땅만큼” 좋아한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하늘만큼 땅만큼, 유치한 표현이지만, 사실 물리적으로 그것보다 더 큰 것은 없는 것 아닌가요? 우주 전체를 표현하는 말이니, 하늘만큼 땅만큼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부모들은 뒤집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놈들이 머리 크면 다 개자식들이 되는 세상이지만. 뭐 그렇다고 크게 낙담할 일은 아니고 너도 그랬고 나도 그랬고, 부모에게 불효하지 않은 인생이 없습니다. 그게 인생의 굴레입니다.
웨스트 밴쿠버는 앞은 바다고 뒤는 산이라 어디 놀러가고 싶을 때 크게 서두를 일이 없습니다. 아무 때나 나가도 바다에 나갈 수 있고, 산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느즈막히 가까운 몰의 푸드코트에 들려 A&W 햄버거를 하나 시켜 아내와 둘이 간단히 배를 채운 다음에 뒷산에 올라갔습니다. 뒷산도 여러 산이 있는데, 오늘은 홀리번(Hollyburn)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산 이름이 홀리번이라니, 그 산이 모세가 주님의 불타는 가시덤불을 본 산인가요? 그럴리 없는데, 산 이름 하나는 홀리하게 붙여놓았습니다.
오늘 홀리번 마운틴으로 향한 이유는 아내가 마운틴 블루베리 작황을 보고 싶어 해서입니다. 가보니, 이제부터 야생 블루베리 시즌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하늘만큼 땅만큼”이라는 말로 오늘의 글을 시작했는데, 하늘과 땅, 한자로 지천(地天)입니다. 뭐가 많다는 표현을 “지천(至賤을 地天으로 알고 잘못 쓰임)에 널렸다”라고 말합니다. 정말로 온 산에 야생 블루베리가 지천(地天)으로 깔렸습니다.
산 위로 올라가니, 살몬베리(salmonberry) 덤불과 야생블루베리 덤불이 엉킨 스팟이 있는데, 놀랍게도 살몬베리와 야생블루베리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살몬베리는 초여름에 맺히고 블랙베리가 열리는 요즘이면 완전히 사라지고 보이지 않기 마련인데, 높은 산에는 봄과 여름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살몬베리와 야생블루베리가 공존하는 높은 지점은 공기가 차갑고 햇볕은 뜨거워 살몬베리와 야생 블루베리의 작황이 둘다 좋습니다. 그곳에서 맛보는 야생 블루베리의 맛은 정말 제대로입니다. 야생 블루베리 크기는 원래 블루베리 농장에서 재배하는 일반적인 블루베리 크기의 반도 되지 않습니다. 작은 블루베리를 따서 입에 넣어보면 과즙은 별로 많지 않고 질긴 껍질만 입에 가득 씹힙니다. 그런데 이곳 스팟에서 큰 놈을 골라 입에 넣으면 “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맛이 정말 기가막힙니다. 과즙과 과육이 풍부하고, 껍질도 연하여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을 내고 있습니다. 야생 블루베리를 먹을 때는 큰 놈을 골라 따먹는 것이 요령입니다. 몇번 따먹어 보면, 어느 정도의 크기가 적당한지 감이 잡힙니다. 살몬베리도 맛있습니다.
쪼그리고 앉아 뒤에서 곰이 다가오는지도 모르고 야생블루베리를 신나게 따먹었습니다. 며칠분 비타민을 한꺼번에 섭취했습니다. 실컷 먹고 일어나 뒤돌아보니, 곰은 언제 왔다갔는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산 위에서 마운틴 블루베리로 배를 채우고 고사리와 블루베리가 섞여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골짜기를 따라 홀리번 랏지(lodge)쪽으로 해서 산을 내려왔습니다. 타운은 덥고 해변은 사람들로 와글와글하지만, 산은 시원하고 조용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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