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uamish Valley Golf Club

Squamish Valley Golf Club

스쿼미시, 밴쿠버에 사는 한국 사람인데, 스쿼미쉬가 어딘지 모르는 사람을 본 일이 있습니다. 스쿼미쉬는 웨스트 밴쿠버에서 휘슬러 가는 길, 딱 중간에 있습니다. 밴쿠버에 살면서 휘슬러로 놀러가는 사람은 있어도 일부러 스쿼미쉬로 놀러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휘슬러 가는 길에 그냥 휙 지나가는 조그만 산골 마을입니다. 스쿼미쉬쯤 가도 가서 스쿼미쉬에 있는 곤돌라를 타거나, 쉐논폴(Shannon falls) 보는 걸로 볼 일 다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일입니다. 

오늘, 스쿼미쉬로 올라갔습니다. 웨스트 밴쿠버에서 40분 정도의 거리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팀호튼즈에 들려 밥(?)을 먼저 먹었습니다. 밴쿠버에 와서도 김치와 찌개 없으면 밥 못먹는 사람들이 많지만, 저는 이런 밥도 참 맛있습니다. 커피는 블랙으로 시키는 것이 맞습니다. 설탕이나 밀크를 섞으면 커피 샷을 줄이는지, 커피맛이 거의 나지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블랙으로 마셔야 진한 커피의 맛을 제대로 즐기면서 샌드위치의 맛과도 잘 어울리는 것을 입안 가득 느낄 수 있습니다.


많은 밴쿠버 사람들이 스쿼미쉬를 잘 모르지만 저는 스쿼미쉬에 가면 놀고볼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스쿼미쉬에 3년 살면서 쌓인 노하우가 있고, 놀던 나와바리가 곳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골프장으로 갔습니다. 골프를 치러 간 것은 아닙니다. 겨울철에는 골프장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골프장에서 사람이 있는 곳은 골프장 레스토랑입니다. 거기는 사람들이 모여 음악도 연주를 하고 행사를 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골프장에 차를 세우고 골프장 옆을 흐르고 있는 멈퀌(Mumquam) 리버로 나갔습니다. 엄청난 양의 맑은 물이 흐르고 있는, 첨(chum)과 코호(Coho) 연어가 올라오는 강입니다. 상류쪽의 거친 물살을 즐기는 화이트 카약커들이 가끔 보이기도 하는 명품강입니다. 돌많은 강가에서 멀리 보이는 가리발디 산이 멋집니다.


골프장으로 간 것은 골프장 옆을 흐르고 있는 강을 둘러보고, 강물 소리를 들으면서 골프장 옆의 강둑을 따라 걷기 위한 것입니다. 오래 전에 이 강둑을 산책하던 여자를 쿠거(cougar)가 덮친 일이 있었던 그 강둑입니다. 쿠거가 사람 사는 곳까지 내려오는 가장 큰 이유는 사슴을 쫓다가 내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며칠동안 쿠거에게 쫓기던 디어가 산에서 쿠거를 피해 마을로 내려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연어가 올라와 산란을 하고 많이 죽었는지, 그간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많은 것을 쓸고 내려갔을텐데도 아직 연어가 썩은 흔적을 보이는 비릿한 냄새가 납니다. 강둑을 걸으면서 골프장의 기가막힌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골프장 여기저기에 워터 해저드가 있습니다. 골프 치는 사람들에게는 해저드일지 몰라도 그 연못들이 풍경에 한 몫 하고 있고, 오리들에게는 좋은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겨울의 낮은 해가 이른 오후에 골프장에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해가 좋은 여름날, 이곳 1번 홀에서 션샤인코스트(Sunshine) 쪽의 산을 바라보며 티샷을 때리는 재미가 있는 골프장입니다. 씨투스카이 쪽에서 퍼리크릭(Furry Creek)이 제일 멋진 골프장인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스쿼미쉬 밸리 골프장에 처음 와본 사람들이 골프장을 보고는 넋을 빼앗기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이른 여름에 오면 타운은 뜨거운데도 멀리 산 높이 꼭대기에 여전히 쌓여있는 눈을 볼 수 있고, 그 아래로 시원하게 뻗은 평탄한 그린을 보면 절로 경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연중 갈대의 모습이 제일 예쁠 때는 겨울입니다.


골프 클럽 하우스 모습이 주변 풍경과도 잘 어울리고 있습니다.


멈퀌리버 강둑에서 맑은 공기를 맘껏 들이키고, 스쿼미쉬 다운타운 안에 있는 라이브러리로 갔습니다. 스쿼미쉬 라이브러리 카드가 없어도 웨스트 밴쿠버 라이브러리 카드를 연동시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웨스트 밴쿠버 라이브러리 카드로 스쿼미쉬 라이브러리의 책을 빌릴 수 있고, 그걸 그냥 웨스트밴쿠버 라이브러리에 반납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스쿼미쉬 라이브러리에도 두 사람이 들어가서 대화를 하면서 일을 볼 수 있는 밀실이 있습니다. 유리문으로 닫혀진 방이라 안에서 둘이 대화를 나누어도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이런 곳을 이용하여 사진 정리, 동영상 편집, 스마트폰 충전같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라이브러리 창을 통해서도 가리발디 산이 멋지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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