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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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곳은 웨스트 밴쿠버, 밴쿠버에서 부자들이 제일 많이 사는 곳이고, 부동산 값이 제일 비싼 지역입니다. 그런데 저는 부자는 아닙니다. 가진 것이 많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기생충같이 이런 동네 한귀퉁이에 끼어들어 사는 재주가 하나 남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인생 막장을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막가파 막 사는 것은 아니고 아주 재미있게, 잘 살려고 나름 애쓰고 있습니다.

이곳 커뮤니티의 수영장이 아주 아담하고 좋습니다. 핫텁도 있고, 한증탕도 있고, 사우나도 있습니다. 한증탕에서 땀 쪽 빼면 늙은 피부가 조금 보들보들 말랑말랑 윤기가 납니다. 물이 묻어서 그런 건가요? 그렇게 몸을 덥힌 다음, 물갈퀴 끼고, 스노클 쓰고, 버터플라이, 자유형, 배영, 잠영등으로 물 속을 시원하게 누비고 나면, 사는 게 뭐 이 이상 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계절이 오월이 되니 화창한 날씨에 뭔 행사들이 커뮤니티 센터에서 줄줄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 웨스트밴쿠버의 커뮤니티 센터에는 다른 커뮤니티 센터와는 사뭇 다르게 노인네들을 위한 예쁜 시니어 센터 건물이 커뮤니티 센터 본 건물 옆에 아주 예쁘고 시설 좋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호사찬란한(?) 동네 노인네들 놀이터입니다. 멋쟁이 노인네들이 이 시설을 이용하여 뭔 행사를 정말 바지런하게 열심히 엽니다.

수영을 하고 나온 다음, 오늘 시니어 센터 행사장에서 열리고 있는 장마당을 구경했습니다.


여기에 내다놓은 물건에는 각자 인생들의 역사가 묻어 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그네들이 어떤 호사를 떨고 살았는지 그 물건들을 통하여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그 옛날 나무테 테니스 라켓, 테를 고정한 틀은 라켓이 틀어지지 않게 고정하는 것입니다. 옛날 나무 라켓은 자연 나무이기 때문에 습기등을 먹으면 비틀어집니다. 그걸 잡는 것이지요. 제가 대학에 다닐 때만 해도 나무테 라켓을 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노인네들이 여는 벼룩시장인지라 젊은 사람들이 북적거리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보면 그 잡동사니 더미 속에서 보물을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커피잔들은 새로 사려고 하면 몇십불, 그 이상 주고 사야할 잉글랜드산 명품들입니다. 이런 것들을 단 몇불에 혹은 상상을 초월하는 그 이하의 가격으로 처분(?)하고 있습니다.


이게 다면 너무 휑 하지요? 이 시니어 센터 안에는 여러 룸들이 있는데, 거기에서 각종 이벤트가 열립니다. 요가 교실도 있고, 체력단련실도 있고, 세미나실도 있고, 당구장도 있고, 그림 그리는 것을 배우는 장소도 있습니다. 그리고 Gift Shop도 있고, 커피샵도 있습니다. 벼룩시장을 구경한 다음에 간 곳은 이런 곳들이 아니고, 레스토랑입니다. 레스토랑이 아주 제법 크고 시설도 좋습니다. 그리고 매일 점심 시간을 운영합니다. 메뉴는? 매일 다릅니다.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는 그 이하의 저렴한 가격입니다. 오늘 메뉴는 피쉬앤칩스입니다. 맛있습니다. 인생, 뭐 이 이상있나? 인생 자체가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보물입니다. “니가 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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