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 열릴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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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열릴 무렵 어둡고 깊은 밤, 자다 더운 기운에 눌려 잠이 깨 어기적 몸을 일으켜 발코니로 나가니, 덩그러니 둥근 달이 바다 건너 UBC 캠퍼스 위에 걸려있습니다. 거실 문을 열어놓고 잤는데도 거실 문턱을 경계로 온도가 다릅니다. 온도가 어떻게 거실문 경계를 알고 그리 온도차를 내는지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더워 깼는데, 발코니에 앉아 잠시 꼬박 조는 것만으로도 몸이 어는 것같이 기운이 차갑습니다. 몸을 식히고 고물된 몸을 다시 침대에 누이니 감사하게도 또 잠이 스르륵 잘 들었습니다. 점심께 뒷산 싸이프러스에 올랐습니다. 2010 동계 올림픽 때,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가 열린 스키장이 있는 산입니다. 참고로 당시 아이스링크 경기, 김연아가 금메달 딴 경기가 열린 경기장은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고, 스키 활강과 썰매 경기가 열린 스키장은 휘슬러입니다. 그리고 크로스컨츄리 스키 경기와 스키점프 경기는 당시 올림픽 때문에 새로 조성된 휘슬러 올림픽 파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휘슬러 올림픽 파크는 휘슬러에 있지 않고 휘슬러 아래쪽 칼라한 밸리에 있습니다. 오늘 사이프러스에 오른 이유는 마운틴 야생 블루베리가 열리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확인해보기 위해서입니다. 역시나 이제부터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부터 두 달 동안 야생 블루베리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산을 오르다보면 중간에 쉼터가 있는데, 이름하여 Hollyburn Lodge, 겨울에는 크로스컨츄리 스키 타는 사람들이 들려 커피도 마시고 간단히 요기하면서 몸도 녹이는 쉼터인데, 여름동안은 운영을 하지 않습니다. 홀리번 랏지 앞에 퍼스트 레이크(First Lake)라는 조그만 호수가 하나 있습니다. 왕잠자리가 나와바리를 지키는 예쁜 호수입니다. 호숫가에 있는 런치 테이블에서 배낭을 풀고 산중 런치타임을 가졌습니다. 위스키 잭이 우리들의 식사에 동참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 꼴이 말이 아닙니다. 털이 부시시하고 윤기도 없고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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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다. 기독교는 인간이 필요해서 인간 자신을 위하여 인간이 만든 종교가 아닙니다.  인간과 그 인간을 빚어낸 창조주와의 만남의 진행형입니다. 세상을 창조한 주님의 뜻이 있는데, 그걸 완전히 잃었고, 잊고 제멋대로 살고 있는 것이 현대인들의 어리석은 삶의 방식입니다. 망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습니까?

허클베리 비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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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 비빔면 오늘 아침 이슈는 트럼프가 저격당하고 트럼프를 저격하던 인생은 거기서 생을 마감했다는 씁씁한 소식입니다. 젊은 사람이 뭔일로 그렇게 개죽음을 선택했는지? 밴쿠버에서는 지난 주간에 헬리콥터가 낮게 날면서 온동네를 시끄럽게 만들었는데, 65세 노인네가 카약타다가 실종이 되었고, 뒤이어 청년이 수영하다 없어졌다는 이야기, 기후격변으로 세계곳곳이 어지럽다는 이야기, 머리카락 뒤엉키듯, 머리속, 마음속, 주변, 세상이 같이 헝클어져 어수선한데, 멍한 마음을 추스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사지 다 붙어있고, 아직 돌거나 미치지 않은 것같고, 내게 아직 큰 일은 없는 것같으니, 털고 일어나 오늘도 한번 살아보자 사는데까지 잘. 지엠에서 선물받은 차지6(Fitbit Charge 6)가 의외로 마음에 들어 그걸 차는 재미가 있는데, 이 뜨거운 여름, 시계와 손목 사이에 땀이 차면 플라스틱 밴드가 피부에 늘어붙는 감이 영 좋질 않습니다. 구글에서 잘 연구해서 그런 재질과 디자인을 정했을텐데 별로입니다. 그래서 스테인리스스틸 재질의 밴드를 구해 차보았습니다. 플라스틱 재질보다 금속재질이 더운 날에 훨 쾌적합니다. 금속색감끼리 컬러 매칭도 잘 됩니다. 점심이 좀 지난 시간에 사이프러스 산에 올랐습니다. ‘어?’ 이런 곳까지 주차비를 받는다고? 올해 들어 웨스트밴쿠버의 파크들 주차비를 받겠다고 공언한 다음에, 와이티 파크와 라이트하우스 파크에서 먼저 돈을 받기 시작했는데, 이곳 잘 알려지지 않은 주차장까지 유료화시켰다는 것은 좀 심했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5불 주차비 내기 싫어 그곳을 떠나 주차비 내지 않는 다른 곳을 찾아나서면 50불어치 김빠지는 일입니다. 해서 5불 주차비를 냈습니다. 한시간만 트레일을 돌고 내려와야 합니다. 외이티 레이크까지의 구글맵 네비게이션을 켜보니 호수까지 40분거리입니다. 스마트폰에 구글 네비게이션을 켜니 손목시계 화면에서 네비를 시작

나 무엇과도 주님을 (Heart and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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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빗 차지6(Fitbit Charge 6)를 며칠 차고 다니면서도 아직 사용해보지 않은 기능들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음악 듣기입니다. 이어버드를 끼우고 차지6에서 유튜브음악을 실행하니, 유튜브 음악이 나옵니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뮤직을 여니 거기서 정말 차지6로 실행시킨 음악이 실행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바꾸니, 그 음악이 차지6 화면에서도 실행되는 것이 보이고 귀에 꽂은 이어버드에서는 정확하게 그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찬양 한 곳을 골라 반복실행시키니 그대로 실행이 됩니다. 이 찬양은 정말 제 영혼을 엄청 감동시킨 곡이고, 오늘 또 들어도 참 좋습니다. 그렇게 고백할 자격도 없고, 입으로는 해도 그게 스스로도 그렇게 할 수 있어서 고백하는지 자신을 신뢰할 수도 없고, 처지도 되지 않는 엉터리 인생이지만, 이 찬양을 들으실 주님은 저와는 상관없이 위대하고 찬양 받으실만한 거룩한 창조주이십니다.

그 앞에서는 크게 웃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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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에서는 크게 웃지마라 볼일이 있어 한인 타운에 들렸습니다. 밴쿠버에서 한인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한남마트와 H마트를 비롯한 다양한 한인상점과 사무실들이 모여 있는 노스로드(Northroad) 일대를 말하는 것입니다. 볼일을 마치고 밥먹으러 통일이오 한인식당에 들렸습니다. 오늘 두 번째 볼 일을 보러 가는 도중에 있는 식당이라 거길 택한 것이고, 그 집에서 만들어서 한인마트에 내놓고 있는 양우탕 키트가 맛이 있어서 오늘은 가는 길에 식당에서 직접 먹어보자고 간 것입니다. 우거지 양우탕과 고등어 구이 된장찌개로 뙤약볕이 내리쬐는 뜨거운 날을 이기기 위한 몸보신을 했습니다. 이민 와서  씨리얼과 버터의 서양 음식에 적응하고 녹아들었다고 으시대도 이런 토종 음식을 보고 그냥 갈 수 없는 것은 김치국물에 절여진 유전자들의 아우성 때문입니다. 두번째 볼 일은 유픽(U-Pick)입니다. 블루베리 유픽. 메이플리지에 있는 토마스 블루베리 팜(farm)에 도착하여 블루베리를 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짧은 팔을 입고 왔습니다. 볕이 너무 뜨거워서 팔이 다 타게 생겼습니다. 유픽을 나올 땐, 긴 팔에 창이 큰 모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멀리 보이는 골든이어즈 마운틴 정상에 아직도 잔설이 보입니다. 오늘도 딸 수 있는 블루베리가 많지만, 이틀 뒤면 익을 것들도 무지기수로 많이 달려있습니다. 완전히 익은 색깔도 맛있지만 약간 덜 익어서 붉은 색이 옅게 남아있는 열매도 맛있습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오전 일찍 와서 잔뜩 따고 돌아가는 팀을 만났는데, 땀을 닦으며 무지하게 힘들었다고 탄식을 합니다. 배도 무지하게 고프다고 합니다. 보니 정말 힘든지 눈에 촛점도 맛이 간 표정입니다. 그런데 이게 뭐 힘든 일입니까? 놀면서 하고 즐기면서 하면 별로 힘든 일이 아닙니다. 자기가 먹자고 하는 일인데 뭐가 그리 힘든지?  유픽을 할 때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따서 통에 담는 것 반, 입에 들어가는 것 반, 그

미캐닉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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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캐닉의 차 지구 온난화에 의한 이상기후가 피부로 와닿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후재앙을 온몸으로 받으며 죽다 살아난 사람, 스쳐지나간 사람, 그리고 아직은 구경만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남의 일 구경거리가 아니라 지구적 재앙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지리적으로 기후적으로 거의 완벽한 밴쿠버에서 조차도 기후 변화를 직접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년새 여름철 산불로 인해 공기가 심히 탁해지는 것을 경험했고, 지난 겨울을 지나 봄, 여름에 이르면서 밴쿠버의 기후가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여름이 오는 것이 늦고, 공기가 차가워 발코니 깻잎 농사를 완전히 망쳤습니다. 작년에는 깻잎을 풍성히 먹었는데, 1년 만에 확 달라졌습니다. 그렇게 차갑던 날씨가 7월 중순으로 넘어가는 시점에는 강렬한 태양볕이 공기중에 구름이 생기는 것조차 불허하면서 연일 30도를 넘기는 강렬한 여름을 만들고 있습니다. 도대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이번 여름엔 얼마나 많은 가뭄이 오고, 산불이 올지, 겨울에는 어떤 기후가 펼쳐질지,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휘몰아치며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가 이산화탄소 증가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게 무서워 사람들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 운행을 줄이고 있습니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뜨거운 태양볕 아래, 뜨겁게 달구어진 아스팔트 위로 질주하는 자동차 행렬은 전혀 줄어들어 보이지 않고, 오히려 폭주하듯 미친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구가 변해도 나는 먹고 살아야 하고 우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돈을 벌어야 하니 직장으로, 사업으로 차를 움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직장도 없고, 사업장도 없고, 물려받은 돈 밖에 없는 한량들도 자동차가 있어야 놀 수 있으니, 온 세상 사람이 이산화탄소를 노래 불러도, 자동차를 쓰지 말라는 인간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산업혁명 시대 이전으로 돌려야 한다면서 온 세상 지도자들이 모여 회의를 해

以熱治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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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熱治熱 그늘진 거실 기온이 섭씨 29도, 밴쿠버의 7월 여름, 낮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이 며칠째 계속 되고 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땡볕을 그냥 날 것으로 받으면 뼈속까지 익어들어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햇볕이 정말 강렬합니다. 지구온난화가 이산화탄소 배출 때문인가요? 냉장고와 에어컨에서 배출된 냉매가 망가뜨린 오존층을 뚫고 너무나 많은 태양 에너지와 방사선들이 유입되면서 지구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은 아닌지, 느낌적인 느낌이. 늦은 오후 서쪽 하늘로 한참 기울어진 태양인데도 여전히 강렬합니다. 뜨거운 여름 저녁을 맞아 그래도 뭘 먹어야 합니다. 더위에 헬렐레된 몸에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는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집안에서 고기를 구우면 냄새가 베어 좋지 않습니다. 여름 고기는 무조건 밖에서 구워야 합니다. 이 뜨거운 태양볕 아래서? 그래서 이열치열. 구웠습니다. 구운 고기는 돼지고기입니다. 한남 한인수퍼마켓에 들렸을 때, 별도의 냉동칸에 짜투리 고기팩이라고 하여 고기를 손질하다가 남은 여러부위에서 나온 짜투리 고기들을 모아 만든 팩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보니 비계가 많지 않고 꽤 괜찮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짜투리 팩이니 가격이 엄청 쌉니다. 한 팩이 8불인데, 그 반을 구웠으니 4불어치 돼지고기 구이가 오늘 뜨거운 여름 저녁의 고마운 식단이 되었습니다. 짜투리 팩의 또하나 장점은 여러 부위의 고기맛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돼지고기 구이, 버섯 구이, 콩나물 무침, 열무 김치까지 곁들여 한여름 저녁의 소박한 식사를 감사히 즐겼습니다. 제 블로그 홈페이지를 열면 블로그의 모든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vancouver-story.blogspo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