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잠 설치게 하는 고물차
밤 잠 설치게 하는 고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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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 주차장에 차들이 꾸역꾸역 쌓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매체를 통하여 무이자 할부 광고도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신차 판매가 힘들어진 모양입니다. 차값이 오르고 사람들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지 않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 현상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 현상이 있는데, 굳이 정비 단가 비싼 딜러로 올 필요없이 폐차장이나 저렴한 일반샵을 찾는 것이 차라리 나 보이는 고물차들이 딜러를 찾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새 차의 할부금을 부담할 능력은 되지 않고, 멀쩡한 중고차의 가격은 신차 못지 않게 가격 부담이 되고, 그러다 보니, 겉으로는 어느 정도 멀쩡해보이는 값싼 중고차를 구입하게 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런 차들은 차량 내외부에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습니다. 우선 엔진, 트랜스미션에서 오일과 냉각수가 질질 새고, 온갖 곳이 녹슬어 문드러지고, 전기 와이어와 커넥터들은 녹슬고 부서지고 난리도 아닙니다. 그런 차들은 딜러에서 매입할 경우, 백불, 이백불 밖에 쳐주지 않을 차들인데, 그런 차를 몇 백불에 사지는 않았을 것이고, 몇 천불 헛돈을 쓰면서 그런 쓰레기를 구입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자기 딴에는 엄청 큰 돈을 희생하며 구입한 찬데, 어디가 문제가 있는지 궁금하여 딜러에 한 번 와보는 것일 수 있고, 이런 저런 문제가 보이니, 좀 봐달라고 하지만, 실제로 보면 봐달라고 한 문제보다도 더 많은 문제들이 테크니션 눈에 보이고, 고칠 가치가 없는 차라는 것이 대번에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고물차라도 딜러에 와서 한번 손을 보면 고물차가 새차가 될 수 있는 망상과 환각에 빠지는 모양입니다. 고물차는 엔진 오일 바꾸고, 부품 몇 개 바꾼다고 절대로 새 차가 될 수 없습니다. 부식되어 부스러지는 차를 새 차로 만들려면 차체도 새 것이 있어야 하고, 엔진도 새 엔진이 있어야 하고, 차 전체를 감아도는 와이어링도 새 세트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새 것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몇 십년 지난 차의 차체나 엔진이나, 와이어링 세트를 만드는 곳은 없습니다. 만약 부품을 구할 수 있더라도 그 비용은 요즘 나오는 새차를 구입하는 비용보다 몇 배나 비싸질 겁니다. 이렇게 논리적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뻔한 이야기인데, 이 뻔한 이야기를 생각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은 것 같습니다.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다음 작업을 위하여 오후 늦은 시간에 워크 스테이션 화면을 보니 진저리가 쳐집니다. 2009년형 폰티악 몬타나입니다. 이 차는 제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차입니다. 2002년 캐나다 땅을 처음 밟고 구입한 차가 중고 몬타나였습니다. 한국에서 자동차 연구소에 일한 엔지니어라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차에 대해 참 무식하기 그지 없었던 시절입니다. 뭐 지금도 크게 달라졌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사람은 자기 아는 것만 알지 다른 것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현대차만 보고 자란 사람이 현대차도 모두 제대로 다 아는 것도 아닌데, 지엠이 세계 최강으로 잘 나가던 시절에 지엠차는 무조건 다 좋은 줄 알고 캐나다 오자마자 산 것이 그 지엠의 몬타나 밴이었습니다.
뭐 그런대로 잘 타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크고작은 전기 문제가 많은 차이고, 트랜스미션에 결함이 있는 차이고, 엔진은 지엠을 망하게 한 냉각수가 질질 새는 엔진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좋은 지엠차 사서 천년만년 탈 줄 알았는데, 이런 저런 문제가 나오는 걸 직접 고치며 타다가 트랜스미션이 맛이 가면서 결국 팔아치운 그런 추억(?), 쓴 경험이 있는 차입니다.
그런 차를 아직도 끌고 다니면서 딜러로 정비를 하러 왔고, 그 차를 정비하라고 하니 성실하게 손님차 잘 고쳐주어야 할 딜러 테크니션의 본분을 망각하고 약이 바짝 올라 이걸 어떻게 리포팅 해서 고칠 생각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하고 망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줄까 고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볼 것도, 진단할 것도 많은데 퇴근 시간이 되어 일단 여태껏 한 일을 리포팅 하고, 추가적으로 어떻게 뭘 더 진단하고 결론을 내려줄지를 다음 날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꿈자리까지 뒤숭숭해질 지경입니다. 다음은 이 고물차를 진단하고 작업하고 정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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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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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GNOSED CODE
-SOME ECM AND EBCM CODES, AND HAD MISFIRE HISTORY
-PHOTO ATTACHED
E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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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101 00 MASS AIR FLOW SENSOR PERFORMANCE
P0121 00 THROTTLE POSITION SENSOR PERFORMANCE
P0171 00 FUEL TRIM SYSTEM LEAN
P0300 00 ENGINE MISFIRE DETECTED
P0420 00 CATALYST SYSTEM LOW EFFICIENCY
CHEKED MISFIRE HISTORY COUNT
-CYL1: 3326, CYL2: 244, CYL3: 687
-CYL4: 118, CYL5: 668, CYL6: 187
FOUND AIR INLET HOSE CLAMP LOOSEN
-PHOTO ATTACHED
-TIGHTEN
CHECKED CURRENT MISFIRE COUNT
-NO COUNT AT IDLE
-SOME COUNT WHEN REV UP
CHECKED ONE SPARK PLUG
-CHECKED CYL.2 SPARK PLUG: GAP WAS MORE THAN 0.05IN.
-SPEC 0.04IN
EB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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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0035 LEFT FRONT WHEEL SPEED SENSOR CIRCUIT
C0036 LEFT FRONT WHEEL SPEED CIRCUIT RANGE PERFORMANCE
C0131 TRACTION CONTROL SYSTEM PRESSURE CIRCUIT
C0253 CENTERING ERROR
CHECKED LEFT FRONT WHEEL BEARING CONNECTOR
-CONECTOR TERMINALS AND PINS CORRODED
-CONNECTOR SEAL MISSING-BOTH SIDES
-PHOTO ATTACHED
-REQUIRES NEW HUB ASSEMBLY AND PIG TAIL WIRE HARNESS.
-TEMPORARILY CLEANED AND LUBED THE CONNECTOR TERMINALS AND PINS.
RIGHT FRONT WHEEL BEARING CONNECTOR MOUNT BRACKET CORRODED, SEPARATED FROM THE BRAKE BACKING PLATE
-WHEEL BEARING WIRE TOUCHED THE CV AXLE SHAFT
-PHOTO ATTACHED
-TEMPORARILY RIBETTED THE BRACKET TO THE BACKING PLATE.
MULTI POINT INSP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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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KE PAD FRONT 8MM, REAR PAD 8MM
TIRE TREAD 7/32"ALL
1) HUGE COOLANT LEAKING FROM ENGINE TOP-CONTAMINATED WHOLE ENGINE
2) TRANSMISSION OIL LEAKING-PHOTO ATTACHED
3) ENGINE OIL LEAKING BETWEEN THE ENGINE AND THE TRANSMISSION
4) LEAKING AT THE POWER STEERING RACK
FRONT WIPER BLADE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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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ENGER SIDE WIPER BLADE MISSING
DRIVER SIDE WIPER BLADE BENT-PHOTO ATTACHED.
FRONT WIPER SYSTEM WORKING.
NEED NEW FRONT WIPER BLA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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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CED
1) SPARK PLUGS
2) LEFT FRONT HUB BEARING(INCLUDING SPEED SENSOR)
3) LEFT FRONT HUB BEARING SPEED SENSOR PIG TAIL WIRE HARNESS
4) RIGHT FRONT BRAKE BACKING PLATE
5) CATALYTIC CONVERTER
6) FRONT WIPER BLA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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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THE TECHNICIAN DID
1) DIAGNOSED ENGINE CODE AND CHASSIS CODE
2) INSPECTED ENGINE ROOM, CHECKED SPARK PLUG, TIGHTENED THE AIR HOSE CLAMP.
3) CLEANED AND LUBED LEFT FRONT SPEED SENSOR CONNECTOR TERMINALS AND PINS
4) RIBETTED RIGHT FRONT SPEED SENSOR BRACKET TO THE BACKING PLATE-REMOVED THE RIGHT FRONT ROTOR FOR THIS JOB.
5) TOPEED UP ENGINE OIL
6) TOPPED UP COOLANT
7) CLEARED C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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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에 출근하여 일단 엔진이 쓰지 못할 수준으로 내부적으로 망가졌는지 아직은 괜찮은 수준인지를 먼저 파악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러면 스파크 플러그들을 모두 제거하고 연소실 프레셔 테스트를 해보아야 하는데 이 차 엔진은 파이어월쪽의 스파크 플러그를 제거하는 일이 한 나절 작업입니다. 이 고물차 진단에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일단 시동을 다시 한번 걸어보고 미스파이어 정도를 느끼면서 소리와 감으로 진단해볼 생각입니다. 미스 파이어 정도가 생각보다 심하지 않습니다. 스캐너에서도 아이들 상태에서는 미스파이어 카운트가 전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악셀 페달을 살짝 밟아 엔진 회전수를 높여 보아도 미스파이어 카운트 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습니다. 일단 엔진이 근본적으로 망가진 수준은 아닌듯 싶습니다.
그때 마침 서비스 매니저 조가 등장을 했습니다. 조의 생각도 이 고물차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봅니다. 둘이 같이 엔진룸을 다시 훑어보다가 에어 튜브 클램프가 완전히 풀려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버큠 리킹을 일으켜 린번(lean burn)이 되어 미스파이어를 야기했을 수 있습니다.
밴쿠버에 온 이후로 여러 딜러샵들을 전전해 보았지만, 많은 샵들이 샵포맨이 거의 없거나 서비스 매니저들도 실력이 없어서 손님차를 받은 테크니션이 그 차 정비에 백프로 책임을 지고 결정을 하고 결정한 사항에 대해서는 백프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테크니션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샵에서 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테크니션이 문제를 같이 고민할 상대가 없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 일하고 있는 샵은 테크니션들에게 힘이 있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서비스 매니저가 서비스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특히 샵포맨인 조가 테크니션들의 아이언 돔이 되어주기 때문에 세일즈쪽에서도 서비스를 우습게 보지 못하고 테크니션들이 대우를 제대로 받고 있습니다. 밴쿠버에 이십년 넘게 살아본 경험으로 테크니션들이 일하기 이만큼 분위기 좋은 샵이 거의 없거나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이 샵에 십년 넘게 붙어서 일하고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데는 조의 도움이 참 큽니다. 그런 조가 얼마 전에 샵포맨에서 서비스 매니저로 진급을 했고, 여전히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 조가 나타나,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빼내기 쉬운 스파크 플러그 하나만 체크해보자고 하면서 뭐뭐뭐 한 다음에 자기에게 키를 달라고 합니다. 지난밤 꿈자리 사나웠던 고민이 한꺼번에 떨쳐지는 순간입니다.
사는 동안 천사는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땅 위에 있고, 내 옆에 있고, 또 내가 누군가의 천사가 되어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걸 잊는 순간 나의 영성을 잃어버리고, 내가 마귀의 하수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걸 교회 다니는 사람이 늘 생각하면서 교회 안에서만 성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나와서도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생각을 하는 것이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세상 사람들에게 욕먹지 않는 길이 되겠지요. 그래도 고물차를 새 차로 만들겠다고 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너무 이기적이고 위험한 생각입니다.
조도 나름 이 골치 아픈 차를 어찌 처리할 것인가 고민을 한 모양인데, 제가 접근한 방법이나, 깔끔하게 정리해서 프린트까지 해준 리포트와 워크 스테이션에 첨부해준 사진 파일들이 자기에게나 서비스 어드바이저에게 많이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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