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낙새와 딱따구리의 차이

크낙새와 딱따구리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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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어릴 때 생물 시간에 한국에 천연기념물로 크낙새가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생전 살아있는 실물 크낙새를 한국에서 본 일은 없습니다. 다만, 당시 어린 마음에 크낙새에 대해 든 생각은 경이롭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부리로 그 단단한 나무를 쪼아 구멍을 내서 나무 안에 있는 벌레를 먹는다는 것인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사람이 머리를 나무에 박았다가는 두어번 박고는 그냥 돌아가실 것 같은데 말입니다. 

어릴 때 크낙새로 배웠는데 나중에 디즈니 만화영화가 등장하면서 딱따구리가 세상에 소개되었습니다. 크낙새와 딱따구리, 뭐가 다르지? 캐나다에 와서 보니, 크낙새, 딱따구리, 뭐 그런 말이 없고, 여기서는 그냥 우드페커(woodpecker)라고 부릅니다. “나무를 그냥 막 패?”

캐나다에 와서 그 우드페커, 딱따구리를 처음 본 것은 스쿼미쉬 숲속입니다. 그것도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서 정말로 나무를 패고 있는 놈을 본 것입니다. 정말 신기하고 경이로웠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은 노스 밴쿠버 씨모어 숲을 헤매다가 또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딱따구리는 머리에 빨간 무늬가 있고 그것이 해적들이 쓰는 빨간 모자처럼 생겨서 그런지 이름도 Pileated Woodpecker입니다.

노스밴쿠버는 광역 밴쿠버 전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거대한 수자원의 보고입니다. 캐필라노 대학 뒤로 난 숲길을 한참 올라가면 취수장이 있고, 그곳 주차장에 차를 대고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트레일로 들어서 씨모어 강을 따라 한참을 가다보면 물가로 내려가는 보석과 같은 쉼터가 있고, 그곳에 도착하면 배낭에서 뭐 좀 꺼내 먹고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멍을 때릴 수 있습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분명 햇볕 강한 여름인줄 알았는데, 갑자기 확 밴쿠버에 전형적인 겨울날씨가 비집고 들어오더만 비가 오고 개기를 반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옷도 한겹 더 껴입어야 합니다. 그런 날들 중에 오늘은 햇볕이 강하고 날씨가 정말 좋습니다. 숲으로 스며드는 햇살이 눈부십니다. 겨울 중에 나타나는 이런 좋은 날들은 거르지 말고 무조건 나서야 합니다.



이곳 씨모어 산에도 버섯들이 많이 납니다. 트레킹하면서 버섯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맛있는 볼레뜨 버섯을 다람쥐가 뜯어먹은 것이 보입니다.


강을 휘둘러보고 다시 숲길로 올라오는데, 나무 때리는 소리가 납니다. 보니 가까운데도 딱따구리가 나무를 패고 있습니다.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고 나무패기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딱따구리 덕분에 트레킹이 곱배기로 즐거워졌습니다. 딱따구리, 곰, 사슴, 이런 것들이 트레킹을 늘 밥먹듯이 해야 보이는 사람 눈에 보이는 법입니다. 오늘 운수 좋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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