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캐치

슈퍼캐치

슈퍼캐치(Super Catch), 요즘 세간의 화제가 되는 슈퍼캐치는 돌아오는 우주선 로켓을 잡아내는 엄청난 장면입니다. 좌우지간 인간들이 별짓을 다하고 있는데, 그 짓은 왜 하고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우주개발? 그게 정말 필요한 일인가요?  일반인이 달에 관광 가고, 화성에 가서 살고, 그게 정말로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그 일을 추진하고 있는 걸까요? 

어느 혹성에서 사람이 살 수 있으려면 지구의 바닷물처럼 물이 이리 많아야 합니다. 물의 흔적 같은 것으로는 안됩니다. 자전 속도와 햇볕이 비치는 강도도 지구와 같아야 하고, 물뿐만 아니라, 공기도 식물도 지구에서처럼 풍부해야 합니다. 중력과 기압도 지구와 같아야 합니다. 우주복을 입지 않고도 살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합니다. 우주복을 입고는 오줌도 똥도 쌀 수가 없고 기저귀를 차고 있어야 합니다. 우주선 안은 공간도 좁고, 빨래를 하고 건조할 자원과 환경도 극히 제한적입니다. 뭐 하나 고장나면 그걸 고칠 재료나 공구나 시설, 테크니션도 없습니다. 식물이 수정을 하고 꽃을 피우고 씨를 맺으려면 곤충을 비롯한 동물들도 풍성해야 합니다. 그런 환경이 아닌 데로 사람들을 끌고 가면 전멸할 확률 백프로입니다. 구조대를 보낼 수도 없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견딜 자원이나 환경도 외계에서는 확보할 수가 없습니다. 우주복이 찢겨 미세한 구멍 하나만 생겨도 누가 도움을 줄 시간도 없이 그대로 사망입니다. 사람들이 공상과학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우주개발과 여행에 대한 상식이 없어졌습니다.

우주선 캐치를 미식축구 좋아하는 미국사람들은 레전즈드가 된 슈퍼볼에서 있었던 헬멧 캐치(helmet catch)에 빗대고 있습니다. 도대체 헬멧캐치가 뭔지 유튜브에서 수퍼볼 헬멧캐치로 키워드를 쳐보면 그 순간의 경기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믿기 어려운 짜릿한 경기 장면입니다.

제 인생에도 슈퍼캐치가 몇 있습니다. 그 중에서 최고의 캐치는 지금 사는 밴쿠버, 그 중에서도 웨스트 밴쿠버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에 살면서 제가 젊었던 그 시절, 미국 드림을 꿈꿔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아메리칸 드림, 그 시절 출장으로 미국으로 가면, 아직 중국이 뜨기 전인 시절, 미국의 어딜 가나 메이드인 코리아 상품을 찾아볼 수 있던 시절입니다. 한국이 미국의 하청공장이던 시절, 미국 사람들이 주문한 물건을 한국의 공장에서 밤잠 자지 못하고 열심히 만들어 미국 사람들에게 헐값에 넘겼습니다. 옷도 신발도 모두 메이드인 코리아였습니다. 싼 제너럴 일렉트릭 브랜드 전자제품도 메이드인 코리아였고, 비싼 전자제품은 일본산이었습니다. 그 싸고 좋은 물건을 미국 사람들은 싸게 구입했지만 한국에서 만든 그 물건들은 전량 미국으로 수출되어 정작 한국땅에서 한국 사람은 구경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 시절, 꿔본 허황된 꿈은, 미국 플로리다 같은 곳에 가서 일자리만 얻을 수 있다면, 일하고 남은 시간은 그 좋은 플로리다 해변에 나가 놀 수 있쟈나, 그렇게 거기 살면 인생이 그냥 휴가인 거쟈나. 그런 황홀한 상상이었습니다. 꿈은 꾸면 이루어진다? 결과론이지만, 정말 플로리다보다 더 좋은 곳에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플로리다는 기후변화로 매년 몰려오는 허리케인 때문에 초토화되고 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여러 곳이 재앙 때문에 집을 잃고 난리도 아닙니다. 밴쿠버, 그런 플로리다보다 더 좋은 곳에서 살고 있으니 정말 인생살이 새옹지마(塞翁之馬)입니다.

이런 좋은 곳에 살면서 좋은 것을 그냥 놔두면 안됩니다. 최대한 즐겨야 합니다. 좋은 곳 많은 웨스트 밴쿠버지만, 집 바로 앞에 있는 씨웍(seawalk)은 언제나 수시로 나가 맑은 공기를 쐬며 즐길 수 있는 동네 명소 중의 명소입니다. 살면서 이런 곳을 캐치할 수 있는 것은 정말 행운입니다. 되돌아 보면, 이건 제가 하고 싶어서 그리 한 것이 아니라 주님의 인도하심과 은혜입니다. 저의 인생에 일어난 최고의 슈퍼캐치는 예수님입니다. 고아로 멋모르고 세상을 힘들게 살다가 아빠 엄마를 만난 느낌. 부모님만 만나도 좋은데, 나를 창조하시고, 구원해주실 분을 만났는데, 그 기쁨은 만나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고, 맛볼 수 없는 기쁨입니다.

무화과 나무, 화분에 심긴 무화과 나무 한 그루, 땅에 심기지 못하고 화분에 심겨서 그런지 상태가 좀 빈약합니다. 이 큰 나무를 누군가 실내에서 키우다가 바깥으로 퇴출시켰습니다. 콘크리트 벽을 배경으로 서있는 무화과 나무 한 그루가 씨웍으로 나서는데 눈길을 잡고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무화과 나무, 이곳 해변에 여기 저기 무화과 나무가 가끔씩 보입니다.

내일 비가 올 확률이 거의 백프로라는데, 오늘 저녁까지는 아직 하늘 색깔이 예술입니다.

밴쿠버 부쉬(bush) 속에서 자주 보이는 로즈힙(rose hips)이 이곳 씨웍(seawalk)에도 많이 보입니다.

갈대, 노을, 하늘 셋이 어울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매일 보는 석양이지만 같은 모습일 때가 없습니다. 어느 혹성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공기와 구름이 있는 지구 위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이런 모습을 황홀하게 바라보고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이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멀리 동녘 하늘에 달이 떠오르는 것이 보입니다.

흰색 다알리아, 어둠 속에서 스마트폰이 비현실적인 영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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