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위기는 일시적인가
삼성의 위기는 일시적인가
스마트폰이 아니고 핸드폰 시절, 그 시절 막강한 명품 핸드폰 브랜드가 뭐였나요? 모토롤라와 노키아였습니다. 특히 노키아는 대단했습니다.
그런 노키아였는데 망했습니다. 왜 망했나요? 스마트폰 시장을 열지 못해서입니다.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의 원조가 되었다면 아마도 애플이라는 브랜드가 세상에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막강하고 세계적인 기업이라도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지 못하거나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편승하지 못하면 어이없게 망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소름끼치는 일입니다.
인텔, PC나 노트북을 살 때 혹은 조립을 할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이 무엇인가요? CPU가 인텔칩인지를 먼저 봅니다. 인텔칩이 들어간 새 PC를 가지게 되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 인텔인데, 지금 휘청거리고 망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인텔칩이 최고의 CPU가 더 이상 아닙니다. 이제는 AMD칩을 선호하는 인구가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인텔이 그렇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의 CEO가 기술인 출신이 아니고, 경영인 출신으로 들어서면서 사운(社運)도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의 기술력을 키우기 보다는 경영실적 위주로 숫자 놀음을 하면서, 기술 인력이 경쟁사로 빠져나가고 그로 인해 기술력이 퇴보하면서 자멸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노키아와 인텔같은 회사도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선도하지 못하면 망하는 것이 시장의 잔인한 현실입니다.
전자제품의 시장이 가전제품에서 반도체, 반도체에서 스마트폰, 다시 AI로 발전하는 것이 사조의 흐름입니다. 시장이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삼성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으로 앞서 전환하지 못한 점, 인텔이 경영 실수로 인재를 잃고 기술개발에 뒤처진 점, AI 시장을 앞에 둔 삼성전자가 이 두 가지 문제 모두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가장 필요한 반도체는 GPU와 HBM입니다. 그런데 삼성이 HBM 생산에 필요한 인력을 경쟁업체에 모두 빼앗겼습니다. 지금 반도체 시장은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 업체와 팹리스의 주문을 받아 생산을 맡는 파운드리 업체로 나뉘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파운드리 1위는 대만의 TSMC입니다. 그런데 이재용 회장은 회사의 우선 지표를 삼성의 파운드리 역량을 키우는 것으로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복합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첫번째 파운드리 분야를 키우려면 혼자 그 역량을 키울 수가 없습니다. 주변의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TSMC의 강점은 주변에 도움을 주는 협력업체와 연결이 강력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반면, 삼성은 협력업체를 노예취급하며 쥐어짜기를 해왔기 때문에 사운을 걸고 삼성과 보조를 맞춰 줄 협력기업이 주변에 전무하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경영의 삼성”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경영철학이 똥이었던 기업이 삼성입니다.
삼성이 파운드리 기업이 아니라서 파운드리에 뛰어들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파운드리 업체입니다. 파운드리 기업으로서 삼성의 최대 고객은 퀄컴입니다. 퀄컴의 AP칩을 삼성이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가 벌어지면서 퀄컴이 식겁을 합니다. 그 후로 최상위 고급 AP는 퀄컴이 더 이상 삼성에 맡기지 않고, TSMC에 맡깁니다. 그로 인해 삼성이 파운드리 시장을 크게 잃어버리게 된 것이고 그에 충격을 받은 삼성이 파운드리를 키운다는 소리를 하는 것일 겁니다.
두번째로 인텔과 같이 삼성전자 수장도 기술력을 중시하지 않아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인재들을 많이 잃었고, 파운드리로 인재들을 끌어 모으다보니, 다른 분야의 기술 개발력이 얇아지는, 진퇴양난의 난국에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렇게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TSMC는 3나노 시대에 접어들었는데, 삼성은 아직도 10나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입니다. 심지어는 경쟁업체인 SK 하이닉스에도 10나노급 D램 개발에 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나가기도 바쁜 반도체 경쟁체제에서 앞서 나가기는 커녕 기술이 퇴보하고 있는 상태니 이걸 단기간에 극복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 주식을 죄다 내놓고 팔고 있는 것은 ‘이젠 정말 텄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뭐, 박쥐같은 외국인들이 들락날락하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긴 하지만.
현재 열리고 있는 AI시장에서 하드웨어 생산 최강자 업체는 Nvidia입니다. 엔비디아가 설계하고 주문한 반도체를 만드는 업체가 TSMC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특수 반도체가 HBM입니다. 이걸 SK하이닉스도 만드는데, 삼성은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D램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반면에 CPU칩 설계와 제작,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름 열심히 모자라는 분야에 투자를 했지만, 결과는 원하는 만큼 나오지 못했습니다. 최고급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도 삼성들 자기들이 만든 것을 쓰지 못하고 퀄컴 제품을 쓰고 있습니다. 삼성이 칩 설계와 파운드리까지 다 잘하면 팹리스 업체 중에 삼성에게 칩 제조를 맡기는 업체가 있을까요? 삼성에 설계 기술을 빼앗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까요? 팹리스 분야를 완전히 포기한 TSMC에 믿고 맡기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세상은 AI와 클라우드 시장으로 열릴 것인데, 현재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이 거의 독식하다시피하고 있고, 아마존은 벌어들인 돈으로 칩 제조까지 나서고 있는데, 삼성은 아직도 갈팡질팡 하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AI칩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시장뿐만 아니라 HBM을 이용한 컴퓨팅에서 필요한 언어인 CUDA 프로그래밍 라이브러리까지 장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남들이 열고 있는 미래 시장의 장터에 삼성이 어느 한 구석을 잘 파고들 수 있을지, 아니면 다시 옛 영화를 찾아 정상으로 도약을 할지, 아니면 노키아나 인텔과 같은 처지로 전락할지는 두고볼 일입니다.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과거 수많았던 반도체 기업들이 다 망하고, 지금 남아있는 반도체 제조업체는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정도입니다. 반도체 제조업은 엄청난 자금과 기술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다른 경쟁업체들이 너도 나도 쉽게 뛰어들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 3개 업체 밖에 없기 때문에 아직 삼성에게는 기회가 있습니다. 이 기회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삼성은 심기일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기술의 삼성이라고 했던 삼성이 HBM 생산 경쟁에서 밀리고, 퀄컴에 까이고 하는 이유가 반도체 생산에서 기본 중의 기본인 반도체 기판 생산 수율이 낮은 것입니다. 이건 대량 생산 단계에 돌입을 할 수가 없는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기술의 삼성이라면서 기술의 기본이 되어있지 않은데, 투자규모도 TSMC에 상대가 되지 않고, 기술인력도 확보가 되지 않고, 판이 이미 한참 기울어져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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