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냐 잉크젯이냐

레이저냐 잉크젯이냐

현재 책상 위에 놓여진 프린터는 레이저 프린터입니다. HP의 저가 보급형 모델인 M139we입니다. 그러면 그전에 잉크젯을 사용한 적은 없는가? 왜 없겠습니까. 다른 사람들 그러는 것처럼 싼 맛에 샀다가 잉크가 떨어져서 잉크를 사려고 하면 잉크값이 잉크젯 프린터 가격만큼이나 비싸서 잉크를 다시 사느니, 그냥 새 프린터를 다시 사서 쓰는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쓰다버린 잉크젯 프린터가 하나둘이 아닙니다. 이게 이 세대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한 쓴 경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잉크값이 너무 비싸고, 잉크 떨어질 때마다 새 프린터 사는 것도 아닌 것같아, 레이저 프린터를 사서 쓰고 있는 것입니다. 레이저 프린터도 새 프린터에 따라오는 토너는 오래 쓰지 못합니다. 그걸 다 쓰고 나서 새 토너를 사서 끼우면 그건 꽤 오래 쓸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잉크젯이 모두 사라지고 레이저만 쓰고 있습니다.

GM딜러에서 일하다 보면, 매년 쌓이는 것이 있습니다. GM 어워드 포인트가 쌓이는데, 그 포인트로 GM 엘리트 웹사이트에 리스팅된 다양한 상품 중에 원하는 것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포인트가 많으면 대형 스크린 TV도 살 수 있고, 애플폰도 살 수 있고, 캠핑용품이나 툴 같은 것도 살 수 있습니다. 제가 타겟으로 삼고 포인트를 모으고 있던 것은 카메라입니다. 간단히 포켓에 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소형이면서 40배 줌도 되고, 4K 비디오도 찍을 수 있는 그런 니콘 카메라였습니다. 올해 초 포인트를 추가로 받아 그걸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화면에서 그걸 선택하여 구매를 하고 ‘아싸!’하고 기다리는데, 이게 웬걸! Sold out. 다시 물건을 보충하겠지 하고 기다리는데, 다시 웹화면에 뜨질 않습니다. 그게 처음 화면에 리스트업될 당시의 가격은 3백불 대였는데, 지금은 가격이 두 배 이상 점프하여 같은 레벨로 다룰 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스마트폰에 밀려 카메라 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좋은 카메라가 싸게 나오는 것을 기대할 수 없게 되어버린 현실이 평생 카메라와 사진에 대한 애증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에게는 참 슬픈 일입니다. 코스트코의 카메라 진열대가 사라진 것이 벌써 몇 년전입니다.

GM 포인트를 더 모으면 더 덩치 큰 더 비싼 카메라를 살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다 불현듯 스치는 생각에 GM엘리트 웹에 뜬 화면을 다시 뒤졌습니다. 전에 양면 프린팅이 되고, 자동 쉬트 피드장치까지 있는 캐논 레이저 프린터를 사려고 했었는데, 그것도 주문을 하니 품절되어 구입하지 못하고 지금 쓰는 HP를 그냥 생돈으로 구입한 것입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프린터가 뭔가 새로운 것이 올라온 것이 없나 뒤져봤습니다.

요즘 잉크젯 프린터로 대세를 이루는 것들은 메가잉크탱크를 쓰는 제품들입니다. 잉크젯 프린터용 잉크 카트리지가 너무 비싸다 보니 잉크를 저렴한 가격에 보급할 수 있는, 잉크병에 잉크를 담아 프린터 잉크 탱크에 쏟아부어 쓰는 디자인, 잉크병에 잉크만 담아 파니 잉크값이 팍 떨어진 것입니다. 대신 프린터값은 예전의 잉크젯프린터 가격이 아닙니다. 백불이 되지 않는 잉크젯 프린터가 있었는데, 새로 나온 잉크탱크 잉크젯 프린터의 가격은 3백불이 넘습니다. 이제는 2백불 대의 제품도 나오긴 했지만, 주로 3백불 이상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품을 GM 엘리트 웹사이트에서 볼 수 없었는데, 이게 새롭게 올라오진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뒤져본 것입니다. 있습니다.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카메라 포기하고 그걸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GM 머니로 공짜로 받은 엡손 잉크탱크 잉크젯 프린터입니다. 2002 포인트를 소비했습니다.


이 제품의 시장 가격을 보니, 와! 세금 붙으면 4백불입니다.


새로운 디자인의 잉크젯 프린터, 비싼 잉크 카트리지가 아니라 그냥 통에 담긴 잉크를 프린터 탱크에 쏟아 부으면 됩니다. 그렇게 프린터는 비싸진 대신, 잉크값은 싸게 바뀌었습니다. 이 프린터 가격에 사람들이 적응이 되면, 레이저 프린터 시장이 상대적으로 가라앉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구가 망할 날이 멀지 않았는데, 그런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마는.


프린터 안에 잉크탱크 4개가 있습니다. 블랙, 노랑, 빨강, 파랑 그렇게 네개의 탱크가 구분이 됩니다. 블랙잉크통은 다른 잉크통보다 두 배 정도 큽니다.


잉크통의 캡을 열면 아래와 같은 모양입니다. 뒤집어도 잉크가 나오지 않게 설계되었습니다.


프린터의 탱크에 꽂으면 꿀럭꿀럭 소리가 나면서 잉크가 탱크 안으로 흘러들어가고, full이 되면 자동으로 주입이 멈추어지고 잉크가 들어가는 소리도 멈춥니다. 천재적으로 설계를 했습니다. 정말 잉크주입 프로세스가 심플하고 깨끗합니다. 잉크가 어디 질질 새고 흘러나오고 하는 그런 지저분한 문제가 전혀 없습니다. 그게 비싼 값을 하는 것인가 봅니다.


새 프린터 탱크에 잉크를 처음 주입하고 나면 프린터가 이니셜라이즈 작업을 드르륵드르륵하기 사작하는데, 10분 정도 걸립니다. 그러고 나면, 프린터 전면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잉크통의 잉크 레벨이 낮아집니다. 아마도 잉크탱크에서 노즐 사이의 공간에 잉크가 채워지느라고 잉크탱크의 레벨이 그만큼 낮아진 것인가 봅니다. 처음 잉크를 잉크탱크에 넣고나서 잉크통에 잉크가 조금 남았는데, 그걸 다시 주입을 하니 잉크통에 잉크가 다시 full 눈금이 되었습니다. 역시나 추가 잉크를 채울 때도 잉크 채워지는 소리가 꿀럭꿀럭납니다.


이 모든 셋업과정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엡슨 스마트 판넬 앱을 보면서 스탭바이스탭으로 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프린터 결과물. 뭐 새삼 언급할 필요없이 그냥 사진이지요. 사진 프린팅을 주 목적으로 한듯, 앱슨 웹에서 다운 받은 소프트웨어를 인스톨하면 노트북 화면에 몇 개의 아이콘이 설치가 되는데, 그 중에 사진을 프린팅하는 전용앱이 있습니다. 그걸로 프린트하는 사진 크기, 프린트 용지의 종류, 해상도 등을 지정하고 나면 원하는 사진을 프린트해줍니다. 

프린터가 와이파이로 연결이 되어 있어 스마트폰에서도 무선으로 프린트할 수 있고, 외부에서도 인터넷망을 통하여 프린트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당연히 프린터에 스캐너도 내장이 되어있습니다. 저가형 잉크젯 프린터 끝판왕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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