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부품 하나의 품질이 주는 망신
작은 부품 하나의 품질이 주는 망신
2017년형 콜벳(Corvette)이
문제가 생겨 샵에 들어왔습니다. 콜벳은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카입니다. 독일의 포르쉐보다 미국에서는 매니아층이 더 두텁다고 볼 수 있는 인기있는 스포츠카입니다. 가격도
10만불입니다. 차 한대의 가격이 일억입니다. 3백만불짜리 차도 있고, 천삼백만불짜리 차도 있고 그것보다 더 비싼 차도 있는 세상에
10만불이면 저렴하다고 할 수 있는 가격이지만, 저 같은 사람은 평생에 가져볼 수
없는 신기루 같은 차입니다. 하지만 타지는 못해도 그 차를 정비는 하고 있습니다.
새 차 주인이 뿔나게 생겼습니다. 10만불씩이나 주고 삐까번쩍한
새차를 구입했는데, 체크엔진등이 들어오고, 차에 미스파이어가 나니 기대와
설레임의 제곱에 반비례하여 실망과 배신감도 느꼈을 것 같습니다. 문제의 원인은 오투센서 하나가 불량이어서
그렇습니다. 혹시나 오투센서와 엔진 콘트롤 모듈 사이의 와이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투 센서가 밴쿠버에 당장 없고, 미국에서 공수해와야 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짬에
그 와이어링 확인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와이어링 확인 작업을 할 때는 도면을 먼저 준비해야 합니다.
아래 그림에 표시한 4개의 와이어링을 확인해야 합니다.
와이어링의 한 쪽 끝인 ECM(Engine Control Module) 쪽의 핀의 위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오투센서에 연결된 4개의 와이어 중에 3개의 와이어가 ECM쪽으로 옵니다.
보통 차들은 ECM이 통상 잘 보이는 곳에
있는데, 이 스포츠카는 엔진은 크고 차의 공간은 좁아 정비하기가 기본적으로 어렵습니다. 이 콜벳의 ECM은 오른쪽 펜더 판넬 안쪽에 숨어 있습니다. 휠하우징 트림을 걷어내고, 펜더 판넬도 바깥으로 좀 움직여내야 ECM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펜더에 붙은 가니쉬 하나도 뜯어내야 두 손을 넣어 ECM을 잡을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이 ECM에 연결된
3개의 커넥터 중에, 오투센서 와이어링이 도착하는 X2 커넥터를 뽑아낸 모습니다. B1S1(Bank1 Sensor1) 오투센서 와이어링들을 체크해보니,
와이어링들은 정상입니다. 다음 날 미국으로부터 공수된 새 오투센서를 장착해보니,
문제가 해결이 되었습니다. 작은 전자부품 하나의 품질불량 문제로
10만불짜리 스포츠카의 체면이 구겨진 해프닝이었습니다. 10만불이 아니라
3백만불짜리 차에서도 똑같이 이런 저렴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 현재 인간의 기술 수준입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