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의 잠 못 이루는 밤

빅토리아의 잠 못 이루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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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캐나다 비씨주의 주도가 있는 시티입니다. 큰 도시 광역 밴쿠버를 놔두고 밴쿠버 섬의 남쪽 끝에 주도가 생긴 역사적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가 국경선을 일직선으로 그을 때, 밴쿠버 섬에 선을 그어 밴쿠버 섬을 동강내고 싶지 않은 캐나다가 밴쿠버 섬만은 국경선을 긋지 않고 온전히 섬 전체를 다 차지하고 싶어서 섬의 가장 남쪽 끝에 도시를 건설하고 그곳을 비씨 주의 주도로 삼고 그곳에 주도가 있기 때문에 섬에 국경선을 그을 수 없고 밴쿠버 섬 전체를 캐나다 땅으로 하겠다고 주장하여 그 뜻을 이루었고, 그렇게 탄생한 도시가 밴쿠버 섬의 가장 남단에 위치한 빅토리아입니다. 그후로 지금까지도 빅토리아는 비씨 주의 주도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 사이의 국경선을 직선으로 그으면서 생긴 이상한 땅의 대표적인 곳이 포인트 로버츠(Point Roberts)입니다. 아래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포인트 로버츠는 캐나다 땅에 붙어 있는데, 국적은(?) 미국 국적입니다. 실제로 그곳에는 국경 검문소가 있어서 포인트로버츠로 가려면 여권을 들고 심사를 받고 국경을 통과해야 합니다. 오래 전에 미국의 물가가 쌀 때는 그곳으로 휘발유를 넣으러 가는 차들도 많았는데, 언제부턴가 미국물가가 캐나다에 비해 그렇게 큰 메리트가 없어지고, 트럼프가 정권을 잡은 이후로는 미국 땅에 들어갈 이유도, 미국 땅에 들어가 물건을 살 이유도 없어져 그곳의 비즈니스들이 폭망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구경거리 꽤나 좀 있는 빅토리아로 향한 시간은 오후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나나이모에서 출발하여 조금 내려가면 던칸이라는 조그만 마을이 나옵니다. 그곳에 크고 깨끗한 월마트가 있어서 그곳에 들려 잠깐 쉬어갈 수 있습니다. 화장실도 들리고, 크고 쾌적한 매장을 한바퀴 휘둘러보다 보면 다른 곳에는 없는 물건을 간혹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오늘 하나 발견한 것은 클리어런스 코너에 있는 3불짜리 충전어댑터와 USB-C 케이블입니다. 원래 가격이 30불인데, 3불에 땡처리하는 물건입니다.


빅토리아로의 인구유입이 많아지면서 빅토리아에 집을 더 지을 땅이 없어 빅토리아 가까운 곳에 새로 생긴 위성 도시가 랭포드(Langford)입니다. 그곳 다운타운에 있는 월남국수집을 찾아 저녁을 일찍 해결했는데, 월남국수 잘하는 집입니다. 월남국수에는 뭐 특별한 것이 필요하지 않고, 평범해도 재료가 신선하고, 조미료를 투여하지 않은 것이 최고입니다. 월남국수를 잘못 먹으면 극한 조미료 효과 때문에 오랫동안 침이 고이고 뱃속 깊이까지 닉닉하고 역겨운 기분이 듭니다. 이 집은 그런 것이 없고, 깔끔해서 좋았습니다. 고기 양도 많고 라임을 푼 국물맛도 썩 괜찮았습니다.

빅토리아를 몇 번 찾았지만 모두 다 낮 시간에 방문하여 빅토리아의 야경을 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숙소에서 느즉히 나와 본의 아니게 밤 시간에 빅토리아에 도착하여 야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빅토리아의 야경 멋있습니다. 특히 국회의사당 앞에는 야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불빛을 멋지게 꾸며 놓았습니다.


국회의사당 앞 길가에 참전 기념비가 있는데, 한국 전쟁에 참여했던 기록도 새겨져 있습니다.


국회의사당 건너편 컨퍼런스 센터 앞쪽에는 페어몽 엠프러스(Fairmont Empress) 호텔이 있는데, 이곳도 야경 맛집입니다. 밤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도시의 불빛에 중독되고 있습니다.


차는 페어몽 호텔 뒤편 컨퍼런스 센터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들어가면서 물어보니 시간 당 5불의 주차비를 받습니다. 그런데 나올 때 보니, 요금소에 사람이 보이지 않고 차단기도 열려 있습니다. ‘뭐지?’ 주춤하고 있는데 저쪽 바깥에서 주차비 받는 직원이 밤공기를 즐기며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주차비 받지 않냐고 물어보니, 나 놀고 있는 기막힌 타이밍이니 그냥 가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진 찍으면서 야경 실컷 즐기고 주차비는 공짜, 그런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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