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내 자식
잃어버린 내 자식
*This blog post is written in Korean. To view it in English, you can use a translation app or select your web browser's translation option to view it in English.
한국에서는 최고의 배달 서비스가 무엇인가요? 중국으로부터 물건이 배송되어오는 알리나 테무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 온라인 쇼핑 루트인가요? 캐나다에서도 테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존같이 물건이 다음날 배송되는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주문을 때린후 도착하는 날짜는 언제가 될 지 기약하기 어렵습니다. 아내가 태무의 물건을 두어차례 주문해보았는데, 그냥 쓰레기입니다. 쓸만한 물건이 없습니다. 한달 정도 기다려 받은 물건이 쓰레기다. 반품할 마땅한 방법도 없다. 최악입니다. 그 후로는 아예 테무앱을 지워버리고 다시는 테무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북미에서는 아마존이 온라인 쇼핑을 독식하고 있습니다. 수백불짜리 물건도 아마존 마스터카드를 이용하면 무이자 할부로 구입할 수 있고, 무이자 할부 가격이나 할부하지 않은 가격이나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꼭 필요한데, 한꺼번에 지출이 무리일 경우, 그렇게 할부 구매까지 할 수 있으니, 아마존 배달 트럭이 매일 물건을 수없이 배달할 정도로 사람들이 아마존 물건을 엄청 구입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밥솥이 맛이 가셔서 밥을 죽으로 만들고 있기에 이번에 압력밥솥을 개비했는데, 이것도 아마존으로 구입할 수 있고, 대리점 온라인 할인 구매 가격보다 싼 값으로 아마존에서 그것도 무이자 할부로 구입할 수 있으니 사람들이 아마존에 기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북미에서 아마존을 이용하는 강점 중에 또다른 하나는 배송 시간입니다. 주문한 다음 날 배송이 기본이고, 아침 일찍 주문하면 그 날 오후에 배달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 날 배송이라도 오버나잇 배송이라는 것이 있어서 출근 전, 새벽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기도 합니다.
한번은 물건을 하나 주문했는데, 다음 날 새벽 배달입니다. 아침 일찍 눈이 떠져 스마트폰 아마존 앱을 열어보니, 그 물건이 새벽에 도착이 되었다는 메시지가 뜬 것이 보입니다. 깜깜한 새벽이라 아파트 건물 안에 들어올 수가 없었던지, 물건을 밖에 놓고, 박스를 놓은 장소를 사진으로 남겨 놓았습니다. 아래 사진이 그 사진인데, 아파트 건물 입구쪽도 아니고, 뒤쪽 문쪽도 아닙니다. 여기가 어디지? 아직 어두운 새벽에 밖으로 나가 사진을 들여다보며 똑같은 모양의 지점을 찾으려고 했는데, 도무지 그런 모양의 구조물이 보이질 않습니다.
“이게 배달이야? 물건을 어디 그냥 버린 거야?”
열불이 날 일입니다. 일을 이렇게 개판오분전으로 한다고? 새벽에 고생해가면서 배달을 한 인생의 고달픔이야 알겠지만, 이건 아니잖아?
아파트 주변을 두어 바퀴 돌아도 그런 지형지물을 발견하지 못하여 주변 동네를 한 바퀴 휘둘러보았지만 역시나 그런 지형지물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배달을 잘못된 주소로 한 것으로 추정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침을 생고생 운동으로 때우고 출근하고 하루종일 어수선한 정신 상태로 일을 하며 보내고 퇴근했습니다. 퇴근하고 동네를 다시 한바퀴 돌아보았지만 역시나 허탕이었습니다.
누군가 그걸 발견하여 주웠다면, 패키지에 적힌 주소를 보고, 주인에게 돌려줄까요? 아니면 제가 아마존 앱에 컴플레인을 한 것을 보고 그 배달자가 물건을 회수하여 아파트 안에다 제대로 놓고 갈까요? 혹시나 하고 기다려 보았지만, 저녁 늦은 시간까지도 물건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버려진 그 박스를 주워서 풀어보고 땡잡았을 생각을 하면 허탈한 마음에 약오르는 마음까지 더해져 열불이 날 일입니다.
아마존에 컴플레인하여 물건을 다시 보내달라고 할 생각이었지만, 다시 한번 더 아파트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아마존이 남겨둔 사진을 보면 온통 어두워서 어디가 어딘지 구분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단서로는 오른쪽에 빌딩이 보인다. 화단 같은데, 밤에 조명이 들어온다. 오른쪽에 낮은 풀이 있는데 거기에 상자를 놓았다. 그래서 밤에 화단 위에 그런 조명이 들어온다면 오히려 그렇게 깜깜한 밤에 그런 모양을 발견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밤 깊은 시간에 다시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아파트를 한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요즘 이 아파트는 아파트 전체에 테라스 리노베이션 공사가 일년째 벌어지고 있어서 아파트 앞쪽과 뒤쪽으로 안전을 위하여 철책을 쳐두었고, 그래서 그리로는 사람이 오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곳은 꼼꼼히 둘러보지 않았는데, 마지막이니 그쪽으로 한번 가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그곳에 없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그 물건이 있었습니다. 공사 때문에 사람이 오가지 않는 스팟이라 하루 온종일 그곳에 있었는데도 사람 눈에 띄지 않고 잘 남아 있을 수 있었습니다. 대박!
배달 사고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니 생각이고” 가수 장기하의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
그렇게 찾은 내 자식(?)은 음향기기입니다. 요즘 음악을 하느라고 음향기기 몇 점을 구입했는데, 아마존이 악기점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말이 나서 마련인데, 아내가 우쿨렐레 하면서 들린 탐리(Tom Lee)라는 악기점이 노스 밴쿠버에 있었는데, 없어졌습니다. 음악을 하려는 사람들 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모양입니다. 음악이나 음향기기를 사려는 사람이 죄다 탐리로 들려주면 모르겠는데,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에서 사버리니 가게 유지를 하기가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노스 밴쿠버에서 없어져서 아쉬운 것은 탐리뿐만이 아닙니다. 인디고(Indigo)라는 대형 서점도 없어졌습니다. 2층짜리 대형 서점이었는데, 지금은 1층에는 미술용품 가게가 들어서고, 2층에는 헬스장이 오픈했습니다. 사람들이 정신 세계의 내면보다는 육체의 겉모습에 더 목숨 걸고 신경 쓰는 시대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상이 변하면서 산업의 모양새도 바뀌고 나타났다 사라지는 기업이나 가게도 한둘이 아닙니다. 제가 밴쿠버에 떨어졌던 초기에는 밴쿠버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려면 한인마트 안에 있는 비디오 대여점에 들려 드라마가 녹화된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야 했습니다. 그 시절 북미의 대형 비디오 렌탈 체인점으로는 블록버스터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고속화와 맞물려 유튜브와 넷플릭스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자 블록버스터는 물론이고 모든 비디오 대여점들이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런 일들이 있었고, 그런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음악 장비를 찾은 것을 자축하면서 기념 선곡 한번 해보았습니다. K-Pop은 싱어송 라이터들과 작품이 많은데, 국악은 그런 것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삼산이라는 동네에 인재가 하나 났습니다. 21세기형 국악 싱어송라이터, 한번 들어보시지요. 국악 버전의 여자 장기하라고 할만한. 이참에 장기하 노래도 다시 한번 리뷰해보니, 그 음악성은 차치하고, 장기하가 공연 카리스마가 있는 친구였습니다.
제 블로그 홈페이지를 열면 블로그의 모든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노트북이나 PC에서 보실 경우, 글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해당 글이 열립니다.
https://vancouver-story.blogspot.com
https://www.youtube.com/@vancouver-story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