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는 내 솜씨가 아닌 천사의 도움
정비는 내 솜씨가 아닌 천사의 도움
아침에 출근하니 전기문제부터 시작을 합니다. 전기문제는 때로는 골치 아프게 하는 작업이긴 하지만, 기름 묻는 작업보다는 다소 편하게(?)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면이 있기는 합니다. 가끔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 정신도 힘들게 만드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첫번째 캠페인 작업으로 모듈을 리프로그래밍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모듈 프로그래밍을 하고 마지막으로 시리얼 데이터 어센티케이션 컨피그레이션(Serial Data Authentication Configuration)이라는 마무리 확인 작업을 하는데 이게 마무리되지를 않습니다. 뜨는 코드는 K73 관련 에러코드가 뜹니다. K73 모듈은 Telematic Control Module입니다. 온스타 스위치를 보니 아무 불도 들어오지 않고 스위치를 눌러도 먹통입니다. K73 모듈과 관련된 에러가 있는 것입니다. 이 놈 때문에 워런티로 다른 모듈 업데이트 하는 프로그래밍 작업이 장애를 받은 것입니다. 이건 뭐 워런티 관련된 작업이라 제가 즉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샵포맨에게 리포팅하니, 매니저와 둘이 이야기합니다. 아마도 GM본사의 허가를 받고 추후 관련 액션을 취하겠지요.
그 놈의 트럭으로 시간을 좀 쓸데없이 낭비하고, 다음 작업으로 받은 트럭도 전기 관련 문제를 달고 왔습니다. 2023년형 지엠씨 씨에라 트럭입니다. 이 트럭에는 110볼트 전기를 쓸 수 있는 콘센트가 센터콘솔과 베드 쪽에 하나씩 있는데 이것들에 전기가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확인을 해보니 센터콘솔에는 오고 베드쪽에는 오지 않습니다.
12볼트 전기를 컨버팅하여 이 110볼트 리셉터클(receptacle)에 110볼트 전기를 보내주는 T1 DC/AC Converter Control Module은 트럭 뒷자리 시트백 뒤쪽에 있습니다. 이 문제 진단을 위해 T1 모듈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뒤쪽 시트백을 뜯어내야 합니다. 그게 잔 손이 많이 가는 좀 번거로운 작업입니다. 몇번 해보고 노하우가 있어야 생고생하지 않고 시트백을 들어낼 수 있습니다.
시트백을 들어내고 T1 모듈의 X1 커넥터를 확인해보니, 전압이 모듈로 잘 오고 있고, 그라운드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다음은 모듈과 베드쪽 리셉터큰 사이의 서킷을 확인해보았습니다. 서킷은 이상이 없는데, 모듈에서 뒤쪽으로 전압이 전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T1 모듈이 범인(?)으로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전기 문제는 도깨비 방망이 모양으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오는지라 매뉴얼대로 진단을 해놓고도, “정말 맞을까? 내가 뭘 놓친 것은 없을까?”란 생각이 들고 자신감이 오락가락하고 확신을 가지기까지 몇번씩이나 재확인을 하고 리뷰를 합니다. 그래도 정말 잘 고치기 전까지는 새가슴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솔직한 마음입니다.
파트쪽에 그 T1 모듈이 있나 확인해보니, 운 좋게도 예전에 누군가 오더해놓고 사용하지 않은 물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가져다 커넥터를 연결해보니, 그제야 뒤쪽 베드쪽 리셉터클에도 전기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오늘도 하느님이 보호하사 천사의 도움의 손길을 받아 골치 아플뻔한 문제 하나를 또 해결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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