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은 피자데이
목요일은 피자데이
‘후!’ 일을 마치고 주변을 정리하니 입에서 편한(?)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온 정신과 근력을 집중하여 하루 종일 일해도 노가다를 해서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버는 돈이 몇 백불 이상을 넘을 수가 없습니다. 매일 느끼는 거지만 세상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이 찌질치 못한 인간의 두뇌에서 나오는 생각입니다. “돈 많은 놈들은 초당 수억을 벌면서 자기 구좌에 도대체 돈이 얼마만큼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있는데. 심지어는 죽어라 일하는 것도 아니고, 어디 가서 요트 타고 놀고 있어도 돈이 절로 들어오고 있는데.”라는 생각을 하면, 정말 세상을 너무 순진하게 살았고, 왜 나 한테는 아무도 돈버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는지 조상탓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에 온 정신이 잡혀있으면 자신의 처지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얼마나 감사할 일이 많은지 되새겨보며 행복해질 여유가 없어집니다. 무덤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불행해질 이유만 쌓이게 됩니다. 보이는 게 인생의 모든 것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알고, 삶의 이유가 무엇인가를 찾아보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빌게이츠보다 돈은 없지만 빌게이츠보다 더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파란색이 너무 아름답고 햇살은 너무나 화사합니다. 햇살의 그 화사함을 온 몸으로 마음껏 받은 벚꽃이 햇살의 아름다움을 자기가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상에 이 벚꽃보다 더 행복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햇살로부터 듬뿍 받은 은혜를 온 몸으로 표현하고 찬양하고 있는듯 합니다. 숨 쉴 수 있는 공기가 무진장으로 있고, 꽃과 햇살이 있는 공간, 움직이고 있는 내 몸, 살아 숨쉬는 세상의 모습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주님의 솜씨와 뺨을 스치는 미풍에서 느껴지는 주님의 숨결과 우리를 향한 그 섬세하고 웅장한 사랑. 그것은 온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환전 불가한 무한한 가치. 그걸 느끼면서 돈돈하는 이 꾸부정한 정신 상태는 뭐지?
샵을 나오기 바로 직전에 피자헛으로 모바일 오더를 했습니다. 미디엄 사이즈 피자 한 판은 통상 20불이 넘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오더로 반 값에 미디엄 사이즈 피자를 사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목요일에만 그 피자를 사먹는 이유는 목요일 피자가 제일 입맛에 맞아서입니다. 모바일 오더 피자가 요일마다 종류가 다른데, 목요일 피자가 슈프림 피자입니다. 그것이 목요일이 우리의 피자데이가 된 사연입니다. 일해서 돈 벌었고, 가족들 먹을 저녁까지 사냥했으니(?) 가난하지만 오늘 하루도 기본적인 사람구실은 했구나 싶어 뿌듯합니다. 피자하면 콜라는 필수, 2리터짜리 콜라까지 하면 택스 붙고 해서 15불입니다.
모바일 오더를 하면 스마트폰 앱이 피자가 나오는 시간을 알려줍니다. 오더한 피자를 픽업하기 위하여 피자헛 가게 앞에 도착하니 피자가 나올 시간이 아직 10분 정도 남아있습니다. 피자헛 옆에 있는 세이브온푸드에 들려 구경을 하면 10분이 살같이 지나갑니다. 아이스크림 진열대를 휘둘러보는데, 메로나 한 박스를 1불 할인하여 5.99에 팔고 있습니다. 찬찬히 둘러보자니 7불짜리 블루베리 아이스크림을 3불에 파는 것이 보입니다. 한 통 샀습니다. 그런데 불현듯 “이거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잘 먹고 잘 살아도 되나 싶은, 어떤 중압감, 책임감, 빚진 것 같은 생각이 온 몸을 옥죄는 느낌을 받습니다.
“빌게이츠가 어떻게 생각하던지, 앨런 머스크가 어떻게 생각하던지, 그게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닌 것처럼 내가 어떻게 생각하던지, 그건 세상사람들이 알 바 아니겠지? 하지만 빌게이츠의 생각도, 앨런 머스크의 생각도, 내 생각도 딱 한 분 한테는 모두 상관이 있지. 세상 어느 누구도 그 분의 심판대 앞에 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 때를 생각하며 그 분의 말씀에 따라 지금 최선의 길을 찾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고, 그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도 생각을 행복하게 바꿀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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