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부른 화 – 2002년 다코타 엔진 헤드


욕심이 부른 화 – 2002년 다코타 엔진 헤드

 

2002년형 닷지 다코타 (Dodge Dakota) 트럭을 만지게 되었습니다. 미스 파이어가 나고, 뒤 머플러 파이프로는 하얀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연기가 아니라 냉각수가 증발한 증기를 내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엔진 헤드 가스켓이 나간 것으로 생각하고 헤드 가스켓을 들어내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8기통 엔진을 넣은 트럭의 넓은 엔진룸이지만 뭔 부품들이 꽉 들어차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하나하나 다 제거해야 엔진 헤드를 들어낼 수 있습니다.

 


냉각수 파이프와 에어컨 파이프들이 얽혀있는 것도 다 들어내야 합니다. GM 테크니션이 다른 회사차인 닷지 트럭을 정비하려고 하니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단 매뉴얼이 없으니, 테크니션의 눈썰미로 하나하나 작업을 해들어가야 합니다.

 

엔진 위와 옆으로 지나고 있는 전기선과 각종 호스들을 들어내고, 알터네이터와 에어컨 컴프레서, 워터펌프와 엔진 앞쪽 커버를 들어내니 드디어 타이밍 체인이 보입니다. 타이밍 체인이 헤드의 캠샤프트를 붙잡고 있기 때문에 헤드를 들어내려면 3개의 타이밍 체인을 들어내야 합니다.

 

아래 그림은 한쪽 헤드를 들어낸 모습입니다.

 

아래 그림은 양쪽 헤드 모두를 들어낸 모습입니다.

 

들어낸 헤드를 벤치에 올리고 인스팩션을 시작했습니다.

 

운좋게도 오른쪽 헤드의 6번 실린더 옆쪽에 금이 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갈라진 헤드는 수리하지 않습니다. 헤드를 교체해야 합니다.

 

웍오더(work order)의 히스토리를 쳐보니, 2주 전쯤에 존이 중고차 인스팩션을 한 차입니다. 15년이나 된 트럭이고, 20km를 넘게 주행한 고물인데, 인스팩션 내용이 허술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 트럭을 인스팩션했던 존이 점심 먹고, 늘어지게 한 낮잠 자고 있습니다. 내일 모레 은퇴를 앞둔 노익장입니다. 이 할아버지가 대충 한 일, 고물 중고차를 팔아먹고 싶은 세일즈맨의 욕심, 트럭을 싼 값에 하나 장만하고 싶은 멍청이의 욕심이 삼위일체가 되어 이런 황당한 작업을 만들어 내었고, 그런 세 사람의 합작으로 인해 나 같은 멍청한 테크니션이 또 한번 생고생을 도맡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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