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퍼레이터 – 2008년 인클레이브


이베퍼레이터 – 2008년 인클레이브

때가 여름인지라,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운 여름의 한가운데인 7월말, 더위를 그냥 견디기만 하기엔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에어컨 없이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은 거의 고문에 가까운 일입니다. 해서 미리 고치지 않고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지니, 그제야 에어컨을 고치러 오는 사람들이 딜러에 줄을 섭니다. 에어컨이 되지 않는 문제는 대개의 경우, 냉매가 새는 것이 원인입니다. 새는 곳으로 대표적인 것은 콘덴서(condenser)입니다. 뒤쪽 에어컨까지 있는 경우에는 뒤쪽으로 가는 알루미늄 파이프에 부식으로 구멍이 생기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2008년형 뷰익(Buick) 인클레이브(Enclave)도 복날에 에어컨이 되지 않아 샵을 찾았습니다. 다른 테크니션이 몇시간을 헤맨 끝에 찾아낸 문제부위는 이베퍼레이터(evapolator)입니다. 그 이베퍼레이터 교체 작업을 제가 받아서 하기로 했습니다. 차를 주면서 샵포맨이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먼저 합니다. 그게 성가시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에어컨 시스템 중에서 다른 곳은 모두 눈에 보이는데, 눈에 보이지 않게 가려져 있는 곳이 이베퍼레이터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꼭꼭 숨겨져 있습니다. 그걸 한번 보려면 어마무시하게 많은 부품들을 들어내야 겨우 볼 수 있습니다. 운전석 앞쪽에 좌에서 우로 차 앞쪽을 빡빡하게 꽉 채우고 있는 크래쉬패드를 통째로 들어내야 합니다. 이 작업을 하려면 작업할 때 몸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앞쪽 두 개의 시트를 모두 들어내는 것이, 시간이 조금 더 걸려도 그나마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요령입니다. 시트를 떼어내면 센터 콘솔 들어내는 것도 식은 죽 먹기입니다. 시트와 센터콘솔을 들어낸 후에는 한번 게임을 즐겨볼만 합니다. 스티어링 핸들과 컬럼까지 통째로 들어내는 것도 요령입니다.

히터와 에어컨 모듈 덩어리가 앞쪽 바디에 붙어있는 경우에는 크래쉬 패드를 통째로 움직이기가 쉽지만, 그렇지 않고 크래쉬패드 프레임(frame)에 붙어있는 경우는 크래쉬 패드 앞쪽에 붙은 스킨들과, 오디오, 계기판, 히터 콘트롤러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모두 뜯어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엔진룸쪽에서 히터와 에어컨 연결부위들을 분리시키는 작업도 해야 합니다.

크래쉬패드 프레임을 잡아주고 있는 볼트와 너트들을 풀어내면 드디어 크래쉬패드를 통째로 움직여낼 수 있습니다. 수많은 가닥으로 연결된 와이어들을 모두 분리해낼 필요없이 아래 사진에 보이는 상태에서 히터 에어컨 유닛만 들어내면 됩니다. 와이어링의 기본 줄기는 그냥 놔두고, 히터 에어컨 유닛의 콘트롤러와 엑츄에이터에 연결된 커넥터들만 분리해내면 됩니다. 히터 도어 엑츄에이터 커넥터들은 크기와 색깔이 같기 때문에 어느 커넥터가 어느 엑츄에이터에서 떨어져나왔는지 와이어링 색깔을 잘 봐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유의할 점은 굵은 와이어링 세트들의 루트입니다. 굵은 와이어링이 크래쉬패드 프레임의 앞쪽으로 빠지는지, 뒤쪽으로 빠지는지 원래의 자리를 유념해 관찰하고 기억해두어야 합니다.

아래 그림은 드디어 들어낸 이베퍼레이터의 모습입니다. 샌 냉매가 습기와 먼지와 엉겨붙어 엉망인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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