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Dusen Christmas Lights
VanDusen Christmas Lights
밴쿠버의 오크와 그랜빌 스트리트 사이에 반두센 가든이 있습니다. 밴쿠버 시티에서 관리하는 유료 파크인데, 돈 들여서 연중 정성을 다해 가꾸는 큰 정원입니다. 무료 파크가 아니고 유료 파크입니다.
겨울, 연말이 되면 반두센 가든에 크리스마스 트리 불을 대규모로 설치하여 크리스마스 라이트 쇼를 합니다. 이 쇼를 올해는 11월 29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엽니다. 그리고 불쇼이기 때문에 입장시간은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입니다.
그러면 낮에는 운영을 하지 않나? 합니다. 겨울철 낮 입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겨울이라도 오후 2시까지는 해가 있고 밝기 때문에 가든에 설치한 불빛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낮 동안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이지만, 입장은 오후 1시 반까지입니다. 그리고 낮 입장료와 크리스마스 라이트 쇼를 위한 오후 4시 입장료가 별도입니다. 낮동안 들어올 수 있는 연간 회원권이 있어도 이 크리스마스 불쇼가 있는 동안은 저녁 불쇼를 위한 오후 4시 입장을 위해서는 불쇼 입장료를 따로 내야 합니다. 이 가격이 어른은 28불입니다. 시니어는 18불이고, 연간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17불입니다.
이 추가로 내는 돈을 아껴보려고 오늘 오후 1시쯤 넘어 입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안에서 놀면서 저녁까지 개겨보자는 심산이었습니다.
낮시간은 해가 밝아 가든에 설치해놓은 불빛이 어둠 속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멋진 장면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설치해놓은 라이트들을 보면서 밤이 되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은 되었습니다. 오후해가 낮게 넘어가니 라이트들이 어느 정도 밝아지면서 멋을 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배낭에 뜨거운 물과 컵라면을 준비해갔습니다. 저녁까지 머물기 위해서는 요기도 하고 컵 라면을 먹으면서 몸도 데울 생각이었습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비가 뿌렸기 때문에 앉을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을 상황인데 다행히도 기가막히게 만들어놓은 벤치가 있어서 거기에 앉아 컵라면을 먹었습니다. 벤치를 나무 조각들을 이어붙여 만들어서 물이 고여있지 않고 보송보송하여 물기를 닦아낼 필요도 없이 그냥 앉아도 되는 구조로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컵라면을 맵지 않게 그리고 컵라면 하나로 둘이 먹을 수 있게 하려면 물을 컵라면 컵의 가장자리 1센티미터 아래까지 가득 채워야 합니다. 그럼 양도 많아지고, 컵라면 스프맛이 너무 맵지 않아 좋습니다. 그리고 같이 싸간 고구마는 컵라면의 강한 맛을 중화시켜주어 뱃속이 편해집니다.
시간을 보니 2시가 넘어 3시가 되어가는데, 4시 너머까지 밖에서 생으로 다 떼우기는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후 2시와 4시 사이, 이 가든 안에는 우리 둘 밖에 남은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후 1시반까지 들어온 사람들은 한 바퀴 돌고 다 나간 상태고, 오후 4시 입장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가든 안에 사람이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같이 낮에 들어와서 밤 시간 입장료를 아끼려고 뭉개는 사람이 우리말고 또 있나 싶었는데, 없는 것 같습니다.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찾아 단속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버틸 수 있으면 버텨봐라 그리고 공짜로 저녁 라이트를 구경하겠다면 그런 사람까지 우리가 막지는 않겠다 뭐 그런 작전(?)인 모양입니다. 대단한! 그 작전이 먹힙니다. 결국 두어 시간 더 버티지 못하고, 밤 불빛의 향연 보는 것 포기하고 너무 힘들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니들, 정말 대단하다. 졌다. 종간나 새끼들. 요즘 사람들 돈 버는 쪽으로 머리 정말 잘 돌아갑니다.
반박불가의 상황, 하지만 뭔가 억울하고 힘없이 당하는 듯한 기분, 그럴 때, 옛날 어르신들이 자조섞인 말로 내뱉던 말, “종간나 새끼들” 그 말이 절로 입에서 나왔습니다.
연간 회원권이 있어서 엊그제 그 불 보러 왔다가 연간 회원권 있어도 저녁 불 보는 것은 따로 돈을 더 내야된다는 소리에 물러났다가, 그러면 낮에 들어와서 밤까지 안에 머물다가 불을 보고 나오자 하고 작전을 짜서 낮에 일찍 다시 와서 뭉갰는데, 결국 춥고 힘들어서 저녁까지 버티지 못하고 나가라는 소리한 사람도 없었는데, 스스로 후퇴했다? 그렇게 그 상황에서 그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1시간 반, 그 이상 버티기는 좀 버겁습니다. 육이오때 다들 피난은 어떻게 했는지 모를 일입니다. 정말 모든 국민들이 극한의 고통을 겪어낸 비극이었습니다.
제 블로그 홈페이지를 열면 블로그의 모든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vancouver-story.blogspot.com
https://www.youtube.com/@vancouver-story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