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블루스
뮤직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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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무선 헤드폰에 지르고, 이어버드에 지르고 한 것이 일년 여 전인데, 그 때만 해도 그냥 음악 듣는 것이 좋아서 그렇지 음악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음악을 듣는 것도 음악을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뭐, 모든 사람들이 애기 때부터 음악을 하는 것입니다.
음악은 사람의 영혼을 흔드는 마력(매력인가?)이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기본적으로 음악을 하는 것은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다 못해 논밭에서 잡초 뽑는 시골 할머니까지도 하다못해 타령을 한 가락 뽑든지, 뽕짝을 한 소절 뽑든지, 음악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한 명도 없습니다. 심지어는 석열이도 감옥에 바지 벗고 누워 건희 생각하면서 기분 좋아 흥얼거리고 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기분 좋아 흥얼거리면 그것도 음악입니다. 연놈들! 트럼프는, 그 놈도 정치 집회 있으면 YMCA 틀어놓고 트위스트를 춥니다. 그 놈도! Son of Dog!
그렇게 이어버드를 지른지 일년 여가 지난 지금, 제가 음악을 넘어 뮤직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에 키보드와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덜컥 사놓고 음악을 한답시고 껄떡거린지 5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후회되?”
“아니오, 정말 잘 한 짓이었습니다.”
그렇게 무턱대고 저질러 보았더니 생긴 변화는,
무려 DAW를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무려 키보드로 음악을 연주하고 비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무려 가상악기가 뭔지, 플러그인이 무엇인지를 알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무려 모니터 헤드폰과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년 전에 산 헤드폰 소리의 매력에 푹 빠진 기억이 있는데, 음악하는 사람들이 사용한다는 모니터 헤드폰으로 소리를 들어보니 일년 전에 들었던 헤드폰 소리와는 비교 불허입니다. 정말 사운드 해상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서 음악하는 사람들이 괜히 폼이 아니라 모니터 헤드폰이 필요한 것이구나를 알았습니다. 모니터 스피커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가진 모니터 헤드폰은 Audio Technica의 ATH-M40X라는 모델이고, 모니터 스피커는 M-Audio의 BX3BT라는 모델입니다. 둘 다 모두 제 귀로는 처음 경험해보는 사운드를 뿜어내는데, 훨씬 비싼 물건들은 도대체 얼마만한 소리가 나오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제 노트북 화면의 바탕 화면을 보면 수많은 앱 아이콘이 보입니다. 음악 가지고 놀기 전에는 한 줄도 다 채우지 못하고 그냥 대여섯 개 정도였는데, 지금은 짜드리 뭐가 많습니다. 모두 음악 관련한 것들입니다. DAW도 몇 개 있고, 가상악기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 뮤즈스코어라는 것도 보입니다.
뮤즈스코어는 악보 만드는 앱입니다. 악보 만드는 앱으로는 유명한 것들이 몇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유료이면서 꽤 비쌉니다. 하지만 뮤즈스코어는 무료 앱입니다.
무료지만 꽤 쓸만합니다. 꽤 쓸만하다는 것은 바로 어제 제대로 체험했습니다. 그 전에는 우쿨렐레를 위하여 편곡한 악보가 필요하여 찾아보다가 뮤즈스코어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내가 먼저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버벅거리며 사용하다가 뭐가 잘 안되면 AI에게 물어버면서 장님 지팡이로 더듬더듬 짚어가며 건널목 건너듯 어리버리하게 뭐가 제대로 잘 되지 않는 것이 많아 불편하고 별로인 앱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아내가 사운드오브 뮤직에 나오는 “My Favorite Things”라는 악보를 하나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에 악보 만드는 스킬이 이제는 내게도 필요한 것 같아 그걸 받아 이번에 내가 직접 한번 악보를 만들어 볼 생각을 했습니다.
악보를 보니, 사장조 악보입니다. 아내가 그걸 바장조 악보로 만들고 싶다고 하여 제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뮤즈스코어를 샐행하고 빈 오선지를 화면에 펼치고, 우선 3/4박자와 플랫 기호를 악보의 시작에다 표시를 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박자 표시와 장조 표시 순서를 바꿔 음악 시험에서 한 개 틀린 기억이 납니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좌우지간 그걸 어떻게 표시하지? 그런데 가만 보니 왼쪽에 뭔가 짜들이 메뉴가 많은데, 그게 뭐지? 하나씩 눌러보니, 모두 악보에 입력할 수 있는 툴들입니다. 온갖 것이 거기에 다 있었습니다. 그냥 필요한 것을 선택만 해주면 되는 너무나 쉽고 직관적인 것입니다. 여태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음표도 키보드로 입력할 수도 있고, 마우스로 찍어서 입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키보드로 입력하면 음표의 위치는 절로 나오는데, 음표의 길이까지 자동으로 인식해주는 것은 아니라서 그냥 마우스로 쿡쿡 찍어 입력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음표를 입력하다가 첫번째 난관에 봉착한 것은 점2분 음표를 입력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화면툴에 보면 2분 음표는 보이는데, 점2분 음표는 보이지 않습니다. 전에도 이런 것을 입력하려고 하다가 되지 않고 방법을 몰라 “어렵다. 쉽지 않다.”라고 생각하고 옆에서 악보만드는 아내가 “이건 어떻게 하지? 저건 어떻게 하지”하고 물어볼 때마다 제가 AI에게 물어보고 AI의 답변을 프린트하여 아내에게 툭 던져주는 무성의 때문에 결국 아내가 작업을 포기하고 좌절하게 만든 뼈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직접 음표 입력 작업을 하면서 문제가 생기는 즉시 AI에게 물어보고 바로 해결하고 하니까 작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점2분 음표 입력하는 것은 일단 2분 음표를 입력한 다음에 알파벳 N을 누르고 “.”을 누르면 됩니다. 너무나 간단한 것을. 뮤즈스코어 잘 쓰는 것은 몇 개의 단축키를 잘 사용하는 것입니다.
뮤즈스코어로는 오선지에 음표와 쉼표만 입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선지 위에 코드를 입력하는 것도, 오선지 밑에 가사를 입력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한 줄에 몇 마디를 가져 올 것인지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고, 악보 전체의 마디를 줄이거나 늘리거나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코드를 입력할 때는 “Ctrl+K”가 단축키이고, 가사를 입력하는 단축키는 “Ctrl+L”입니다. 중학교 때 음악 선생이 박달 나무로 뒤통수를 가격한 이후에 머리 속 천재 유전자가 망가져버린 터라 이것도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에 노트북 귀퉁이에 적어 놓았습니다.
뮤즈 스코어로 작업을 해보니, 음표 입력하는 것도 코드 입력하는 것도 너무 쉬웠고, 특히나 가사 입력하는 것은 영어 가사 입력하는 것에 그야말로 최강으로 최적화되어 있는 앱이라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아내나 나나 이거 하루종일 아니면 이삼일 걸리 수도 있겠다 각오하고 시작한 작업인데, 아침에 시작한 일이 점심께쯤 그냥 끝나 버렸습니다. 음악 생활, 아니 뮤직 라이프 그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뮤직이라고 하면 좀 유식해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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