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s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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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er 20년 묵은 고물 쉐비 트레일브레이저가 정비하러 지엠 딜러에 왔습니다. 오른쪽 턴시그널 램프만 작동하고 왼쪽은 앞뒤 모두 턴시그널 램프가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왔습니다.  이런 전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전기회로도입니다. 전기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전기의 흐름이 어디에선가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파워가 어디에서 시작하여 전기선을 따라 어디로 흐르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진단의 시작입니다. 회로도를 보니 배터리에서 출발한 전기가 시그널 램프로 가기 전에 퓨즈가 있는데, 왼쪽과 오른쪽용이 하나씩 별도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퓨즈 전에 플래셔가 있습니다. 램프 전에 있는 퓨즈들은 왼쪽 뒷좌석 밑의 퓨즈 박스에 있습니다. 작동이 되는 오른쪽 턴시그널을 켜고 오른쪽 퓨즈에 테스트 램프를 대보니 깜박깜박 플래슁을 합니다. 플래셔가 퓨즈에 전기를 공급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플래셔와 멀티펑션 스위치 두 개를 모두 의심해볼 수 있는데, 비상등 스위치를 켜보니 이때도 역시나 오른쪽만 작동을 합니다. 그렇다면 일단 플래셔가 잘못되었을 확률이 아주 높아집니다. 그러면 이 플래셔는 어디에 있을까요? 어떻게 생긴걸까요? 이 플래셔도 자동차 구석구석 여기저기 박혀있는 컴퓨터 모듈처럼 커넥터를 가진 검은 색 플라스틱 박스입니다. 컴퓨터라고 하기엔 다소 민망한 수준의 모듈입니다. SI(Service Information)을 보면 운전석 무릎 앞의 판넬을 떼어내면 거기에 붙어있다고 하는데, 판넬을 떼어내지 않고도 끄집어 낼 수 있습니다. 플래셔를 새 것으로 교체하니 모든 턴시그널 램프가 정상적으로 작동을 합니다.  아래 그림 설명: A: 엔진룸 퓨즈블럭. 플래셔에 전원 공급. B: 플래셔. 멀티펑션 스위치의 선택에 따라 턴시그널 램프 전에 있는 퓨즈에 깜박거리는 파워 전달. C: 멀티펑션 스위치. 운전자가 차량 선회방향에 따라 선택하는 핸들에 붙어있는 스위치. 통상 막대모양.

Stone Tower Bui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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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ne Tower Builder 웨스트 밴쿠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동네입니다. 배산임수의 명당에 자리잡고 있는 동네입니다. 심지어 임수의 수가 강이 아니고 무려 바다입니다. 동네 앞 바다인데도 바닷가에서 어른 손바닥보다 큰 게와 가자미가 잡힙니다. 바다 수달도 보이고 물개도 보입니다. 동네 뒷산은 그냥 조그만 동산이 아니고 천미터가 넘는 첩첩산중이고 스키장도 있습니다. 그리고 산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이 동네 곳곳에 있습니다. 그리고 연어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어느 관광지 못지 않게 훌륭한 천연자원(?)을 갖춘 동네인데도, 해변 곳곳에 좋은 파크가 있는데도 외지 사람들은 거의 찾지 않고 동네사람들만 즐기는 특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멋진 바닷가는 대부분 개인 저택들이 해안을 차지하고 있어 일반인들이 해변을 접근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웨스트 밴쿠버의 굉장히 긴 해안 구간이 산책로로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해안을 따라 건설된 철도 때문입니다. 철도가 지나는 시끄러운 곳에 일반 고급 주택이 들어설 수 없어 철로 안쪽으로는 주로 고층 아파트들을 지었고, 해안쪽으로는 산책로를 만들게 되면서 이 산책로가 웨스트 밴쿠버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비씨주 패밀리 데이, 매년 2월 세번째 월요일이 패밀리 데이 국정 공휴일입니다. 아침 느즉히 웨스트 밴쿠버 해안 산책로 씨웍(Seawalk)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와!” 이 산책로가 오늘 아침처럼 이리 붐비는 것도 참 생소한 풍경입니다. 사람들이 정말 많이 나왔습니다. 햇볕이 좋은 것도 한 몫을 한 것 같습니다. 사람 구경, 걸으면서 물멍, 시원하고 맑은 공기, 그런 것들을 즐기며 걷다보니, 바닷가 돌더미 위에 돌탑을 쌓아놓은 것들이 보입니다. 기가막힌 솜씨로 아슬아슬하게 잘 쌓아올렸습니다. 처음 이걸 봤을 때는 접착제로 붙여놓을 것 아닌가 싶어 위쪽의 돌을 한번 들어본 일이 있었는데, 들어보면서 깜짝 놀랐었습니다. 접착제 없이 그냥 균형만 잡아 쌓아올린 것이었습니다.

순종과 불순종의 틈새

순종과 불순종의 틈새 예수 믿는 사람들이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완벽한 말씀이라고 믿는 반면에, 예수를 믿지 않고 성경을 예수쟁이들이 만들어낸 종교 서적이나 전설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은 그래서 틀린 구석도 많다고 놀리고 우습게 여깁니다. 노아가 방주에 실은 동물의 숫자가 오락가락하는 대목도 그런 사람들이 시비거는 대상 중의 하나입니다. 하루이틀 사이에 방주에 실어야 할 동물의 수가 한쌍에서 일곱쌍 사이를 왔다갔다 합니다. 그것을 보고 성경의 부정확함을 지적합니다. 당시에 나무를 가지고 그 큰 배를 짓는 게 어디 쉬운 일이었겠습니까? 그런 일을 하라고 노아가 숙제를 받을 때, 노아는 한마디도 이러쿵저러쿵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고 다시 뭐라고 묻는 일도 없었습니다. 노아가 뭐라고 궁시렁거렸을 건데, 창세기 저자가 노아가 하는 말을 적지 않았을 뿐이라고요? 창세기 저자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에 말 대답하면 꼬치꼬치 다 적은 사람입니다. 주님과 모세와의 대화에서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세가 이르되 오 주여 보낼 만한 자를 보내소서 (출4:13) 방주 만드는데 지쳐 짜증이 폭발할 법한 노아에게 방주에 한 쌍씩 실으라고 했다가, 일곱쌍씩 실으라고 했다가 다시 한 쌍씩 실으라고 하시는 주문(?)에도 노아는 전혀 아무런 토를 달지 않습니다. 정말로 노아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아서 창세기 기자가 적을 말이 없었던 것 아닐까요? 오락가락 하는 말씀으로 노아를 시험했던 주님도 노아의 순종에 흡족하지 않으셨을까요? 혈육 있는 모든 생물을 너는 각기 암수 한 쌍씩 방주로 이끌어들여 너와 함께 생명을 보존하게 하되 (창6:19) 새가 그 종류대로, 가축이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이 그 종류대로 각기 둘씩 네게로 나아오리니 그 생명을 보존하게 하라 (창6:20) 너는 모든 정결한 짐승은 암수 일곱씩, 부정한 것은 암수 둘씩을 네게로 데려오며 (창7:2) 공중의 새도 암수 일곱씩을 데려와 그 씨를 온 지면에 유전하게 하라 (창7:3) 하나님이 노아에게 명하신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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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코스트 트레일 사람들 마다 일생에 한번 해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가 있습니다. 허리 근육에 힘이 빠져 모험에 대한 의욕도 상실한 상태면 위험한 모험은 하고 싶지 않겠지만, 엉덩이 근육에 힘이 좀 남아있고, 모험심이 빵빵 살아있고, 시간적인 여유까지 있다면, 거기에다가 아웃도어 액티비티에까지 진심이라면 살면서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가 밴쿠버에 있습니다. 바로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West Coast Trail)입니다. 이것은 간단한 동네 트레일이 아닙니다. 일주일 동안 75킬로미터를 걷는 대행군입니다. 더구나 그냥 평지길이 아니고, 숲을 가르고 물을 건너는 강행군입니다. 중간에 하룻밤 쉴만한 여관같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중간에 식당도없고, 여관도 없고, 가게도 없고, 민가도 없습니다. 그냥 황량한 자연뿐입니다. 일주일 동안 해결할 음식과 식수를 짊어지고 가야 합니다. 밤에 잠을 잘 텐트와 침낭도 물론 자기가 챙겨 가지고 가야 합니다. 웃기는 것은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속담에 딱 맞게, 이 생고생을 사서 해야 합니다. 그 트레일로 들어서기 전에 돈내고 예약을 해야 하고, 사전 교육도 받아야 하고 트레일 사용비를 내야 합니다. 이것저것 합하면 3백불이 넘는 거금을 내고 트래킹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 거금을 내고 씩씩하게 하이킹을 시작해도 매년 구조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그만큼 험난한 길입니다.  이 트레킹을 왜 하는 걸까요? 이걸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으면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답과 거의 비슷한 내용 아닐까요?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길은 목숨을 거는 일이지만, 이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은 고생길이긴 하지만 죽음을 각오할 정도는 아닙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구조대를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힘든 길이긴 하지만 평생에 경험해보지 못한 정말 소중한 경험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같이 한 사람들과 평생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추억, 사람이 만

지금 써놓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질 기억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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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써놓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질 기억 한 조각 제가 꼬맹이 시절에는 대한민국에 아직 유치원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있었는데 저만 모르고 살았던건지는. 좌우지간 제 주변에는 그리고 그후 상당기간 동안 유치원이란 것을 보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제가 국민학교(초등학교의 옛이름)에 처음 들어간 것은 서울 관악구 신림 사거리 부근 개천가에 살 때였습니다. 제가 들어간 학교는 봉천동에 있는 은천 국민학교입니다. 벌써 60년 전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은천 국민학교를 마지막으로 본 건 캐나다로 이민 오기 얼마 전, 그 은천 국민학교 앞을 자동차를 타고 지나면서 본 것입니다. 그 때 제 눈을 의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운동장이 정말 코딱지만하게 보였습니다. 꼬맹이 때의 기억은 정말 끝없이 드넓은 운동장이었는데, 어른이 된 눈에는 그렇게 조그맣게 보이다니! 어른의 눈에는 꼬맹이 때 본 것보다 열배 이상 작아보였습니다. 신림동과 봉천동 일대의 구글 위성 사진을 보니, 그야말로 집들로 숨쉴 틈도 없이 모든 공간이 꽉 차있습니다. 정말 답답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꼬맹이 시절 그 드넓어 보이던 개천들도 모두 복개되어 보이지 않습니다. 마음이 서글퍼집니다. 저는 2월생입니다. 주로 1957년생들이 국민학교에 입학하던 시기에 저는 58년에 일찍 태어난 죄(?) 때문에 57년생들과 섞여 학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1년이면 엄청난 변화가 있는 시기에 정신적으로 1년 어린 놈이 1년 더 성장한 놈들과 섞이자니, 학교 가기 싫어 매일 엄마 치맛자락 잡고 우는 게 일이었습니다. 제게는 참으로 잔인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게 울보로 시작한 학교 생활이었지만 엄마 손을 놓고 어떻게 적응했는지 기억에 남는 것은 없지만, 혼자 떨레떨레 학교를 오간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지도에서 보니 꼬불꼬불 시골길을 따라 갔으면 1km 남짓한 길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꼬맹이의 시각에서는 어른 시각보다 열배는 크고 길어 보였을 것이니, 어른으로 치면 꼬맹이가 십리 이상의 길을 매일 오간 것 아니었

제마나이 캐나다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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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나이 캐나다 오다 제마나이(Gemini)가 드디어 캐나다에 도착했습니다. 쳇GTP로 시작된 AI 대전. 쳇GTP는 카카오톡에 심어서 사용해봤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도 윈도11을 쓰면서 빙(Bing)에 실린 것을 사용해보았습니다. 인공지능하면 구글인 줄 알았는데 구글은 뒤늦게 바드를 내놓았습니다. 얼씨구나 좋다 바드는 어떤지 한번 써보자 하고 바드를 열어 보려고 하는데 이게 웬걸 캐나다에서는 바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법적인 문제 때문에. 시무룩해졌던 기억이. 그때 법적인 문제라는 것이 Bill C-18이라는 법조항 때문이었던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2024년 2월 8일) 드디어 구글의 제마나이를 캐나다에서도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드가 제마나이로 이름을 바꿔 캐나다에 도착했습니다. 써보니 스타일이 제 취향입니다. 그림도 바로 그려주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이게, 노트북에서 크롬을 열면 제마나이를 바로 열 수 있는 탭이 생성이 됩니다. 아주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앱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제마나이에게 물어보니 된다고 앱을 깔 수 있다고 했다가, 다시 안된다고 횡설수설 합니다. 스마트폰 앱은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 다만 스마트폰에서도 PC에서와 같이 크롬으로 제마나이 웹을 열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짐 패티슨 집이 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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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패티슨 집이 헐리다 짐 패티슨(Jim Pattison), 자수성가한 밴쿠버 부자의 대명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산책하면서 보니 그의 집이 드디어(?) 헐리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왜 돈 많은 부자의 집이 헐리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짐 패티슨은 여러개의 기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선단을 꾸려 생선을 잡아 통조림으로 만들어 자기의 수퍼마켓 체인점에서 팔고 있습니다. 밴쿠버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세이브온푸드(Save on Foods)라는 마켓 체인점이 짐 패티슨 것이고, 짐 패티슨의 이름을 건 자동차 딜러샵도 밴쿠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막강한 힘(?: 돈이 힘인 세상)을 가진 사람의 집이 왜 헐릴까? 사실 헐리고 있는 집은 빈집입니다. 부자 짐 패티슨의 저택은 웨스트 밴쿠버 산 위에 있는 천만불 남짓하는 전망좋은 집입니다. 미국에도 별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헐리고 있는 집은 짐패티슨이 태어나고 자란 집이라고 합니다. 저같으면 그리 돈이 많으면 해안가에 있는 허름한 판자집, 그냥 시에 공원으로 쓰라고 기부하고 말텐데, 부자들이 더 지독한 세상입니다. 얼마나 더 보상을 받으려고 이제까지 버티다가 이제야 헐고 있는지?  아래 지도에 보이는 그림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웨스트 밴쿠버 해안에는 경치좋은 해안 산책로가 있습니다. 해안가를 기분좋게 거닐다가 A지점에 도착하면 해안에 붙여서 지은 집들 때문에 B지점으로 해안을 따라 걸을 수 없고 위쪽 도로쪽으로 나가 집들을 우회해야 합니다. C구역에 있던 집들은 일찌감치 시가 매입하여 헐고 공원화했는데, 짐 패티슨 집은 이제야 헐고 있는 것입니다. D가 오늘(2024년 2월 9일) 헐고 있는 짐 패티슨 집입니다. 그런데 짐 패티슨 집말고 그 옆에 한 집이 아직도 더 남아 있습니다. E로 표시한 집이 그 지독한(?) 집입니다. 보상금이 웨스트 밴쿠버의 다른 마음에 드는 집을 사기에는 역부족한 금액이라서 그런 것일까요? 이 집이 헐려야 웨스트 밴쿠버 시민들이 해안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