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수박

땀과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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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게 제대로 이용당하고 분함을 참지 못하고 있는 머스크, 그 놈은 평생 뻘짓하면서도 어떻게 그리 큰 돈을 모았는지 참 기절초풍할 일입니다. 돈 버는데 머리는 그렇게 좋아도 성격이나 인성은 완전히 개판으로 보입니다. 한국에도 서울대 나온 걸 평생의 자랑으로 여기면서 인성은 제대로 맛이 간 인재(?)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서울대는 지식만 가르치고 사람 교육은 시키지 않는 똥통학교로 알게 되었습니다. 서울대 나온 것을 평생의 자랑으로 삼고 있는 것을 방송을 통해 알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시민과 장기하입니다. 유시민은 이런 소리를 했습니다.


“노무현을 개무시하는 사람은 많아도, 노무현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유시민을 싫어하는 사람은 많아도, 유시민을 무시하는 사람은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서울대를 나오지 못한 것과 유시민은 서울대를 나온 것을 가지고 그런 명언(?)을 만들었습니다. 유시민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보다, 그런 생각을 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더 한심한 겁니다. 무슨 학교 나온 것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상하게 삐뚤어진 사회다보니, 노래하는 장기하도 서울대 간판 들고 있는 게 연예게 생활하는데도 좋은 게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한국 가수들이 쓰는 악보에는 서울대 코드가 따로 표시되고 있나?

밴쿠버에 살고 있다보니, UBC 코드보다 BCIT 코드가 더 각광 받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UBC는 종합대학교이고, BCIT는 기술 전문학교입니다. 한국과 굉장히 다른 모습을 이곳 사회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밴쿠버도 화이트 칼라와 블루 칼라에 대한 사회적 대우와 대접과 인식이 전혀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있습니다. 가방 끈 긴 사람에게는 리스팩트가 있습니다. 반면 블루칼라가 한국에서만큼 천대받는 것은 아니지만, 리스펙트까지는 없습니다. 

그런데 AI의 출현으로 화이트칼라의 밥줄이 거칠게 거세 당하고 있는 것은 “어! 이게 아닌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입니다. IT 산업의 비약적 성장과 함께 코딩하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대규모로 IT회사에 취업이 되었는데, AI의 등장으로 코딩하는 인구가 대규모 감원을 당하고, AI의 수준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AI 코딩 인구마저 감원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게 몇 백년, 몇 십년 동안 일어난 일이 아니고 불과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런데 코딩하는 인구가 화이트 칼라입니까? 화이트 칼라는 하얀 와이셔츠 차림으로 일하는 직업군이고, 블루칼라는 푸른색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직업군입니다. 화이트 칼라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판사, 변호사, 의사 같은 직업입니다. 블루 칼라를 대표하는 직업군은 공장 노동자, 공사장 인부, 정비공 그런 직업군입니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에서 반을 문과반과 이과반으로 나눴습니다. 그럼 문과반은 화이트 칼라반이고, 이과반은 블루칼라반인가요? 그러면 공과대학 나와서 엔지니어로 일해도 블루칼라인가요? 한국에서는 엔지니어로 일해도 공장에서 일하면 블루칼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밴쿠버에서 엔지니어는 화이트 칼라로 생각합니다.

그러면 코딩하는 사람은 화이트 칼라인가요? 블루 칼라인가요? 그런 고정관념도 있습니다. 화이트 칼라는 잘 잘리지 않고, 블루칼라는 파리목숨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코딩하는 사람은 화이트 칼라와 블루칼라의 중간 그 어디쯤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무지개 칼라?

IT업계가 부침을 계속하면서 고용 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고용 시장이 꾸준하고 큰 변동이 없는 곳이 한 군데(정말 딱 한 군데뿐이야? 그건 잘 모르겠고) 있습니다. 정비 시장입니다. 정비 기술이 하루 아침에 습득되는 것도 아니고, 정비 기술을 대체할 AI 기술이나 로봇 기술이 개발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개발할 이유도 없는 것 같습니다. 투자 대비 수익성을 따져보거나, 실현 가능성을 두루 검토해볼 때, 그걸 개발해보겠다고 할 작자가 나설 것 같은 분야가 아닙니다. 그게 돈이 된다면 앨런 머스크가 그냥 지나쳤을리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기름때 묻히며 개고생 차를 고치고 있습니다. 이 트럭 디자인은 정말 욕나오는 디자인입니다. 워터펌프 교체하는데, 라디에이터 쿨링팬 뜯어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언더후드 퓨즈 박스까지 들어내야 합니다. 더구나, 알터네이터와 에어컨 콤프레서까지 들어내야 합니다. 그것들이 워터펌프 브라켓 위에 결합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작업하고 있는 트럭 엔진룸 너머 저쪽으로 엔진을 교체하고 있는 다른 테크니션이 보입니다. AI나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의 일은 정형화 되어있는 일입니다. 코딩이나 바둑이나 조립 작업이 그런 것입니다. 정비는 정형화 되어있지 않은 작업이고, 정형화 시킬 수도 없는 작업입니다. 골때리는 작업입니다.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이런 험한 일을 하면서 왜 블루 칼라가 화이트칼라 보다 늘 사회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것인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얕잡아 보는 권력 엘리트 집단의 생각이 이미 보통 사람들에게까지 사회 통념화되어 있는 것 아닌가요?


일하면서 흘린 땀, 수박물로 채웁니다. 수박을 고를 때 보면, 수박에 먼지가 많이 묻어 있습니다. 수박을 먹기 전에 귀찮더라도 욕조에 놓고 시원한 찬물 샤워를 해주며 이태리 타월로 한번 닦아주면 좋습니다. 샤워물이 묻은 수박의 표면이 여름의 시원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이 이렇게 많고 흔해야 사람이 살 수 있습니다. 물이 이렇게 많은데도 요즘 여러 나라들이 더워 죽겠다고 난리인데, 바닷물이 보이지 않는 화성에 가서 어떻게 살겠다는 것인지? 화성 이야기하는 미친 놈들, 그 놈들부터 챙겨 화성으로 쏘아버려야 합니다. 윤석열과 건희, 그리고 태극기 부대도 거기에 같이 실어서. 


땀은 노력하고 애쓰는 표시인데, 운동하면서 일부러 땀을 흘리는 사람도 많은 세상에, 왜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이 개무시 당하고 있을까? 이유는 딱 하나, 돈 놓고 돈 먹기 대열에 합류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제가 너무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이야기 속에 쩔었나요? 서머셋 모옴의 소설 "달과 6펜스"에 나오는 주인공 스트릭랜드같이 꿈과 이상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미국 IT 기업의 정리해고가 buyout과 layoff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모양인데, Buyout(자발적 해고)은 어디 갈 곳 있는 사람이 선택하지 않을까요? 좋은 조건의 buyout 패키지 챙겨 먹고 다른 IT기업으로 스카웃 되어 가는 형식으로 IT간의 인력이동이 일어나는 형태일 겁니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겠지요? 문제는 layoff 당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당장 생계 걱정을 해야 할텐데, 그렇게 무너지는 인구가 많아지면 미국의 중산층이 붕괴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IT기업들이 흥하고 있을 때는 상관 없겠지만, IT 업계에 어려움이 닥쳐 이합집산이 일어나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정리해고 당한 IT업계 종사자들의 수가 꽤 많은데 이 사람들이 다 어디로 재취업을 할까요? 30퍼센트 정도만 다시 IT업계로 돌아가고 나머지는 다양한 분야로 흩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실직자 비율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건 아닌가 봅니다. 젊은 사람들이 진로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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