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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실무 사이에서 - Air Conditioning Heat Transfer 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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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실무 사이에서 - Air Conditioning Heat Transfer 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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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공단, 울산공단이 세워진 것이 언제였나요? 1960년대에 시작하여 울산에 정유공장이 세워지고 석유화학단지가 조성되면서 울산이 한국의 대표적인 중화학공업단지가 되었습니다. 울산을 관통하며 흐르는 태화강 남쪽 장생포 쪽에 대한석유공사와 삼성석유화학, 한국비료같은 공장이 들어서고 태화강 북쪽 방어진 쪽으로는 현대조선소와 미포수리조선소 그리고 현대자동차등이 들어서면서 1970년대 이후 한국의 중공업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석유화학단지라고 해서 휘발유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닙니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는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만들어내고 이것을 사용하여 플라스틱, 비닐, 합성고무, 합성섬유를 만들어 내면서 가전제품의 재료, 섬유산업의 재료가 수입에서 자급자족으로 바뀌면서 섬유산업과 전자산업 발전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수소와 암모니아는 비료산업과 제약 산업에까지 원료를 제공하는 그야말로 한국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을 다했습니다.
당시에 KAIST도 설립이 되면서 해외에서 공부한 인재들이 산업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고 한국의 화학공업과 재료공업 발전에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한국의 기술이 세계 무대에 명함을 낸 산업관련 논문이 화학분야에서 제일 먼저 쏟아진 것도 초기에 화학공업이 한국의 산업발전을 이끈 선두주자인 까닭입니다. 7,80년대에 한국이 급속한 산업발전을 이루면서 화학분야든, 토목분야든 어디서나 약방의 감초같이 필요한 분야는 설비구축과 관련하여 기계공학이었고 인기있는 학과였습니다. 머리 좋은 애들이 갈 수 있는 곳이 기계공학과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저도 기계공학과에 가긴 했지만 머리가 좋은 것은 전혀 아니었다고 솔직히 고백하지만.
당시 기계공학에서 공부하는 것은 어떤 설비를 제작할 때, 어떤 구조로 얼마만큼의 힘을 받을 수 있는 설비를 설계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만들어진 교과 과정을 공부합니다. 공장의 설비는 가해지는 힘을 견디고, 열에도 견디고, 열교환이 이루어지는 장비도 있고, 각종 유체와 접촉하는 금속 설비도 있습니다. 그래서 공부하는 것이 고체역학, 구조역학, 열역학, 유체역학, 진동, 설계요소, 뭐 그런 것들을 공부하고 어떤 재료가 어떤 구조에서 얼마만큼의 힘을 받고, 열을 전달하고, 어떤 재료를 써야 하는지, 설계한 다음에 재료를 선정하고 강도를 테스트하고, 그 강도로 어느 정도의 힘을 견디려면 길이와 두께, 그리고 형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계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고등학교에서 배운 수학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고등수학도 공부해야 하고, 그걸 사람손으로 다 계산하기는 심히 어려우니, 컴퓨터에 계산을 맡기기 위하여 연산 프로그래밍 공부도 해야 했습니다.
기계공학이 그렇게 하기 힘든 공부인줄 미처 모르고 겁없이 그 공부를 시작하여 천신만고 끝에 겨우 졸업한 아찔한 경험이 있습니다. 다시하라고 하면 죽어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대학에서 공부한 이론을 실제 현대자동차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잘 써먹었냐?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맡았던 업무가 신차 테스트 업무였기 때문에 뭘 계산할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계산은 설계 분야에 있던 친구들이 많이 했을 겁니다. 제가 테스트쪽으로 간 이유는 현대그룸 공채 시험을 볼 당시 자동차 검사기사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도 설계쪽으로 가서 계산하고 앉아 있어야 했으면 머리 터져 돌아가셨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요즘이야 뭐 설계 앱 자체가 재료 강도 데이터와 단면계수 데이터를 다 가지고 있어서 그림만 쓱쓱싹싹 그리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모르겠습니다. 복잡한 계산 같은 것은 하지 않았지만, 기계공학이라는 공부를 했기 때문에 그것이 업무를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본이 저도 모르는 중에 되었는지는. 그렇게 18년 현대자동차 연구소에서 일하다가 캐나다 밴쿠버에 왔고. 다시 한국에서 일한 것보다 더 긴 세월동안 자동차 딜러에서 테크니션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일을 하면서는 그럼 대학에서 공부한 것이 일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가? 같이 일하는 미캐닉 중에 대학을 나온 친구는 없습니다. 저나 그들이나 BCIT에서 정비 공부를 한 것은 동일하지만, 저같이 대학에서 공학분야를 공부한 친구는 없습니다. 그럼 대학에서 공부한만큼 일할 때 그들보다 우수한가? 그렇게 말하기는 힘듭니다. 정비라는 것이 대학을 나온 조건은 찾지 않는, 손으로 하는 기술 중심이고, 정비를 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 기계공학을 공부해야 할만큼 복잡한 계산하고 그런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일하면서 느끼는 점은 이렇게 똑똑한 친구면, 대학에 가서 공부했어도 잘 했겠다 싶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대학에서 공부한 저보다 더 샤프하게 머리가 돌아가는 친구를 보면 인생 실기는 가방줄 긴 것과는 크게 관계가 없는 일이 세상에는 참 많다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오늘은 일하면서 대학에서 기계공학 공부하면서 이론으로 배웠던 열역학(Thermodynamics)과 열전달(Heat Transfer)에 관련된 일을 실무로 겪었습니다.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차들이 들어왔습니다. 오늘만 줄줄이 세 건을 맞닥뜨렸습니다. 앞의 두 대의 차를 보내고 세번째 차를 맞이했을 때의 헤프닝입니다. 보니 라디에이터 앞쪽에 있는 콘덴서에서 대규모 리킹이 발견이 되었습니다.
콘덴서를 교체하고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켜니 시원하게 바람이 나옵니다. 그런데 급격하게 찬 기운이 없어지고, 그 뒤로는 40초 간격으로 에어컨 컴프레서가 5초 동안만 켜졌다가 꺼집니다. 그런 상태에서는 찬 바람이 더 이상 나올 수가 없습니다. 장비를 연결해보니, 컴프레서가 작동하는 순간, 저압쪽은 압력이 많이 떨어지지 않고, 고압쪽은 압력이 400 psi 이상 폭발적으로 치솟습니다.
이 증상을 보면 전형적인 라디에이터 쿨링팬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대학에서 기계 공학을 공부했다는 놈이 바로 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뭐지? 왜지? 컴프레서가 내부적으로 망가졌나? 익스팬션 밸브가 막혔나?” 이런 한심한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초기에 정상적으로 아무 노이즈 없이 컴프레서가 작동하고, 찬바람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컴프레서 문제도 아니고 익스팬션 밸브가 막힌 문제도 아닙니다. 바로 쿨링팬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뒤늦게 쿨링팬을 확인해보니, 쿨링팬이 전혀 작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쿨링팬으로 가는 커넥터에 걸리는 전압을 확인해보니, 파워가 오고 그라운드도 이상없는데 쿨링팬이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대기온이 섭씨 25도 정도되는 여름에는 엔진을 켜고, 에어컨을 켜면 무조건 쿨링팬이 돌아가야 합니다. 콘덴서에서 열교환이 이루어지게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쿨링팬이 돌아가면 히터의 뜨거운 기운이 콘덴서쪽으로 가지 않고, 차 앞쪽의 공기를 빨아들여 그 바람이 콘덴서를 지나면서 콘덴서의 열을 빼앗아 갑니다. 콘덴서는 라디에이터 모양과 똑같은 모양인데 라디에이터보다는 조그맣고 얇은 모양이고 라디에이터 앞쪽에 놓여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철에 마당에 물을 뿌리면 시원한 느낌을 받는 것은 마당에 뿌린 물이 기화하면서 마당 위의 열기를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에어컨 냉매가 차 안쪽에 있는 이베퍼레이터(Evaporator)에서 기화하면서 자동차 실내의 열을 흡수합니다. 그래서 차 안에서 시원한 공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베퍼레이터에서 자동차 실내의 열을 흡수한 저온(실내온도보다는 높아졌어도)저압의 공기는 컴프레서에서 압축되어 고온고압의 기체가 됩니다. 이것이 콘덴서 안으로 들어가 열을 공기 중에 배출하면서 액화됩니다. 액화된 냉매가 익스팬션 밸브를 통과하면서 기화하여 실내의 열기를 흡수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베퍼레이터와 콘덴서에서 일어나는 두번의 열교환(heat transfer)이 일어나면서 자동차 실내의 공기가 차가워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지 상태의 차에서 쿨링팬이 돌지 않으면, 콘덴서에서 열교환이 일어나지 않고 액체 상태의 냉매는 원활하게 통과할 수 있는 익스팬션 밸브의 바늘구멍만한 조그만 밸브를 액화되지 못한 기체가 신속이 통과하지 못하고 컴프레서에서 뿜어내는 기체가 축적되어 압력이 폭발적으로 상승되었던 것입니다.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리는 조건에서 에어컨이 더 빵빵하게 나오는 이유도 콘덴서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 열교환이 원활하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그 이론을 배우고도 현장에서 바로 생각해내지 못한 것이 나이 때문이지 원래 그렇게 멍청해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잘 가르쳐주신 것 같은데. 소생이 심히 미천하여.
❤️감사합니다❤️
미흡한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신 성의와 시간 내어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밴쿠버의 시원한 바람처럼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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