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구멍으로 황소 바람 들어온다 - 웨스트 밴쿠버 아파트
바늘 구멍으로 황소 바람 들어온다 - 웨스트 밴쿠버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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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고 하늘을 보니 흐립니다. 비가 올 것 같습니다. 베란다에 나가보니 비가 오고 있습니다. 아침은 이웃집에서 이사하느라고 수고했다고 챙겨준 육개장으로 호사스럽게 한 그릇 했습니다. 고사리 파티. 봄마다 고사리 농사는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내는 고사리 따러 가는 것은 무지 재미있어 하고, 고사리 끓여서 말리는 것은 엄청 귀찮아 하고, 번거로워 하고, 그러면서도 고사리 요리는 기가막히게 잘 합니다. 나물도 잘하고, 육개장도 잘 끓이고. 이 무식하고 무심한 놈은 그냥 입닫고 있으면 고사리가 입으로 들어옵니다. 은혜로다.
“바늘 구멍으로 황소 바람 들어온다”
이게 조선시대 말인가요? 조선 시대에 창문에 유리창이 쓰인 일은 없습니다. 이집트 문명이나 페르시아 문명 혹은 중국 문명, 그리스 문명, 로마 문명 중에서 문에 창문 유리창을 단 문명이 있나요? 모차르트 나오는 영화에서 궁전이나 성같은 호화 주택에 유리창이 쓰였나요? 쓰였다면 건축에 유리창이 쓰인 것은 그즈음 유럽에서 시작이 된 건가요?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손에 쥐던 시절 전후해서 유리창이 인류 문명사에 등장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유리창 같은 것은 없고 창호지로 문을 막았고 유리창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한국의 서민 주택에 유리창이 달리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시작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두한이 등장하는 깡패 영화를 보면 동네 구멍가게 문에 유리창이 달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한국의 산업이나 문명이 후퇴하여 그즈음 한국의 창문에는 창호지와 유리창이 병행되어 사용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후에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창호지는 거의 사라져갔지만, 창호지 시절에 흔히 쓰였던 바늘 구멍으로 황소바람들어온다는 말은 아파트가 대중화된 시기에도 사라지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창호지는 조그만 충격에도 구멍이 뚫리고 찢어지고 하며 그 구멍으로 겨울에 살을 애는 바람이 날카롭게 치고 들어왔고, 흔히들 우풍이라고 하는 것의 주범이었습니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천정도 그냥 도배지로 가린 상태라 그리로도 한기가 들어왔고, 방안 구석에서 뜨거운 곳이라고는 연탄불이 데워지는 아궁이가 있는 쪽 구들장뿐이었습니다. 거기에 이불 하나 펼쳐놓고 모두 이불 밑으로 발과 다리를 밀어넣고 한기를 피하고 머리로는 모든 우풍을 다 받아들이는 것이 그 시절 우리네 겨울 풍경이었습니다. 밖에서는 ‘메밀묵, 찹쌀떡’을 외치는 소리가 골목길의 겨울 공기를 울리던 만화같은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럼 우리가 전쟁을 겪을 때, 뒷산에서 스키타던 선진국 캐나다의 주택 사정은 어떨까요?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캐나다에서는 나무로 집을 짓고 있습니다. 달라진 점이라고는 옛날에는 벽 한켠에 나무를 떼울 수 있는, 산타클로스가 지붕에서 방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침니(chimney)가 있는 파이어 플레이스를 난방으로 사용했다면 요즘은 아파트는 중앙집중식이나 전기, 주택은 가스를 사용하는 것이 달라진 점일뿐 집을 짓는 방식이나 구조는 기본틀이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럼 그 주택을 밀리단위로 품질관리하는 자동차처럼 꼼꼼하게 잘 짓고 있을까요? 결론은 전혀 아닙니다. 요즘 밴쿠버에서 집을 짓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인도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래도 백인들이 짓는 집은 그나마 좀 품질이 난 것 같은데 인도 사람들이 짓고 있는 집들은 그게 수백만불짜리 집이라고 해도 짓고 있는 집들을 보면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감재를 붙이면 겉으로야 멀쩡하지만 껍데기 안쪽은 여지저기 곳곳에 구멍이 있어 우풍이나 벌레들이 드나들기 쉽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웨스트 밴쿠버의 아파트도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아파트인데 문에 틈이 참 큽니다. 문 밑으로 연필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틈이 있습니다. 손을 대보니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다른집에 사는 벌레들이 복도를 통하여 이집저집 돌아다닐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걸 막기로 했습니다.
아마존을 뒤져보니 적당한 물건이 있습니다. 실리콘 테이프인데 폭의 반이 접착제로 처리되어 있어 접착제 부분을 도어에 붙이면 나머지 실리콘 부분이 틈 부분을 막는 그런 쓰임새의 테이프입니다.
그냥 스카치 테이프는 탄력이 없고 힘이 없어서 제대로 그 기능을 할 수 없고, 이 물건처럼 탄력이 있으면서도 또한 유연하고 어느 정도 두께가 있어서 버티는 힘도 있어야 합니다. 제대로 잘 만들었습니다. 그걸로 문 아래 쪽과 양옆의 아래 부분을 막으니 우풍이 완전히 차단이 됩니다. 이런 물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그런 것이 아마존에 있어 주는 것이 참 신기한 세상입니다.
“바늘 구멍으로 황소 바람 들어온다.” 이건 문명의 발전으로 없앨 수 있는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인간의 기술, 아직 참 미흡하고 자연친화적입니다. 어설프고, 또 그 어설픔 때문에 또 다른 발명과 산업이 필요하고.
화성? 너나 가라. 가면 다 죽는다.
❤️감사합니다❤️
미흡한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신 성의와 시간 내어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밴쿠버의 시원한 바람처럼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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