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가을 씨모어 리버 트레일 - 노스 밴쿠버
2026년 가을 씨모어 리버 트레일 - 노스 밴쿠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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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얼마만인가? 부부가 다행이 놀보 성향 쿵짝이 잘 맞아 들로 산으로 싸돌아다니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데, 둘 중 하나가 싫으면 그 짓도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다행히 둘 다 어지간히 자연을 좋아하고 숲과 바닷가의 그 시원한 공기와 바람을 좋아하다보니, 도심형은 아니고 늘 데이또를 산으로 들로 다닙니다.
그런데 이번 늦여름과 가을 황금기에 산으로 들로 강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잊고 지냈습니다. 이사라는 놈의 스트레스에 눌려 그리 되었습니다. 살림살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그래도 살다보면, 부엌 살림도 한두가지가 아니고, 전기와 반도체 산업 발달과 관련하여 지니게 된 물건들, 그 외 나무로 만든 것들, 쇠로 만든 것들,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들, 입고, 벗고, 싸고, 씻고, 몸을 누이고 자고 하는 좌우지간 살아숨쉬는 동안 주변에서 긁어 모은 온갖 잡동사니들이 뭐 그리도 많은지 이사하면서 그걸 분류하고 정리하고, 버리고, 폐기하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고, 그러면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몸을 움직이면서 엄청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입술이 터질랑말랑할 정도로 분주하고 피곤하게 움직였습니다. 그 덕에 싸돌아다니는 행사들을 근 한 달 이상 놓치고, 산과 들에서 보냈어야 할 시간들을 찾아먹지 못하고 허공에 과거 속으로 날린 것입니다.
그래도 이번 이사에서 성과가 있었던 것 중의 하나는 난생 처음 티비를 사운드바에 결합시켜 본 것입니다. 티비 소리와 사운드바 소리가 조합이 되어 나오는 삼성의 Q-Symphony 기술을 접해 보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냥 평면적인 티비 소리보다 사운드바의 다채널 스피커와 티비 스피커 소리까지 여러 개의 엘리먼트가 사운드를 뿜어내다보니, 소리가 탱글탱글하고 입체감이 느껴졌습니다. 모든 스피커에서 같은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장된 컴퓨터가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같이 스피커들마다 역할 분담된 소리를 내도록 지휘하는 형태인 것입니다.
세상에 없는 것도 있다.
돈이면 못하는 것이 없다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돈이 있어도 물건이 없으면 구할 수 없는 물건이 있는 세상입니다. 완전한 입체 사운드를 완성하려면 소파 뒤에 양쪽으로 두 개의 서라운드 스피커를 설치해야 하는데, 다행히도 이번에 장만한 사운드바와 연동되는 서라운드 스피커가 삼성에서 만든 것이 있습니다. 연동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전면 스피커에서 쏴주는 것과 같은 소리를 서라운드에서도 쏴주는 것이 아니고, 서라운드에서는 입체감을 주는 다른 소리, 즉 빗소리라든지, 바람 지나가는 소리, 기차가 뒤로 사라지는 소리 같은 것을 스피커들이 각기 역할을 분할해서 사운드를 쏘아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운드바와 연동되는 서라운드 스피커를 장만해야 사운드바 안에 있는 컴퓨터가 소리를 그렇게 조율해줍니다.
그런데 그런 스피커의 수요가 많지 않아 많이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물건을 구하기 쉽지 않고, 또 많이 만들지 않다보니, 다양한 색상으로 만들지 않고, 검은 색 한 가지 물건 밖에 없어서 흰색의 사운드바와 깔맞춤이 되지 않고, 거기에 더 얹어 서라운드 스피커 스탠드까지 흰색을 구경할 수가 없습니다. 요즘같이 뭘 참 많이도 만드는 세상인데도 없는 것이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서라운드 스피커는 내가 몇 년 더 살아있을 수 있다면 그때 생각해보는 걸로.
어지간히 거의 정리가 끝난 것으로 생각하고 오랜 만에 자주 찾던 노스 밴쿠버 씨모어 리버 트레일을 찾았습니다.
트레일을 걸으면서 눈을 즐겁게 해주는 친구들이 있는데 바로 버섯들입니다.
정말 먹음직스럽게 생겼습니다. 버섯들만 간간이 보이고, 지난 여름 그렇게 많이 숲을 덮었던 온갖 베리들은 모두 모습을 감추어 버렸습니다. 숲의 친구들에게 쉽지 않은 계절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눈이 숲을 덮으면 더욱 힘든 시절을 겪어야 할 것입니다.
집안 구석에 처박혀 물건들과 씨름하고 있는 것보다는 먹을 것 조금 준비하여 숲으로 강으로 싸돌아다니는 것이 인생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치입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이렇게 좋은데 이런 최고의 맛을 즐기며 살 줄 아는 인구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미흡한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신 성의와 시간 내어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밴쿠버의 시원한 바람처럼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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