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레 스노슈잉(Après-Snowshoeing)
아프레 스노슈잉(Après-Snowshoeing)
아프레 스키(Après-Ski), 친구들끼리 어울려 높은 산 위에 올라가 하루종일 스키를 즐긴 다음에 빌리지에 내려와 펍(pub)에 들려 먹고 마시고 떠들면서 즐거웠던 하루의 회포를 푸는 것을 아프레 스키라고 합니다. 아프레는 불어로 영어의 after 의미입니다. 애프터 미팅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것입니다.
칼라한 밸리의 올림픽 파크에서 거나하게 스노슈잉을 즐긴 다음에 밴쿠버로 돌아오는 길, 밴쿠버와 휘슬러의 중간에 있는 스쿼미시에 들려 아프레스노슈잉을 즐겼습니다. 장소는 스쿼미시 강의 쉼없는 급류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강둑 위에 있는 워터쉐드그릴(The Watershed Grill)이라는 레스토랑입니다. 강둑에 있는 허름한 레스토랑이지만, 음식은 꽤나 수준급으로 잘 합니다. 그래서 점심과 저녁 시간에는 사람들이 제법 북적거릴 정도로 붐비고, 이름값도 하는 식당입니다. 그에 걸맞게 음식값도 시골이라고 싸지 않고, 대도시의 여늬 식당 음식값 수준입니다.
넷이서 하나씩 요리를 주문하니, 먹을 때는 분위기 좋은 곳에서 낄낄거리며 서로 맛있는 것을 쉐어해가며 배불리 먹었지만, 음식값을 결재를 할 때보니, 식비가 백불이 훨 넘어버립니다. 넷이 식사하고 백불이 넘는 것은 바가지는 아닙니다. 그저 평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팁입니다. 팁은 좋은 것입니까? 없어져야 할 것입니까? 필요악입니까? 일반 레스토랑들은 맥도날드같이 왜 팁을 없애지 못하는 것일까요? 맥도날드는 음식을 테이블로 날라주는 사람이 없어서 팁을 받지 않는 것인가요? 그러면 서서 주문하고, 음식이나 음료 받아가는 스타벅스에서는 왜 팁을 받는 것인가요? 식당에서 서빙하는 사람보다 육체적으로 훨씬 힘들게 일하는 노가다 미캐닉에게는 왜 팁을 주지 않는 것인가요? 음식을 서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가요? 음식보다 훨씬 더 비싼, 현대 생활에 없어서는 생활이 되지 않을 무지 비싼 자동차를 손봐주는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팁은 없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팁은 철저히 고용주 중심으로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서양이 정말 흥청망청 살던 시절에 돈 있는 놈들이 폼을 잡는다고 팁을 시작한 놈이 죽일 놈이지만,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서양의 경제 제도는 철저하게 봉건 영주 중심이고, 물주 중심이고, 고용주 중심의 경제제도입니다. 그게 미국이나 캐나다에 전통이 이어져 자본민주주의의 경제 체제가 아직도 철저히 고용주와 건물주 중심의 경제체제입니다.
노조가 있고, 소비자 고발이 있고 뭐 어쩌고 하지만, 그건 고양이 쥐 달래는 손짓에 불과한 것이고, 경제가 흘러가는 큰 흐름은 좌우지간 철저하게 고용주 중심입니다. 식당 운영하면서 직원 쓰려면 직원 월급을 주인이 줘야지, 왜 손님에게 삥 뜯어서 주인의 임금 부담을 소비자가 부담을 해야 합니까? 정말 잘못된 제도입니다. 직원의 월급을 주인이 백프로 보장을 하고, 손님 입장에서 팁은 당연히 주지 않아도도 되는 것이고, 서비스가 정말 눈물나도록 고마운 수준이었다면 손님이 자발적으로 주는 것은 그냥 안 받아도 좋고, 기꺼이 준다면 땡큐하고 받을 수 있는 그런 개념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느껴지는 사회적인 분위기로는 앞으로도 팁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은, 진화론이 교과서에서 사라지고, 창조와 하나님 말씀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이 일어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 레스토랑 업주가 직원들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월급을 펑펑 주면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가? 아마도 어려울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난 매장 렌트비 때문입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현대 금전만능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을 한마디로 대변해주는 말입니다. 팁플레이션, 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동산 투기를 못하게 법을 만들어야 하고,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의 건물 렌트비를 받는 건물주를 때려 잡아야 합니다. 웬 파쇼냐 하겠지만, 영국에서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봉건주의 시대의 영주 위주, 왕정 정치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 가진 자, 건물주 위주의 제도를 근본적으로 고쳐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가진 자들이 정치를 하고 있고, 법을 만들고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사람들이 정치하는 놈들인데, 그 놈들이 자기들 수익이 줄어들고, 경제적 파워가 줄어드는 그런 법을 만드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지가 되라는 것이 아니고, 상식적인 수준의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인데,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빈부의 격차가 더 심화되는 쪽으로만 정치를 하고, 법을 만드니, 빈부격차가 줄어들고, 사회가 경제적으로 평등해지는 환경은 절대로 만들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가진 자의 욕심은 핵폭탄 백만 개를 터뜨려도 절대로 없앨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팁이 없어지는 사회는 신기루일 뿐이고, 팁에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
팬데믹으로 인하여 배달 서비스가 늘어나고, 그 이후로도 소비자들에 대한 사업자들의 팁에 대한 요구는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강해지지고 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기본으로 시작되는 팁이 15%였는데, 지금은 18%가 베이스가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20% 정도가 상식선이고, 결재 단말기 화면을 보면 25%도 보입니다. 미친!
그런데 15%도 부담이고, 10%만 줘도 많이 주는 것이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그게 서민들에게는 상식 수준의 생각입니다. 그럴 때는 단말기를 조작하여 10%만 주고 후딱 자리를 뜨는 것이 대수입니다.
그거 잘 못하겠으면 그냥 결재 단말기 화면에 디폴트로 뜨는 제일 낮은 팁 18%를 결제하고 끝내야 합니다. 그러면 최소한 직원이 표정으로 내뱉는 욕은 먹지 않습니다. 매장 렌트비 때문에 레스토랑 주인 힘들고, 식당에서 주는 시급 받아가지고는 집세도 내지 못하는 직원들이 팁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팁은 손님의 자율적 결제 수단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강압적인 손에 의한 강제 결제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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