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ate Control System


Climate Control System

-히터 콘트롤 모드도어 이야기

 

자동차의 climate control system을 한국말로는 뭐라고 해야 하나요? 히터 에어컨 콘트롤 시스템 정도로 해석이 되나요? 자동차의 히터 콘트롤은 운전하는 도중에 운전자의 안락감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장치인데도 이것을 상황에 맞게 잘 콘트롤하고 다니는 운전자는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한국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자동차 강국인 점과 달리 한국인의 자동차에 대한 상식은 그에 걸맞게 높은 수준이 아닙니다.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요? 한국 경제 성장의 기본은 교육입니다. 전쟁으로 망한 후 못먹고 못살면서도 자식들에 대한 교육열이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초석을 다지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머리를 집어넣을 수 있었던 비결은 공부였습니다. 한국인의 북미인에 뒤쳐지는 자동차 상식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비결도 공부가 아닐까요? 가전제품을 사면 그 안에 제품 설명서가 있습니다. 자동차에도 있습니다. 오너즈 매뉴얼이라는 것입니다. 그건 전공 서적이 아닙니다. 일반일들이 읽고 자동차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상식적으로 적어놓은 매뉴얼입니다. 그 매뉴얼을 잘 읽어보면 자동차를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자동차 매뉴얼에 나오는 히터콘트롤 사용방법입니다. 바람이 나오는 방향을 정하는 것을 모드(Mode) 콘트롤이라고 합니다.

 

 

운전자 얼굴 방향으로 나오는 모드를 벤트(vent) 모드라고 합니다. 벤트 모드를 페이스(face) 모드라고도 하고 콜드(cold) 모드라고도 합니다. 그에 반하여 바닥으로 바람이 나오는 모드를 플로어(floor) 모드라고 합니다. 플로어 모드를 히터 모드로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플로어와 페이스로 동시에 나오는 모드를 바이레벨(bi-level) 모드라고 합니다.

 

전면 유리창으로 바람이 나오는 모드를 디프로스트(defrost) 모드라고 합니다. 유리창과 바닥으로 동시에 바람이 나오는 모드를 믹스(mix) 모드라고 하는데, 플로어로만 바람이 나오는 모드와 함께 믹스 모드 역시 히터 모드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디포그(defog) 모드라고 하기도 합니다.

 

상황에 따라 어떤 모드를 쓰는 게 맞는 건지는 모든 차에 있는 오너즈 매뉴얼을 보면 잘 나와 있습니다. 빨리 대충 보면 하룻만에도 볼 수 있는 것이 오너즈 매뉴얼입니다. 과연 운전하는 분들 중에 오너즈 매뉴얼을 모두 읽어보고 운전하는 분이 얼마나 됩니까? 하루만에 아니라도, 가끔씩 오너즈 매뉴얼을 본다면, ‘이런 것도 있었구나!’는 생각이 드는 내용들이 많고, 도움이 크게 될 것입니다.

 

자동차의 계기판 뒤쪽에는 히터와 에어컨의 바람이 나오는 방향과 온도를 조절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밸브들이 있습니다. 이 밸브들은 도어라는 이름으로 통상적으로 사용이 되며, 바람 방향을 결정하는 모드(mode) 도어와 온도를 콘트롤 하는 템프(temp) 도어가 있습니다. 템프 도어는 히터의 뜨거운 바람과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의 양을 조절하는 기능을 합니다.

 

2011년형 지엠씨 아카디아 SUV 트럭이 정비를 받으러 샵에 들어왔습니다. 운전자의 불만 사항은 에어컨이 되지 않는 것같다,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없다, 얼굴로 바람이 나오지 않는다, 뭐 그런 내용들입니다.

 

차를 확인해보니, 바람이 디프로스트 모드로만 고정이 되어있습니다. , 모드를 조절하는 노브(knob)를 돌려도 바람의 방향이 변하지 않고, 유리창으로만 나오는 것입니다. 에어컨을 켜보니, 찬바람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 에어컨 콤프레서가 돌아가고 냉매는 정상적으로 순환하면서 찬공기는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게 유리창으로만 나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스캐너로 코드를 찍어보니, HVAC(Heating, Ventilation, Air Conditioning) 콘트롤 관련 코드가 하나 뜹니다. 이 코드를 가지고 SI(Service Information: 정비매뉴얼)를 보니, 내용이 너무 포괄적이고, 짧은 시간에 핀포인트로 찍어내는 내용이 없어, 꼼수를 좀 써보았습니다. 스캐너를 연결해놓고, 자동차의 모드를 변화시켜보니, 자동차의 콘트롤 노브(knob)를 조작하는대로 스캐너에 연동값들이 나타나는데, 유독 모드도어 포지션 카운팅만 요지부동 움직이질 않습니다. 글러브 박스를 열면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빨간 원 부분의 틈을 통하여 모드도어 엑츄에이터(actuator)를 볼 수 있습니다. 모드 도어 콘트롤 노브를 작동시키면서 엑츄에이터가 움직이나 보았더니,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두 가지로 좁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콘트롤러가 스캐너와 연동이 되는 것은 확인이 되었으니, 잘못은 엑츄에이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니면 다른 한가지 가능성은, 콘트롤러와 엑츄에이터 사이의 와이어들 중에 하나가 오픈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의 와이어들은 실내의 비교적 좋은 환경이 위치해있고, 와이어들이 움직이는 상태도 아닙니다. 해서 엑츄에이터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더 많고, 실제 경험적으로도 와이어 교체나 수리보다는 엑츄에이터를 교체하는 일이 더 빈번합니다.

 

해서 엑츄에이터를 교체하기 시작했습니다. 글러브(glove) 박스를 들어내는 일이 만만치 않고 최소한 뜯어내지 않고, 모드 도어 엑츄에이터를 교체하는 방법은 밑쪽의 커버를 들어내고 밑으로 손을 집어넣어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엑츄에이터는 3개의 스크류로 고정이 되어있습니다. 엑츄에이터에 연결된 커넥터를 분리하고 스크류 3개를 풀어내면 엑츄에이터를 교체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두 시간짜리 작업을 2시간 걸리지 않고 해낼 수 있었지만 손과 팔목에 영광의 상처가 남았습니다. 좁은 공간으로 손을 집어넣어 작업을 하다보니, 날카로운 철판과 플라스틱 모서리에 긁혀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정비, 매일 전쟁하듯 쇠붙이와 한판 승부를 벌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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