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90일 유예는 왜

다시 90일 유예는 왜

트럼프 관세 정책이 심사숙고한 일이 아니라 몇 놈이 의견 내놓는 것 가벼운 귀로 듣고서는 감으로 대충 실행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다닐 때, 경제라는 과목이 따로 있었나요? 하도 오래 전 일이라 가물가물, 아련하여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사회 과목 안에 경제에 대해 조금 가르치는 부분이 있었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당시 경제가 아주 어려운 과목은 아니었습니다. 뭐 기본적인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니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용어들은 엥겔 계수, 보이지 않는 손, 그런 것들이고, 환율이 수입과 수출에 미치는 영향, 주식과 국채, 뭐 그런 것들에 대해 간단히 배웠던 것 같습니다.

미정부의 재정적자 상황을 위기로 심각하게 생각한 트럼프가 관세 정책으로 그것을 타개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온 세상을 향하여 선전포고를 했지만, 그걸 제대로 시작해보기도 전에 큰 약점을 드러내고 순간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오늘 내일 관세 전쟁을 시작하겠다고 해놓고선 갑자기 90일 유예를 선언했습니다.


트럼프를 화들짝 놀라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관세를 올리면 관세을 내야하는 것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나라의 기업이 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소비자와 기업이 부담해야 되는 비용입니다. 개인들은 비싸진 물가 때문에 소비가 극도로 위축될 수 밖에 없고, 기업은 갑자기 폭등한 비용 부담 때문에 그것을 절감하기 위하여 직원 해고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실업자가 늘어나서 소비는 더욱 위축되고.

소비가 줄고, 기업의 활동이 위축되고, 경제 상황이 좋지 않게 전개되는 것을 보며 주가도 폭락하고, 이러다 미국의 경제가 녹아내려 사놓은 미국 국채가 종이짝 되는 것 아닌가 싶어 미국채 투매가 일어나자 미국채의 신용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국채 이자를 높입니다. 국채 이자가 올라가면, 관세로 벌어들인 돈을 국채 이자 갚는데 다 써버려야 하는 일이 벌어져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채 이자가 올라가면 그에 따라 집을 산 사람의 모기지 이자율도 올라가고, 자동차 할부금 이자도 올라갑니다. 이러다 미국 전체가 정말 녹아내릴 수가 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러면 미국채 투매를 누가 시작했느냐는 것입니다. 미국채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는 일본과 중국입니다. 그러나 이들 국가가 가지고 있는 미국채는 30%가 되지 않습니다. 70% 이상의 미국채가 미국내에 존재합니다. 사실 중국은 미국채를 후딱후딱 처분할 처지가 되지 못합니다. 미국채를 처분해버리면 달러보유율이 줄어들 위험이 있고 돈으로 미국을 견제할 툴을 스스로 포기하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채 투매 움직임을 보인 것은 아마도 미국내 자본 세력일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가 지금 하고 있는 꼴이 나무꾼이 도끼날 잘 갈아서 나무 한번 단번에 찍어보려고 했는데, 도끼가 나무에 박히지 않고 자기 발등을 찍은 형국입니다.

미국채 투매로 인한 이자 상승 가능성, 이게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으로 부각이 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과연 관세 정책으로 미정부 적자를 줄일 수 있을까요? 관세 정책 실패로 인해 우환을 겪는 대통령으로 남게 될까요? 해도해도 뭐가 되지 않으니, 큰 소리 친 것 모두 취소하고, 바이든이 공화당에 돈 좀 쓸 수 있게 해달라고 구걸 했던 것처럼 트럼프도 자기 당에게 돌아서서 바이든과 같이 돈 좀 쓸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 해프닝이 벌어질까요? 그러면 이번에는 공화당이 바이든을 방해했던 것처럼, 민주당이 트럼프를 방해하고 나설까요? 새로운 불구경, 흥미롭습니다.


제 블로그 홈페이지를 열면 블로그의 모든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노트북이나 PC에서 보실 경우, 글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해당 글이 열립니다.

https://vancouver-story.blogspot.com 

https://www.youtube.com/@vancouver-story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예람 워십

Into the Snow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