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lyburn Mountain Trail

Hollyburn Mountain 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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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음악 작업을 좀 했습니다. 아카이(Akai)의 신문물(新文物) 미디 키보드, 이거 정말 제대로 된 물건입니다. 뭐 남들 다 하는 거지만 제게는 신문물입니다. 어려서부터 이걸 했어야 하는데 나이들어 음악을 가지고 좀 놀려니 쉽지 않습니다. 하드웨어를 그리 나쁘지 않은 걸 마련하니, DAW(Digital Audio Workstation)가 쓸만한 것이 묻어와서 좋습니다. MPC Beats 외에도 무료로 딸려온 다른 소프트에워와 플러그인들을 설치하는데 양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셋업을 마치고 뭘 하려고 하면 사사건건 걸리는 문제가 한둘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키보드를 두드리면 소리가 헤드폰으로 딜레이되어 들어옵니다. 알고보니, 블루투스 헤드폰을 사용하면 블루투스는 디지털 파일을 압축했다가 헤드폰으로 들려주기 위해 아날로그 신호로 바꾸어주면서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지연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블루투스 기술에 LDAC이라는 기술을 쓰는데, 음악 작업에서는 그래도 딜레이가 일어나 헤드폰은 유선으로 직결을 해야하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윈도에 디폴트로 되어 있는 오디오 드라이버는 음악 작업에서 지연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그걸 해소하기 위하여 음악하는 사람들은 ASIO 드라이버를 인스톨해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디오 입출력 지연 문제를 방지하고 제대로 된 음악 작업을 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그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따라오는 전용 ASIO 드리아버를 인스톨하여 쓴다고 합니다. 좌우지간 그런 문제들을 하나하나 클리어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쉽지 않지만 재미는 있습니다. 음악과 음악 장비를 가지고 노는 것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고 피곤한 줄도 모르게 하는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있습니다. 음악 작업하는 사람들이 거의 모두 애플 맥을 사용하는 이유가 애플에서는 윈도에서 일으키는 고민을 건너뛰는 작업 환경을 제공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새 점심 때가 되었습니다. 동네 커뮤니티 센터에 들려 밥을 먹었습니다. 오늘 점심 메뉴는 연어 새우 덮밥입니다. 캐나다에 오래 살다보니 이런 걸 먹어도 김치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 경지에 도달을 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보니, 식탁 위에 조그만 프린트물 쪽지가 하나 보이는데, 더위에 대비한 비상용품을 준비했으니, 한 세트씩 받아가라는 안내가 보입니다. 무료입니다. 받아보니 플라스틱 통 안에 음료수와 타월, 모자, 등등 꼼꼼하게 뭘 많이 챙겨넣어주었습니다. 캐나다, 공짜가 없는 세상 같은데, 공짜가 있습니다. 사실 뭐 더 큰 공짜가 있으니, 아무 상관없지만. 지구에 사는 것, 공짜입니다. 그보다 더 큰 공짜, 더 큰 은혜가 있을까? 창조주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자녀가 부모를 능멸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윤석열이 주님을 제대로 믿었다면, 세상에 태어나 그런 폐륜아로 전락하지는 않았을텐데. 지금 세상에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삶의 모습이 모두 예수님을 닮지는 않았지만. 


공짜로 받은 물건들 고맙게 잘 챙기고, 뒷산으로 올라갔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그 크고 넓은 산에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사슴 한 마리가 트레일로 나와 어슬렁 거리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홀리번 마운틴 쪽을 향하여 가파른 숲길을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일차로 나타나는 정상에 있는 쉘터에서 홀리번 랏지로 향하는 트레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 길은 고사리와 야생블루베리가 골짜기 전체에 걸쳐 어마어마한 군락을 이루고 있는 지역입니다. 작년 여름에는 골짜기 밑에서 이 골짜기 위로 올라가려고 하다가 숲에서 혹시나 곰이 나올까봐 겁을 먹고 올라오지 않았던 길입니다. 오늘은 거꾸로 위에서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마운틴 블루베리가 아직 열리지는 않았고 블루베리 꽃이 피었습니다. 한두 주 지나면 수확할 수 있고, 두어달 동안 홀리번 마운틴을 오르며 야생 블루베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하늘을 찌를듯한 높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솟은 사이프러스와 홀리번 마운틴, 야생 블루베리가 어마어마한 덤불을 만들고 있고, 어른키만큼이나 자란 고사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울창한 숲, 그 트레일 한 켠에 숲의 웅장함에 어울리지 않게 키가 아주 작고, 크기도 정말 조그만 야생화 한 포기가 시선을 잡습니다. 이곳 숲에서는 처음 보는 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왕의 컵(Queen’s Cup)이라는 이름을 가진 야생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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